집을 나간 책(冊)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

물조아 2007. 4. 8. 10:29

일 잘하는 사람 일 못하는 사람 - 호리바 마사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뭔가를 지구 위에 남기고 죽고 싶다는 발상과 욕심도 없는가? 앞으로 21세기에는 그렇게 포부가 작아서는 안 된다.  이제 21세기는 - 회사가 있고 사원이 있는 것 - 이 아니라 - 사원이 있고 회사가 있다. - 는 말로 주객이 뒤바뀌는 시대인 것이다.

 

노력만으로 평가받는 시대는 끝났다. 상황에 따라 자신이 지닌 가장 좋은 점을 끄집어낼 수 있는 유연성이야말로 점차 일 잘하는 사람의 절대조건이 될 것이 틀림이 없다.  상사가 요구하는 것을 충실히 따르기만 하는 사원이 아니고 스스로 고민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만이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회사를 발전시킨다고 한다.


시대 흐름에 민감한 것은 일을 잘하기 위해 중요한 요소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곧 시대 흐름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 취사선택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결단이 빠르다는 평을 받는 사람은 큰소리부터 떵떵 쳐놓고 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우선 큰소리를 쳐놓고 그 뒤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직감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결단이 빠른 것이다.


누구든지 좋아해서 인망이 높다고 평가받는 사람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인망이 있는 대신 일을 잘 못한다. 이런 사람은 실은 인망가가 아니라 자신의 의견은 없고 상대에 따라 변하는 남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이다.


소니 창업자 이부카 마사루는 “상품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든 에너지를 1이라고 하면, 상품 샘플을 만드는 데 그 10배, 그러고 나서 상품화하는 데 100배, 최종적으로 이익이 나오기까지 1,000배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번뜩임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조건 한 주제에 몰두해야 한다. 생각하고생각하고 또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결론이 나오지 않아도 좋다. 그러는 동안 한순간에 신들린 듯 대답이 번뜩인다.


자신의 상사에게 유능한 부하라고 평가받는 것이 사내에서 평가받기 위한 첫 관문이다. 따라서 상사가 자신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늘 그 마음을 읽으려는 사람은 -일 잘하는 사람- 으로 평가받을 조건을 갖추었다.


일부러 노력하면서까지 일하는 사람은 잘못되었다. 노력이란 의무의 다른 얼굴이다. 그래서 일 잘하는 사람은 노력하지 않는다. 일에 몰두해서 즐겁게 일하기 때문에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일류가 되고 싶으면 일류인 사람과 사귀도록 해야 한다. 일류와 만나면서 그 사람이 왜 일류가 되었을까를 생각하고 그의 좋은 점을 흡수해 그것을 자기 양식으로 삼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군대가 있던 시절에 군사교련을 시작으로 우리는 노력을 강요받았다. 그러나 평화로운 현대 사회에 강요란 없다. 강요가 없는 시대이기 때문에 스스로 목적을 설정해서 필사의 노력을 하는 직원은 삶의 자세로서도 정말 훌륭하다.


일을 잘하려고 한다면 음지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하다. 좋은 예가 정리해고에 있다. 만약에 당신이 인사 담당자라고 하자. 정리해고 후보 두 명의 업무능력은 비슷하다.


A는 자기주장이 강하고 시끄러운 반면, B는 얌전하고 과묵해서 불평불만도 하지 않고 자기 책임을 다한다. 당신이라면 어느 쪽의 어깨를 두드릴 것인가? 대부분 B의 어깨를 두드릴 것이다. 이유는 두드리기 쉽다는 데 있다. 회사에서 필요한 사람은 B이지만, B라는 개성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회사에서 역할을 철저히 해줄 수 있는 A라는 사람을 선택한다. 비정한 것 같지만 그것이 회사이다.


분위기 메이커는 회사로서는 아주 중요한 존재이다. 다소 일을 못하더라도  그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 조직의 사기가 높아지기 때문에 그 사람을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입에 발린 말을 잘하시네요.” 이런 말을 듣고서 기뻐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입에 발린 말에는 뭔가 부정적인 어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입에 발린 말은 인간관계의 윤활유 같은 것이다. 인간이 감정의 동물인 이상, 입에 발린 말에 능숙한 사람이 일도 잘 풀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단, 입에 발린 말은 날이 날카로운 칼이라는 점을 가슴속에 깊이 명심해두어야 한다. 입에 발린 말이 칭찬이 아닌, 단순한 아부에 불과하다고 여겨지는 순간부터 상대방과 자신의 사이에는 건널 수 없이 깊은 강이 생긴다.


지시한 일을 지시한 대로 하는 것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사람도 가능하다. 지시한 일에 플러스알파의 부가가치를 더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 이 플러스알파야말로 상사가 기대하는 것이다.


사람을 나무라는 일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질책하기 전날부터 “내가 화났다는 것을 그놈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순서로 말해야 좋을까?”라고 고민한다. 그리고 혼을 낸 후에는 “좀 지나치게 말했는지 모르겠군, 내가 말한 뜻을 충분히 알겠지?” “내가 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때는 이미 다 끝난 거야. 허지만 내가 혼내는 것은 자네에게 기대를 걸기 때문이라네.”


부하를 감싸면서 분위기를 맞춰주는 상사가 있는데, 효과가 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커뮤니케이션과 비위 맞추기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르다. 특히 술자리에서 무리하게 흉금을 터놓을 필요는 없다. 그보다도 왜곡 없는 부하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질책이 퍼포먼스(연기)이므로 - 혼낼 필요가 있는 임원은 일부러 불문에 붙이고, “뭐야, 이런 실패를 하다니!”하고 그의 부하를 꾸짖는다. 그 임원을 내가 직접 질책하지 않은 것은 부하 앞에서 체면도 있고, 더 중요하게는 본인에게 책임감을 알게 하기 위해서다. 회의가 끝난 후에 “면목이 없습니다. 그것은 제 책임입니다.”고 그 임원이 말하러 오면 그만이다. 그러나 모르는 척하려고 한다면 그 임원의 인사 평가는 그 자리에서 그만 뚝 떨어지고 만다.


운은 있다고 생각한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온다면 인생은 편하다. 그러나 노력에 성과가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이다. 성과는 노력에 비례하지 않는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운이라는 게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노력만을 믿으며, 운은 덤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인생을 믿음이나 운에 맡긴다면 미래가 너무나도 불확실해지기 때문이다.


출세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지위가 올라가는 것이 출세라면 세상에 이름이 알려지는 것도, 큰 부자가 되는 것도,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것도 출세다. 다만 출세의 본질이 무엇이냐고 질문을 받으면 자기실현의 수단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뭔가 한 가지 인격만으로 특징지을 수 없다. 나에게는 네 가지 인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① 완전히 사적인 자신, 주로 가정에서 자신이 갖는 모습. ② 마을 주민이거나 그 마을 출신, 혹은 국민이라는 것과 같이 지역사회에 대한 자신 ③ 직업에 대한 자신. ④ 지구 생물의 한 종으로서 자신이다.


변화의 시대, 변화의 세기, 변화의 사회에 변화하지 않는 다는 것은 자살행위이다. 다만 본질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변화는 끊임없이 이루어질 것이고, 또 그 변화의 주인공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오늘 조간신문에 실린 호리바 회장이 젊은 신입사원에게 던지는 말을 인용하는 것으로 번역에 대한 변을 마치고자 한다. “일본의 젊은이들도 내 인생의 증표는 좋아하는 일에서 만들겠다는 뜻을 가지고 사회에 나갔으면 한다.”  끝. '09.9.15 / '11.3.1 / 2012.7.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