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창우 저자에 대하여~
유창우 열다섯 살 때 아버지에게서 낡은 독일제 아그파 케메라를 선물 받았다. “사진은 문학이다. 책 많이 읽어라” 당시 아버지가 남긴 말을 이해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중앙대 예술대학원에서 영상매체에 관해 공부했고, 〈조선일보〉에 사진 칼럼 “유창우의 쉬운 사진”을 연재 중~
- 무엇인가를 느껴 마음속에 새겨놓고 싶어서 붉은색 볼펜으로 밑줄을 긋고 노트북에 메모를~
○ 이 책엔 사진을 잘 찍는 ‘비결’이나 특정 상황에서 사진을 빛나게 해줄 ‘대단한 기술’은 거의 없다. 그저 사진을 재미있게, 부담 없이 편하게 즐기고 싶은 이들을 위한 가장 쉽고 기본적인 원칙을 담았을 뿐이다.
사진의 순기능은 다름 아닌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을 붙잡는 것’이라는 걸, 그렇게 조카를 만나면서 새삼 알게 됐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찍은 사진이 소중한 기록이다.
○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건 뭘까. 그건 결국 ‘쉽게 생각하는 힘’이라는 걸, 자잘한 ‘가지치기’에 매달리기 이전에 ‘뿌리’에 해당하는 본질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는 걸, 글을 쓰면서 새삼 깨달았다.
사진을 찍을 때도 몸 풀기가 필요하다. 좋은 사진을 얻으려면 오랫동안 카메라를 쥐고 상상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뭐부터 찍어야 제대로 찍었다는 말을 듣겠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태반이다. 가까운 곳부터 찍어라. 늘 다니는 곳, 가까이에 있는 물건, 늘보는 얼굴부터 찍으면 일단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아무래도 좀 더 친숙한 각도에서 더 나은 장면을 찾아낼 수 있다.
가령 매일 지나치는 출근길에 카메라를 들고 나가보면 늘 똑 같던 아침이 자못 특별해지는 걸 느낄 게다. 늘 보던 것이라고 무심히 넘겼던 것이 새삼스레 세밀하게 보인다. 그저 그런 일상의 순간이 낯설게 다가온다. 카메라의 힘은 이런 것이다.
손에 쥐는 순간 갑자기 관찰력이 생기고 데면데면하게 지나쳤던 사물이나 사람도 사진이라는 관점에서 다시 보게 되는 것 말이다. 그 묘미를 알면 사진이 재밌어진다. 즐거워진다.
나태주 시인 〈풀꽃〉이란 시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라고 노래했다. 자세히, 오래, 찬찬히 뜯어보기 전엔 그 사람의 예쁜 모습을 잘 찍을 수 없다.
아니, 단순히 바라보는 것에서 그치면 안 된다. 이야기를 나눠보고, 그 사람을 알아야만 찍을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인물 사진을 가장 잘 찍을 수 있는 건 결국 그 사람의 가족’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 결혼식 사진을 찍어줄 마음을 먹었다면, 결혼식 피로연장에 앉아서 밥 먹을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 시간에도 주인공을 따라다니면서 찍어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찍는 사람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꾸준하게 따라다니면서 자연스러운 표정을 훔치는 것, 좋은 결혼사진 찍기의 핵심입니다.
○ 아기를 찍는 건 시간과 인내를 요하는 일이니까요. 1~2시간 안에 찍겠다는 성급한 마음은 버리시기 바랍니다. 온종일 아기와 시간을 보낼 생각으로 카메라 앞에 서세요.
○ 황야의 총잡이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바로 총을 꺼내들 수 있도록 준비한다. 여행 사진도 이와 비슷하다. ‘사진을 찍다’는 뜻의 영어 단어 ‘슛(shoot)’엔 ‘총을 쏘다’는 뜻도 있지 않은가. 그러니 카메라는 일단 항상 켜두자.
○ 야경 사진에도 황금 시간이 있다. 대개 해가 지고 나서 30분 이내다. 만약 4월 초순이라면 보통 해가 오후 7시쯤 지니까 오후 7시 30분까지가 황금 시간대라 할 수 있겠다.
○ 단풍 사진을 잘 찍고 싶다면 좋은 단풍을 찾으면 된다. 가을 산을 보고 있으면 누군가 실수로 물감을 엎질러 놓은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저렇게 다채로운 빛깔이 한꺼번에 불꽃놀이처럼 폭발할 수가 있는 걸까. 단풍으로 물든 가을 숲은 그렇게 색채로 눈을 희롱하고, 마음을 약하게 한다.
○ 누구나 일단 카메라부터 꺼내 셔터를 무작정 눌러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고, 찍을 건 아직도 너무나 많으니까. 불꽃놀이처럼 짧지만 찬란하게 피어오르는 순간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저장해둘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인생은 어느 정도 살아볼 만할 것이라고 믿는다.
- 그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추석 명절을 바쁘게 보내면서 느낌 점을~ 첫째 둘째 셋째로 구분하니~
유창우 저자의 사진에 대한 글은 주로 인터넷 신문에서 사진을 잘 찍는 방법의 설정에 관련된 노하우를 읽고 차례차례 스크랩을 해두었는데, 이렇게 ‘내겐 너무 쉬운 사진’이라는 책으로 직접 읽어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그리고 구체적으로 형상화된 보물처럼 간직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특히 ‘내겐 너무 쉬운 사진’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는 어려웠던 사진에 대한 선입견이 점점 무너지면서 더욱더 사진촬영에 대한 접근이 쉬운 것 같아서 기쁜 마음이 든다.
첫째 사진의 순기능은 다름 아닌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을 붙잡는 것’이라는 것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가 촬영하는 사진에서 시간이 멈추어진 추억을 한 장의 장면으로 연출된 것은 참 소중한 기록이라는 것에 많은 공감을 한다.
둘째 사진을 잘 찍고 싶어 하는 초보로서 “뭐부터 찍어야 제대로 찍을 있을까?”라는 의문을 많이 들었었는데, 그는 가까운 곳부터 찍어라, 늘 다니는 곳, 가까이에 있는 물건, 늘 보는 얼굴부터 찍으면 일단 마음이 편하다고 하였다. 이제부터는 고민하지 않고 가까운 것에 찍어야 할 것 같다.
셋째 누구나 일단 카메라부터 꺼내 셔터를 무작정 눌러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고, 찍을 건 아직도 너무나 많으니까. 불꽃놀이처럼 짧지만 찬란하게 피어오르는 순간을 고스란히 카메라에 저장해둘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인생은 어느 정도 살아볼 만할 것이라고 믿는다. 여기에서 인생이 곧 사진이고 사진이 곧 인생이라는 것을 즉 물아일체를 느낄 수 있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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