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간 책(冊)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 / 김정운 그리고 쓰다 / 21세기북스

물조아 2016. 8. 30. 20:05


 

- 김정운 저자에 대하여~

 

김정운(1962~ ) 고려대 심리학과 졸업 독일 베를린자유대학 심리학과 졸업. 문화심리학자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 2012년 새해첫날 이제부터 하고 싶은 일만 한다계획하고 일본 교토사가예술대학 일본화 전공. 저서 노는 만큼 성공한다》 《나는 아내와 결혼을 후회한다디톨로지

 

- 무엇인가를 느껴 마음속에 새겨놓고 싶어서 붉은색 볼펜으로 밑줄을 긋고 노트북에 메모를~

 

난 이제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한다!’ 201211일 내 다이어리 첫 페이지에 쓴 글입니다. 정확히 만 50세가 되면서 나는 그렇게 결심을 했습니다. 지난 50년은 어쩔 수 없이 밀려 살았지만, 나머지 50년은 정말 내가 원하는 내 인생을 살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일본으로 건너왔습니다. 일본에서 지낸 지도 벌써 4년이 되었습니다. 시간 정말 빠릅니다. 그리고 지난 20153월에 졸업했습니다. 나는 내 전문대학 학위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독일의 박사 학위보다 훨씬 신납니다. 내가 정말 좋아서 한 공부이기 때문입니다.

 

30여년 죽어라 공부하고, 10여년 교수생활을 하고도 제대로 못 느껴봤던 진짜 공부를 나이 오십 넘어 뒤늦게 하고 있다. 삶도 마찬가지다. 가 원하는 것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절대 행복해질 수 없다.

 

주체적 삶이란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공부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놓치지 않을 관심의 대상과 목표가 있어야 주체적 삶이다. 그림을 공부하기로 한 것은 내 인생의 가장 훌륭한 결정이었다. 단 한 번밖에 없는 내 인생, 내 맘대로 사는 걸 결코 두려워할 이유는 없습니다.

 

자아실현은 공부를 통해 구체화 된다. 공부라는 구체적 경험을 다시 배우는 요즘이다. 스스로의 간절한 필요가 있어야 공부의 방향이 명확해지고, 그래야만 공부가 재미있어진다.

 

진정한 재미란 바로 이 같은 이야기의 재미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글쓰기를 전문 용어로 ‘B&G’라 칭한다. B&G‘BBeong&Gura(&구라)’의 약자다.

 

삶의 게슈탈트(형태)를 바꾸는 방법은 대충 세 가지다. 첫째 사람을 바꾸는 거다. 항상 같은 사람들을 만나 똑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동창회, 산악회 같은 것은 아주 쥐약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어야 삶의 게슈탈트가 건강해진다.

 

둘째 장소를 바꿔야 한다. 장소가 바뀌면 생각과 태도가 바뀐다. 마지막으로 관심을 바꾸는 것이다. 전혀 몰랐던 세상에 대해 흥미가 생기면 공부하게 된다. 이 세가지 중에서 관심을 바꾸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관심이 바뀌면 사람도 바뀌고 삶의 장소도 바뀌기 때문이다.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를 마음속에 긁는 것은 그리움이 된다. 막연한 그리움이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것으로 변할 때 생기는 심리적 반응은 설렘이다.

 

행복의 기준은 바로 이 설렘의 유무다. 그저 느긋하고 여유로운 상태는 행복이 아니다. 금방 지루해진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설렘이 동반된다면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 된다. 사랑에는 그리움과 설렘이 동반된다.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에 행복감이란 생존과 종족 보존을 위한 수단일 따름이며, 행복은 아주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가 주장하는 행복이란 한마디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맛있는 거 먹는 데 있다는 거다.

 

나도 수년간 마찬가지 주장을 해왔다. 행복하려면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 구체적으로 기분이 좋아야 한다. 행복은 아주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경험이다.

 

성공을 사회적 지위나 재화의 수준으로만 규정한다면, 성공은 순전히 이다. 아무리 열 씨 미해도 안되는 일이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성공에는 노력보다 재능이나 성격이 더 중요하다.

 

불확실한 상항에 서슴없이 달려드는 용감한 이에게 성공의 운이 찾아올 확률이 더 높다. 매일 똑 같은,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어떤 새로운 기회가 생기겠는가?

 

수백 년에 걸친 서구의 근대화를 불과 수십 년 만에 해치운 압축 성장 과정에서 우리는 고독할 틈도 없었다. 고독은 사치였다. 그러나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고독은 존재의 근거가 된다. 고독한 개인의 구원은 역설적으로 개인 내면에 대한 더 깊은 성찰로 가능하다.

 

100여 년이 지난 오늘날 인류는 또 다시 속도 부적응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번아웃(Burnout)이라는 새로운 이름이다.

 

탈진증후군으로 번역되기도 하는 번아웃은 주로 정력적으로 일 잘하는 사람에게서 나타난다. 일에 지나치게 몰두하다가 갑자기 다 타버린 성냥처럼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주저앉아 버리는 경우다.

 

대한민국은 아주 특별한 시기 사회다. 위험사회, 격차사회, 피로사회, 불안사회 등 그러나 시기사회처럼 한국 사회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표현은 없다. 압축성장이 남긴 집단 심리학적 흔적이다. 이런 현실에서 하루하루가 숨찬 보통 사람들이 시기심마저 느끼지 못한다면 도대체 어째야 하나?

 

한국 사람의 시기와 질투는 유난히 강하다. 압축성장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적 풍요에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었던 한국 사회는 질투 관리에 소홀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시기와 질투는 아주 쉽게 정당화된다. 문제는 시기와 질투의 정당화가 분노와 결합할 때다.

 

두려움이 일본의 집단 심리학적 특징이라면 한국의 집단 심리학적 특징은 무엇일까? ‘분노. 근대 이후 식민지, 전쟁, 가난, 군사독재를 겪으며 집단 무의식 깊숙이 가라앉은 분노와 적개심이다. 분노와 적개심은 억눌린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마지막 저항 수단이다. 때로는 자기파괴적이기도 하다.

 

논리적 설득보다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정서적 설득이 훨씬 더 잘 작동하는 이유도 바로 이 감정이입 능력 때문이다. 아무리 옳은 이야기라도 논리적 굴복을 요구하면 상대방은 반드시 저항하게 되어 있다.

 

그래, 당신 말 다 맞아. 그래서?’하는 것이다. 그러나 감정이입에 기초한 정서적 설득은 강력하다. 상대방의 정서적 반응을 이끌어내기만 하면 언제든 성공할 수 있다. 감정이입이란 함께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각 개인들이 만나는 상호성이 사회와 문화, 그리고 인간 심리를 분석하는 기본 단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문화심리학의 출발점이다. 어떤 문화권이든 빠지지 않는 공통 잠언이 있다. 바로 겸손하라. 폼 잡고 싶어 그렇게 고생했는데 이젠 또 겸손하라고 한다. 환장한다.

 

도대체 왜 인간은 꼭 겸손해야만 하는 걸까? 간단한다. 다른 사람들의 시기심을 자극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시기심을 자극하는 순간 바로 아웃이다.

 

남는 시간을 뜻하는 여가는 사실 잘못된 표현이다. 여가는 남는 시간이 아니다. 재생산을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기도 하고, 주체적 삶을 만끽하는 자유의 시간이기도 하다. 독일어로 여가는 프라이차이트다. 자유 시간이라는 뜻이다. 한국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여가 시간이 제대로 자리 잡아야 한다.

 

- 무더운 여름을 식혀주는 소나기 내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느낌 점을~ 첫째 둘째 셋째로 구분하니~

 

첫째 김정운 작가는 난 이제부터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한다!”라는 말과 함께 교수직을 그만두고 일본으로 건너가서 하고 싶은 미술을 공부한다. 4년 동안 미술을 전공하고 졸업을 하면서 자신이 살아온 것 중에서 가장 자랑스럽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이 정말 좋아서 한 공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간혹 뉴스에서 어떤 직장인이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몇 개월 몇 년동안 세계일주를 한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는데, 정말 그들이 부럽다는 생각을 한다. 아마 세계 일주는 많은 사람들의 로망일 것이다. 그리고 김정운 작가도 그것을 실천한 것에 놀랍고 존경스럽게 생각한다.

 

둘째 작가는 어떤 생각이나 이미지를 마음속에 긁는 것은 그리움이 된다. 막연한 그리움이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것으로 변할 때 생기는 심리적 반응은 설렘이다. 행복의 기준은 바로 이 설렘의 유무라고 한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설렘이 동반된다면 참으로 행복한 시간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행복은 지식이 아니라 행동하는 실천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우리의 인생은 하나의 실험이며, 실험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더 좋은 사람이 될 것이다.

 

셋째 작가는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라고 외로움을 친근하게 해야 한다고 하면서 좋은 글로 표현을 하였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월든책에서 월든이라는 호숫가에서 2년 넘게 지내면서 내 집에는 세 개의 의자가 있다. 그 중 하나는 고독을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

 

수백 년에 걸친 서구의 근대화를 불과 수십 년 만에 해치운 압축 성장 과정에서 우리는 고독할 틈도 없었다. 고독은 사치였다. 그러나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고독은 존재의 근거가 된다. 고독한 개인의 구원은 역설적으로 개인 내면에 대한 더 깊은 성찰로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