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간 책(冊)

육도삼략 / 이상옥 역해 / 명문당

물조아 2014. 11. 7. 00:23

 

 

태공망(太公望)은 위수라는 강가에서 매일 낚시질로 소일하는 한 허름한 늙은이가 있었다. 인근 주민들이나 뱃사람들은 여생을 한가히 보내는 그저 그런 노인인 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 80세나 되는 노인이 하루아침에 한 나라 임금의 스승이 될 줄이야~

 

격양가 / 해가 뜨면 들에 나가 일하고 / 해가 지면 돌아와 쉬는도다 / 우물 파서 물 마시고 / 밭을 갈아 배 채우니 / 임금이 내게 무슨 상관이리요.

 

/ 멸살해 버려야 할 적도 시기를 놓치고 보면 멸살은커녕 도리어 그에게 먹히게 된다.

 

무릇 상을 내리려면 바르게 함을 귀히 여기고, 벌을 주려면 용서 없음을 귀히 여겨야 합니다.

 

/ 부를 베풀지 못하면 그로 하여 가족들을 화합시키어 친숙하게 할 수 없다. 또 모이지도 않는다. 친족을 합치지 못하면 가족들은 약해진다.

 

/ 무릇 사람의 일생의 공명, 사업은 모두 정신이 이루는 것이다. 정신이 왕성하면 사람의 하는 일도 왕성하고, 정신이 쇠약하면 사람의 하는 일도 개운치가 않다.

 

그러므로 사람의 길흉화복은 그 어느 하나도 정신에 그 조짐이 보이지 않는 것이 없다. 오직 사람이 어리석어서 이를 보지 못할 뿐이다.

 

하늘의 시(時)와 땅의 이(利), 사람의 화(和)를 얻고 있으면 대승할 징조인 것이다. 그리고 천시(天時)는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地利)는 인화(人和)만 못하다.

 

 

장수된 자는 반드시 위로는 하늘의 도를 알아서 그 법을 좇으며, 아래로는 지형을 자세히 살펴서 이를 잘 이용하며, 가운데로는 인사의 득과 실을 알아서 승패의 기회를 장악해야 한다.

 

 

- 적강하지(敵强下之) : 적이 강하면 이를 피해야 된다. 강한 적과 맞붙어 싸우면 불리한 법이니, 반드시 머리를 숙여 그가 만심하고 약화하기를 기다렸다가 행동해야 한다.

 

어진 선비에게 봉록을 주는 데는 재물을 아낌없이 주어야 되며, 공로가 있는 자를 상 줄 경우에는 어름어름하지 말고 즉시 행해야 하는 법이다.

 

그렇게 하여 아랫사람들이 서로 다투어 착한 일을 하고, 충성을 다하여 합심 협력하게 되면 적국은 그 영토나 위력이 차츰 깎이게 될 것이다.

 

외부에서 화하도록 하는 것은 제도나 명령이며, 속으로부터 우러나게 하는 것은 도덕이다. 이것이 화(和)이다.

 

허리를 굽혀 복종하는 것은 처음에는 잘 되어가지만, 꼭 끝까지 잘 되리라고는 단언할 수 없다. 그러나 마음으로부터 즐겨 복종하는 것은 처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반드시 끝까지 잘 되어 갈 수가 있는 것이다.

 

 

태공은 군주의 위엄에 대하여 “노해야 할 때 노하지 않으면 간사한 신하가 그 위엄을 떨쳐 마침내는 재앙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또한 끊어야 할 때에 끊지 못하고, 죽여야 할 때 죽이지 않으면 대역적이 천하에 퍼져 일어납니다.”

 

기회에 따라 움직이고, 움직여야 될 때에 움직이고, 노해야 될 때에 노하는 식으로 이치에 맞게 하여 적을 제어해야 한다.

 

세상이 말세가 되면 떼거리패들만 난무하여 도덕은 땅에 무너지고 민심은 흉흉하여, 난신적자(亂臣賊子) 즉 그 간사한 것들이 입만 살아서 고개를 쳐들고 일어나서는 사회의 정의를 좀먹는 것이다. 그러니 사회 혼란의 근원이 되는 간신배들을 분명히 감별하여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과 함께 일을 이루어야 한다. 옛날 제나라의 환공이 관중을 얻어 패왕이 되고, 은나라 탕왕이 이윤을 얻고, 또 주나라 문왕과 무왕이 태공망을 얻어서 천하는 통일한 것처럼 세상의 흥망성쇠는 지도자의 역량과 판단에 달려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