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水)과 관련하여

수영장 다녀왔을 뿐인데 머리가 `지끈지끈`

물조아 2008. 4. 12. 07:19

세계에서 가장 큰 수영장 / 이제 날씨가 풀리면서 나들이와 물놀이를 즐기는 계절이 다가왔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가까운 수영장을 찾고 있는 것. 그러나 수영장의 수질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아 눈병이나 피부병을 유발한다고 매년 지적돼 왔다. 물놀이 후 각종 질병을 얻어 소아과를 찾는 어린이가 한 둘이 아닌데다 도심 수영장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만큼 각종 전염성 질환에 걸릴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물속의 유해 미생물과 소독약에 의한 질병도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건강을 위협하긴 마찬가지. 시원함과 즐거움만을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어 만성질환자의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더해 일부에서는 눈병이나 피부병뿐만 아니라 각종 세균으로 인해 설사나 두통을 유발할 수 있어 더욱 문제라고 지적되고 있다.


◇ 수영장 물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질병

수영장과 관련해 알려진 대표적인 질환은 물에 있는 세균·바이러스와 또 이를 소독하기 위한 염소 등의 소독물질이 피부에 직접 닿아 결막염과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되고 있다. 이에 안과와 피부과 질환뿐만 아니라 머리까지 온몸을 담그고 물속에서 호흡함에 따라 수영장 물을 마심으로써 생기는 문제점이 더해지고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산업의학과 주영수 교수는 “사실 호흡기 질환은 건조한 곳에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습도가 높은 수영장에서 수영하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된다”며 “그러나 문제는 염소 등의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자극 물질이 수영장 물에 들어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염소로 소독된 실내수영장 물이 이용자들의 몸에 묻어 있는 땀과 소변 등의 유기물질과 반응해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공중시설이라는 점을 본다면 수인성 전염병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또한 개인차는 있지만 염소 등의 자극성 물질에 일정 농도 이상 노출되면 누구나 자극될 수 있다는 것. 특히 면역력이 낮은 아이들이나 질환이 있던 사람들에게는 저농도 자극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직접적인 악화 원인이 될 수 있다.


동아대병원 가정의학과 한성호 교수는 “염소는 인체에 매우 자극적인 물질이라 조금만 농도가 짙어도 호흡기 점막에 문제가 될 수 있고 매스꺼움, 구토, 설사, 두통 등이 발생할 수 있다”며 “문제는 물을 통해 수인성 전염병이 생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도 수영장 이용 후 에는 깨끗한 물로 몸 구석구석을 청결하게 씻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 수질관리, 어떻게 되고 있나

수영장 물이 매년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우리나라 수영장업이 정확한 기준이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리가 소홀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 ‘체육시설의 설치 및 관리’의 ‘수영장업’에서는 수영조의 욕수는 1일 3회 이상 여과기를 통과하도록 해야 하며 욕수의 조절, 침전물의 유무 및 사고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1시간마다 수영조 안의 수영자를 밖으로 나오도록 하고 수영조를 점검해야 한다고 정해져 있다.


또한 수영조의 욕수의 수질기준은 유리잔류염소 0.4㎎/l부터 1.0㎎/l(잔류염소일 때에는 1.0㎎/l 이상)까지 유지, 다만 오존소독 등으로 사전처리를 하는 경우 유리잔류염소 농도는 0.2㎎/l 이상(잔류염소일 때에는 0.5㎎/l 이상)을 유지하며 수소이온농도는 5.8부터 8.6까지 대장균군은 10밀리리터들이 시험대상 욕수 5개 중 양성이 2개 이하여야 한다.


그러나 서울의 한 구청 스포츠센터에 따르면 물을 전체 교체하는 것는 2년이나 3년에 한번 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2,3회씩 정화만 하는 정도다. 정확한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이에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효율적인 기획단속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며 “수영장의 수질로 인한 질병을 예방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면서 신뢰행정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의대 예방학교실 천병철 교수는 “외국처럼 수영장에 대한 관리기준 실태조사가 잘 보고되지 않아 더욱 문제”라고 지적하며 “염소농도에 대해 측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기 때문에 수인성 전염에 대한 다른 세균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전문의들은 이러한 역학조사가 잘돼있지 않아 관리기준이나 실태에 대한 체계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