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보, 나 좀 도와줘! ” / 새터
여의도의 부시맨. 여보, 나 좀 도와줘! 나는 꿈이 있어, 나는 꼭 그 꿈을 실현하고 싶어, 정치를 하려면 미쳐야 된대.
우리 사회와 이웃들의 삶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하게 살아온 사실을 비로소 깨닫기 시작했다. 줄을 잘 서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기회주의 시대, 나는 그러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본보기로 만들고 싶었다.
내 자신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듯한 그 자괴감에 나는 한참을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매 순간 내 나름대로는 절실한 심정으로 순수한 열정을 갖고 해 온 일이라는 점에서만은 지금도 부끄러움이 없다.
낙선하고 서울에 올라와 보니 아이들은 위로 인사는커녕 내색조차 전혀 없었다. 대견스럽다 싶으면서도 섭섭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훌륭한 정치 지도자는 ‘권력 장악 능력’ ‘살림살이 솜씨’ ‘역사의식’을 꼽는다. 그리고 옛날 호랑이가 써먹던 국가보안법, 안기부, 용공 조작, 공권력 투입, 이런 못된 발톱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YS는 탁월한 정치인이다. 분명히 사람 장사에 관한 천재적인 자질을 갖고 있다. 부하 하나는 확실히 다스리고 또 다른 사람을 자신의 부하로 만드는 타고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조직의 뛰어난 보스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정치 지도자라는 믿음까지는 주지 못하고 있다.
정치, 경제에 관해서 지식을 빌리는 경우에는 지도자는 무엇을 빌려야 하는 것인지, 또 누구한테 빌려야 할지, 그런 것을 판단할 줄 아는 철학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YS는 이미 누군가가 정제된 표현으로 작성해 준 원고를 읽는데 그쳤지만, DJ는 원고에 구애받지 않고 보다 설득력 있는 표현으로 고저장단을 맞추어 연설을 했다.
DJ는 참으로 아까운 분이다. DJ는 사람들의 말을 많이 가로 막는 편이었다. 의견이 다른 경우에는 반드시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서 상대방을 설득하려 했다. 하나라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분명해서 좋긴 좋은데 너무 여지가 없고 빡빡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가장 큰 허점은 허점이 너무 없다는 점이다. 논리적으로 너무 완벽하고 또 그 완벽성에 대해 너무 자부심과 확신이 강해 다른 사람들에게 끼여들 여지를 주지 않는다. 게다가 논쟁을 하면 항상 이겨 버리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을 꺼내기를 어려워한다. 그러니 남의 머리를 빌리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옛날에는 사표를 냈다가 거두어들인 일이 있다. 이렇게 말을 하면서 스스로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다만 나는 당시 사퇴를 번복하면서 솔직히 잘못을 시인했을 뿐, 아무런 변명도 붙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 두고 싶다. 경솔하기야 했지만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못하게 하는 것을 언론과 국민의 책임이라는 이치도 국민들이 깨달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 201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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