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간 책(冊)

장자

물조아 2007. 1. 31. 21:43

장자 / 최효선 역해 / 고려원


인간의 모든 고뇌는 상대적이고 외부적인 기준에 의해 생겨나는 것이다. 즉 희노애락(기쁨, 노여움, 슬픔, 즐거움), 여탄변접(걱정, 탄식, 변덕, 두려움), 요일계태(경박함, 방탕함, 뽐냄, 허세) 등의 욕망으로부터 생겨나는 인간의 감정은 천태만상이다.

 

그리고 길흉화복은 하늘의 뜻으로 후회해도 소용없는 운명에 마음을 상하는 것은 무용한 짓이다.


사람들이 미추(아름다움과 추함)를 절대적인 것으로 여겨 외물에 의해 희노애락이 좌우된다면 결국 몸을 수고롭게 하고 마음을 괴롭히게 되어 자신의 생명을 좀먹게 된다.


소인들은 이익을 위하여 자신을 희생했으며 선비들은 명예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그리고 사대부들은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했고 성인들은 천하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했다.


도를 체득한다는 것은 인간이 세속적 가치관, 상대적 편견을 초월하여 자기 안에 절대자유의 세계를 이루는 것을 말한다.


그는 생사마저도 안중에 두지 않고 현상계의 변화의 마음이 동요되는 일이 없으며 외물에 의해 일신상에 미치는 변화도 자연의 운명임을 알고서 그 변화의 근원인 도 자체를 지켜 나간다.


공자는 자기의 마음을 무심의 경지에 노닐게 하여 어찌할 수 없는 세상의 필연에 몸을 맡기고 자기 내부의 본성을 길러 나가는 것이 최상의 처세법이다. 라고 말하였다.


자신의 존재란 잠시 육신의 형체를 지녔다가 다시 자연의 무한한 생성과정으로 편입되는 우주적 생명현상에 불과하다.

  

세속과의 분쟁을 최소화하고 스스로 자기의 자유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것이 양생(병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관리를 잘하여 오래 살기를 꾀함)의 비결임을 말하고 있다.


인간의 자유란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하나의 필연으로서 주어진 자기의 삶을 남이 아닌 자기의 삶으로서 살아가고, 죽음 또한 자기의 죽음으로서 죽어가는 자유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인생의 덧없음이 느껴질수록 더욱 전원생활을 그리워하게 된다. 그래서 도연명의 《귀거래사》와 같이 은둔하여 전원생활을 즐기는 것을 예찬한 시 구절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깊은 감명을 받고는 한다.


그리고는 푸른 하늘과 햇살에 반짝이는 연초록의 잎사귀를 바라보며 괜스레 눈물짓기도 한다. 자연의 아름다움을 뼛속 깊이 절절히 느낄 만한 나이가 되면 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세상을 떠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자연의 이법도 터득하게 된다.


노자는 무위의 철학을 역설한다. “만약 그대가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그 소박함을 잃지 않게 하려고 한다면 그대 자신이 바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여서 무위의 덕을 지켜가는 것이 좋다. 구태여 북을 두들기면서 잃은 자식을 찾는 것처럼 떠들어댈 필요가 없다.” 는 말을 이으면서 인의를 설파하는 것은 마치 진흙 속에서 물고기가 버둥대는 것과 같은 짓이라고 말을 맺는다.


봉건 시대의 군주를 일단 화나게 하면 아무리 좋은 의도였다 하더라도 사신에게 어떤 형벌이 내려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알 수 없는 상태에 빠져서 도무지 일을 수습하지 못하게 되니 그러한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당초부터 과장되고 무리한 언사로 분란의 실마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논어에 “위태로운 나라에는 들어가지 말고 어지러운 나라에도 살지 말아야 한다. 천하에 도가 행해지면 나아가고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숨는다.” 맹자에 “뜻을 얻으면 백성과 더불어 도를 펴고 뜻을 얻지 못하면 홀로 도를 행한다.”


아무리 사소한 도움이라도 도움을 받는 사람이 절박하게 그 도움을 필요로 했을 때에는 큰 은혜를 입은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자기에게는 그 절실함이 실감나지 않기 때문에 정작 베풀어야할 작은 도움은 무시한 채로 세상에 알려질 정도의 큰 자선만을 기획하는 자들이 있다.


어쨌든 모든 일은 시의적절 해야만 되는 것으로 때를 벗어나고 정도를 넘치는 일은 아니함만 못한 것이다.  끝. '09.9.5 / '11.1.24 / 2012.6.30 /

'집을 나간 책(冊)'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일천하  (0) 2007.02.04
대학이야기  (0) 2007.02.03
일류리더가 일류 인생을 만든다  (0) 2007.01.27
협상의 법칙  (0) 2007.01.24
논어, 끊임없이 흐르는 물~  (0) 2007.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