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水)과 관련하여

박태환, 400m에서도 무너지면 위험하다

물조아 2010. 8. 21. 09:12

박태환(21ㆍ단국대)에게 자유형 400m는 주종목이다. 2006년 팬퍼시픽대회 이후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약 3년 동안 박태환은 400m에선 세계 최강이었다. 박태환의 급성장으로 호주 수영 영웅 그랜트 해켓이 옷을 벗었다고 볼 수 있다. 2006년 팬퍼시픽(3분45초72),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3분48초44), 2007년 멜버른세계선수권(3분44초30), 2008년 베이징올림픽(3분41초86)까지 네 차례의 세계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다.

 

 수영 전문가들은 400m는 단거리 선수의 스피드와 장거리에 필요한 지구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복합 종목이라고 말한다. 스피드를 내는데 필요한 속근(백색을 띄는 근섬유로 순발력에 영향을 줌)이 특히 발달된 박태환은 1500m 훈련량을 늘려 지구력도 뛰어났다. 중거리 400m에 적합한 선수가 박태환이라고 볼 수 있다.

 

 19일(이하 한국시각) 2010년 팬퍼시픽 자유형 200m 은메달, 자유형 1500m 8위로 희비쌍곡을 그렸던 박태환은 21일 자유형 400m 예ㆍ결선에 나간다. 박태환을 1500m에서 따돌리고 3위를 했던 라이벌 중국 장린(23ㆍ중국)도 400m 출전 신청을 했다.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박태환과 메달 경쟁을 할 장린은 박태환을 잡기 위해 책상 머리에 박태환 사진을 걸어놓았던 일화로 유명하다. 장린은 400m에서 계속 박태환에게 밀렸다가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에서 처음 박태환을 앞질렀다. 박태환이 3분46초04로 기대이하의 기록을 냈을 때 장린은 3분41초35의 아시아 기록을 세우면서 3위를 차지했다. 1500m에 이어 400m에서도 아시아 1인자의 자리에 올랐다.

 

 400m는 1500m 훈련을 하면 자연스럽게 기록이 향상되는 성향을 보이는 종목이다. 장린은 장거리 강국 호주의 코트렐 감독 밑에서 1500m 훈련을 했다. 400m에서도 기록이 동반 상승했다. 올해 개인 최고 기록을 보면 박태환은 3분45초03이고, 장린은 3분44초91이다. 매우 근소한 차이로 장린이 앞서 있다.

 

 정일청 대한수영연맹 전무는 "박태환에 대한 평가는 400m 결과를 보고 하자"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예상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안창남 KBS수영 해설위원은 이번 대회 박태환의 200m 기록(1분46초27)이 좋기 때문에 400m에 기대를 해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1500m 기록에서 장린과 15초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400m에서도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