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水)과 관련하여

수영, 만병통치 운동? 맹신하다 病 키울라

물조아 2010. 7. 21. 11:56

잘못된 수영 상식

고혈압 있는 사람은 오래 숨 참으면 안돼 임신부에게 좋은 운동이나 여름철에는 삼가야

 

중장년층 이상의 건강관리를 위해 수영이 인기다. 많은 사람이 수영을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체중을 조절하고 만성질환을 다스릴 수 있는 '만병통치 운동'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영이 누구에게나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건강 상태에 따라 수영을 하면 좋은 사람이 있고 오히려 나쁜 사람도 있다. 23일 발간되는 건강리빙지 '월간 헬스조선' 8월호는 수영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그 중 잘못 알려진 수영 상식을 골라, 전문가 도움말로 올바른 정보를 알아봤다.

 

수영을 많이 하면 어깨가 넓어진다?

 

수영을 하면 어깨가 넓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 굽어 있던 어깨가 펴지는 것이다. 오히려 수영을 하면 어깨를 많이 회전하게 돼 어깨 근육이 발달하고 어깨 관절의 긴장이 풀어져 균형 있는 어깨를 만들 수 있다. 수영은 몸의 모양을 매끄럽고 유연하게 만들어주며, 목·허리·어깨 등 관절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유연성을 길러 자세교정에 도움이 된다.

 

수영을 하면 살이 빠진다?

 

수영을 하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지만 살은 쉽게 빠지지 않는다. 수영이 지나치게 '고강도' 운동이기 때문이다. 다이어트 목적의 유산소 운동은 1주일에 3회 이상 숨이 약간 찰 정도로 40분 이상 꾸준히 해야 하는데, 수영은 40분까지 계속하기 힘들다.

 

수영장의 수온도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요인이다. 수영장의 수온은 24℃ 내외로, 사람의 체온 보다 12℃ 정도 낮다. 사람은 운동을 하면 근육에서 열이 발생해 글리코겐을 소모한 뒤 지방을 태우는 에너지 대사를 하게 되는데, 낮은 온도에서는 이 과정이 방해를 받는다. 따라서 수영은 다른 유산소 운동보다 지방이나 에너지 대사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오히려 차가운 물 속에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피하지방을 몸 안에 축적시키는 신체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수영은 허리 근육을 강화시켜 척추환자에게 좋다?

 

수영 방법에 따라 다르다. 자유형과 배영은 척추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좋지만 접영과 평영은 오히려 척추에 무리를 준다. 따라서 척추가 약해지는 중년 이후에는 접영이나 평형보다 자유형이나 배영을 하는 것이 좋다. 척추 환자는 준비운동 없이 갑자기 수영을 하거나 운동량이 너무 많으면 허리 통증이 심해진다. 평영과 접영은 자유형과 배영에 비해 2배의 에너지가 필요하므로 중장년층에게 적절한 운동량을 금방 넘기게 된다.

 

수영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에 좋은 운동이다?

 

수영은 발 부상에 신경을 써야 하는 당뇨병 환자에게 상대적으로 안전한 운동이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가 체력 소모가 많은 수영을 하면 저혈당 위험이 크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는 1시간 이상 수영하지 말고, 운동 후 곧바로 소비한 에너지만큼 식사를 해 혈당을 보충해야 한다. 고혈압 환자도 수영할 때 조심해야 한다. 숨을 오래 참고 팔과 다리를 젓는 수영 동작 중 근육에 힘이 들어가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어깨나 팔 등 상체를 주로 쓰는 수영은 다리나 무릎 등 하체를 주로 쓰는 조깅·걷기보다 심장에 주는 부담이 크다.

 

임신부는 수영하면 안 된다?

 

아니다. 일반적으로 수영은 임신부에게 좋은 운동이다.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고 전신 운동을 할 수 있고, 출산을 쉽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임신 중기(임신 5개월) 이후에 수영을 추천할 만하다. 이 시기부터는 배가 무거워져 허리통증·어깨결림·다리저림 등의 증세가 나타나는데, 수영은 이런 증상 해소에 도움이 된다. 다만 임신 초기와 후기, 특히 임신 34주 이후에는 수영을 하면 안 된다. 미끄러운 수영장 바닥에 넘어지면 태아에게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임신부는 여름에는 수영을 피하는 게 좋다. 여름철 수영장에서는 눈병·귓병·질염 등 각종 감염성 질환에 걸리기 쉬운데, 임신부는 항생제 등 치료제를 자유롭게 쓸 수 없기 때문이다.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수영이 좋다?

 

뼈가 약해진 골다공증 환자에게 수영은 좋은 운동이 아니다. 뼈를 튼튼하게 하려면 발바닥에 자신의 체중을 싣고 수직 자세를 취해 뼈를 자극해야 한다. 하지만 물 속에서는 몸에 부하가 걸리지 않는 데다가 수영은 수평 자세의 운동이기 때문에 낮아진 골밀도를 높이거나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되지 않는다.

 

도움말=유병욱 순천향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최재영 21세기병원 원장, 임재현 나누리병원 원장

 

▲ 서울 올림픽수영장에서 중년 여성들이 수영을 하고 있다. 수영은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는 좋은 운동이지만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바람직하지 않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spphot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