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水)과 관련하여

Q: 잠수병이 무엇인가? 어떻게 걸리며 어떤 증세를 보이나?

물조아 2010. 4. 1. 17:34

Q: 잠수병이 무엇인가? 어떻게 걸리며 어떤 증세를 보이나?

 

[그것은 이렇습니다] [조선일보]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doctor@chosun.com 

 

Q: 잠수병이 무엇인가? 어떻게 걸리며 어떤 증세를 보이나?

 

조선일보 3월 31일자 A1면에서 침몰한 천안함 실종자 구조작업을 위해 잠수했던 UDT 대원이 호흡곤란으로 의식을 잃은 뒤 순직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같은 증세로 해난구조대 소속 부사관 2명도 쓰러졌다는 내용과 함께 '잠수병'에 걸렸다는 내용을 보았는데, 잠수병이 어떤 병이고 어떻게 걸리는지 궁금합니다.

 

A: 물속 깊은 곳에서 잠수부의 피 속으로 녹아든 질소가 수면위로 올라올 때 기포로 변하면서 혈관을 막아 뇌경색·심근경색 등을 유발

 

잠수병은 깊은 바다 밑에 들어갔다가 나왔을 때 전신에 통증을 느끼거나 실신하는 병입니다.

 

잠수병이 생기는 현상은 사이다에서 기포가 생기는 원리를 알면 이해가 빠릅니다. 사이다를 만들 때 병 속으로 이산화탄소를 강한 압력으로 밀어 넣고 나서 뚜껑을 닫습니다. 그렇게 기압이 높아지면 기체가 액체 속으로 녹아들어 가는 비율이 높아져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사이다에 스며듭니다. 그러고 나서 다시 병 뚜껑을 따면, 높았던 기압이 한 번에 풀리면서 사이다에 녹아들었던 이산화탄소가 기포 형태로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사람의 몸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다 속으로 들어가면 수심 10m 내려갈 때마다 1기압씩 올라갑니다. 우리가 숨 쉬는 지면의 공기가 1기압이면, 바다 속 10m는 2기압이 되죠. 지금 천안함이 침몰한 바다 속은 수심이 약 45m이니까 이곳의 잠수부<사진>(지난해 6월 2차대전 중 침몰한 구 소련 잠수함을 조사하고 있는 핀란드 다이버)들은 5기압 이상의 압력을 받는 셈이죠. 잠수부가 숨쉬기 위해 들고 간 공기통에는 일반 공기처럼 산소가 21%, 질소가 78%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처럼 기압이 높아진 상태에서는 기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질소가 몸의 혈액 속으로 과도하게 녹아들어 갑니다. 사이다에 이산화탄소가 스며든 것처럼 말이죠. 그러다 바다 위로 나오면 기압이 다시 낮아져 혈액 속의 질소가 기포 형태로 배출됩니다.

 

혈액 속의 과도한 질소 기포는 혈관을 따라 몸 전체를 돌아다닙니다. 소량의 기포는 폐순환을 할 때 호흡을 통해 배출되지만, 엄청난 양의 기포는 덩어리를 지어 혈관을 막아버립니다. 뇌로 가서 뇌혈관이 기포로 꽉 차면 혈액이 들어가지 못해 뇌경색이 발생하게 됩니다. 심장 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되는 거고요. 기포가 피부 혈관을 막으면 피부가 대리석처럼 딱딱하게 굳기도 합니다.

 

잠수의학 전문가인 한양대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김동원 교수는 "해녀처럼 바다 속 활동이 직업인 경우는 경증의 잠수병이 만성적으로 와서 관절염을 일으킨다"며 "바다 밑으로 깊게 들어갈수록, 그곳에서 오래 있을수록, 빨리 바다 위로 빠져나올수록 잠수병이 생길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습니다.

 

잠수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다 밑에 들어갔다가 나올 때 천천히 나와야 합니다. 기압이 점점 낮아지는 환경에 우리 몸이 충분히 적응을 하면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뜻이죠. 통상적으로 스쿠버 다이버가 수심 10m에서 20~30분 있다가 나올 때는 수심 5m 위치에서 5분 정도 머물러 있다가 나옵니다. 만약 수심 100m 깊이까지 내려갔다면 바다 위로 나오는 데 반나절이나 하루가 걸려야 잠수병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잠수부들은 수심에 따라 빠져나오는 시간이 적힌 표를 기준으로 잠수와 복귀 교육을 받습니다. 심해(深海) 잠수 시에는 공기통에 질소보다 액체로 녹아들어 가는 성질이 낮은 헬륨 가스를 대신 넣어 사용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