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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보디피트니스 우승, 박수희

물조아 2009. 7. 6. 06:40

[주간조선] 65㎏→47㎏의 비밀? 식사량부터 줄이고 매일 40분 걸으시죠


“솔직히 체형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어요. 키는 작은데(162㎝) 몸무게(65㎏)가 많이 나갔거든요. 투실투실 살이 쪄서 별명이 ‘뚱땡이’였어요. 친한 친구 중에 무용하는 애가 있었는데 날씬한 그 친구가 너무나 부러웠어요. 그래서 무작정 굶어 10㎏을 뺀 적도 있어요. 그렇게 하면 안 되는데…, 그땐 정말 아무것도 몰랐었죠.”


지난 6월 11일 열린 ‘2009 미스터 & 미즈코리아 선발대회’ 보디피트니스 부문에서 우승한 박수희(27) 선수는 자신도 “학창시절 몸매에 대한 자격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그때와 달리 몸무게 47㎏(시합 기준)에 ‘35(가슴)-23(허리)-34(엉덩이)인치’의 이상적인 몸매(시합 기준)를 자랑하는 박 선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18㎏이 빠져 지금의 몸매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보디피트니스’란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는 보디빌딩과 달리 여성다운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 탄력있는 근육미를 키우는 신종 스포츠. 국내에선 지난 6월 11일 첫 대회가 열렸지만 외국에선 알려진 지 오래다.


대한보디빌딩협회의 창용찬 이사는 “보디피트니스는 보디빌딩과 달리 근육이 너무 울퉁불퉁하게 나오면 오히려 감점 요인”이라며 “여성미를 살리기 위해 하이힐을 신고 출전하며 머리핀·귀고리 등의 액세서리도 허용된다”고 말했다. 창 이사는 “보디빌딩과 달리 일반인이 느끼는 거부감이 없어 운동인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얼짱’으로 알려진 박수희 선수는 “우승하니까 너무 기분이 새롭고 여기저기서 주목 받으니까 흥분된다”며 깔깔 웃었다. 한국체대(02학번)를 졸업한 그녀는 원래 보디빌더. “학교 다닐 때부터 건강을 위해 짬짬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왔다”는 그녀는 “해보니까 의외로 재미있어서 2006년부터 본격적으로 보디빌딩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런데 여자는 운동을 많이 해도 남자처럼 근육이 발달되지 않더라고요. 게다가 저는 젊으니까 여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서 근육량이 잘 늘어나지 않았어요. 그래서 2009년 보디피트니스로 종목을 바꿨어요.”


탄력 넘치는 몸매를 갖추기 위해 박 선수가 ‘가장 힘들다’고 꼽은 것은 식이요법. 그는 “평소에도 배불리 먹은 적이 없다”며 “특히 시합을 앞두고 3개월 동안은 고구마, 닭가슴살, 야채만 먹었다”고 말했다.


“저는 여성인 데다 종목이 보디피트니스였으니까 그랬지, 남자 보디빌더들은 5~6개월을 그렇게 먹어요. 매끼를 고구마·닭가슴살·야채만, 그것도 딱 정해진 분량만 먹어야 하니까 항상 배가 고프죠. 솔직히 눈에 보이는 것마다 다 먹고 싶거든요. 그래서 공복감을 달래기 위해 평소 물을 많이 마셔요.”


박 선수는 “하지만 시합 사흘 전엔 물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고 ‘맨밥’만 먹는다”고 했다. “체내의 수분을 빼내야 근육이 선명하게 잘 드러나요. 마른 바나나처럼 바짝 말린 음식만 먹는 선수도 있는데 저는 탄수화물(맨밥)만 먹는 방법을 사용해요. 그러다가 시합이 끝나면 한 3~4일 정도 실컷 먹어요. 케이크도 두 개씩 먹고, 피자도 먹고, 물은 1.5ℓ 페트병 하나를 한 번에 다 마셔요. 보통 사람들은 믿기 어려울 거예요. 이렇게 먹어대면 남자 선수들은 하루 만에 몸무게가 10㎏이나 늘어요. 저도 하루에 3㎏가 늘었는데요. 한 3~4일 실컷 먹고 난 뒤엔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거죠.”


박 선수는 “1년에 2번가량 시합이 있다”며 “시합 끝나는 날이 ‘먹을 수 있어서’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했다. 그렇게 힘든 운동을 왜 하는 걸까. 박 선수는 “솔직히 운동을 왜 하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며 “아마 무대에 서는 ‘맛’ 때문 아닐까 싶다”고 답했다.


“오늘(16일)부터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는 그녀는 뱃살 때문에 고민하는 아저씨·아줌마들을 위해 “뱃살을 빼려면 식이요법과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음식 조절이 운동보다 더 중요해요. 아침을 굶고, 점심은 대충 때우고, 저녁을 왕창 먹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뱃살을 빼려면 우선 저녁 식사부터 조절해야 해요. 칼로리에 신경을 쓰면서 매일 저녁 같은 종류의 음식을 먹는 게 중요해요. 어떨 땐 밥을 먹었다가, 면도 먹기도 했다가, 고기도 먹었다가, 술도 마시고 그러면 ‘도대체 내가 칼로리를 얼마나 섭취했는지’를 알 수가 없거든요. 한 종류를 정해놓고 매일 같은 식사를 하면 스스로 칼로리를 조절할 수 있게 돼요.”


박 선수는 “확실하게 뱃살을 빼고 싶어하는 직장인에겐 ‘고구마 1개, 저지방 우유 1컵, 야채’로 저녁마다 식사할 것”을 권했다.


“고구마는 섬유질이 풍부해서 다이어트로 생길 수 있는 변비를 예방해 줘요. 체지방 전환 비율도 낮아 살찔 염려도 적죠. 도시락을 싸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이 있긴 하지만 저녁 식사만 이렇게 조절해도 한 달에 3~4㎏은 거뜬하게 빠져요. 여기에 운동을 곁들여 주면 효과 만점이죠.”


박수희 선수와 함께 하는 뱃살 빼기


스쿼트+사이드레이즈


발을 어깨 너비로 벌리고 허리를 펴 자연스럽게 선다<사진1>. 엉덩이를 뒤로 뺀다는 기분으로 서서히 허벅지를 굽혀 바닥과 수평을 이룰 정도까지 주저 앉는다<사진2>. 이때 무릎이 발끝을 넘어가지 않도록 한다. 천천히 일어선 뒤 덤벨을 옆으로 들어올렸다가<사진3> 서서히 내린다. 사진: ▲ photo 이구희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런지+암컬


적절한 무게의 덤벨을 들고 한 발을 앞으로 내민다<사진1>. 다리를 굽혀 서서히 자세를  낮춘 뒤 팔을 굽혔다가 편다<사진2>. 하체 힘으로 다리를 펴서 처음자세로 돌아간다<사진3>. 사진: ▲ photo 이구희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벤트오버로우+킥백


엉덩이를 뒤로 뺀다는 느낌으로 허리를 편 채 상체를 굽힌다<사진1>. 등의 힘을 이용해 팔꿈치를 당긴다<사진2>. 어깨와 팔꿈치가 수평을 이루도록 서서히 팔을 편다<사진3>. 사진: ▲ photo 이구희 조선영상미디어 기자

 

 

/ 이범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