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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삶, 나의 스포츠] 웨이트 트레이닝 40년 ‘몸짱’ 광고 모델

물조아 2009. 7. 4. 06:35

[중앙일보] 백제열 금강오길비그룹 사장 “애써 가꾼 몸매 유지하려니 절제 습관도 생겨”

 

금강오길비그룹은 국내 굴지의 광고대행사인 금강기획과 세계적인 마케팅 기업인 오길비 앤 매더 코리아가 2006년 통합해 만든 회사다. 이 그룹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백제열(53) 사장은 꽤 알려진 CF 모델이다. 광고를 만드는 회사 CEO가 광고에 모델로 출연하는 것이다.

그는 1993년 에스콰이어 TV 광고로 모델 데뷔를 한 뒤 2005년 조르지오 아르마니 향수 광고에 출연했다. 지난해 레이크 힐스 골프장, 올해는 외환은행과 조니워커 블루(위스키) 광고를 찍는 등 업종도 다양하게 섭렵했다.

백 사장이 광고 모델로 선택받는 이유는 영화배우 못지 않은 멋진 몸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중학생 시절 시작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40년째 꾸준히 계속하고 있다. 요즘도 매일 새벽 5시에 집에서 30분간 스트레칭을 한 뒤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 휘트니스센터에 가서 덤벨·바벨과 1시간을 씨름한다. 30분간 자전거를 탄 뒤에야 아침 운동이 끝난다.

백 사장은 “상·하체 운동을 골고루 하지만 특히 가슴과 팔 근육을 단련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쓴다”며 우람한 이두박근을 내보였다. 그는 “몸은 정직하다. 헬스 클럽 한 달 다니고 나서 왜 근육 안 나오느냐고 하는 사람은 추방해야 한다”며 크게 웃었다. 남들은 10년, 20년 죽어라 열심히 해서 이 정도 만들었는데 한두 달 설렁설렁해 놓고 배에 왕(王)자 나오기를 바라는 건 ‘도둑놈 심보’라는 것이다.

백 사장은 미국에서 중학교에 다닐 때 ‘여학생들한테 인기 높은 미식축구부에 들어가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했다고 한다. 수비수인 코너백으로 뛰었지만 체구가 작아 그리 각광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미식축구를 하기 위해 시작한 운동은 그의 평생 친구가 됐다. 그는 충북 청주에서 공군 사병으로 근무할 때도 시멘트 덩어리로 만든 역기로 몸을 만들었다. 직장 초년병 때는 상사가 “너는 브래지어를 하고 다녀라”고 농담할 정도로 가슴이 발달했다고 한다.

백 사장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자아 도취의 스포츠’라고 정의한다. “상대가 있는 경기가 아니라 무거운 쇳덩이와 씨름하는, 지루하고 고되고 하기 싫을 때도 많은 운동이다. 하지만, 내 몸이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희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백 사장은 말했다. 몸에 자신이 생기면 태도와 행동에도 자신감이 붙고, 일에도 능률이 오른다는 것이다. 애써 가꾼 몸매를 유지하기 위해 생활에서 절제하는 습관도 생긴다고 백 사장은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술·담배를 하지 않고 소식을 한다. 운동이 끝난 뒤에는 단백질 가루를 우유에 타서 마신다. 그렇다고 고기는 껍질 벗긴 닭 가슴살만 먹고, 계란은 흰자만 먹는 식의 ‘고행 다이어트’는 하지 않는다.

백 사장은 회사 여직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상사이자 남성 직원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그를 따라 ‘몸짱 프로젝트’에 들어간 직원들도 많다고 한다. 그는 “요즘은 뒷모습만 보면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하기 힘든 남성들이 많다. 외모도, 말하는 것도 여성화하는 경향이다. 꽃미남도 좋지만 남자다운 아름다움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몸이 바뀌면 생활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운동권 입문’을 권했다.

정영재 기자 사진: 백제열 사장이 서울 하얏트호텔 옥외수영장에서 아령을 이용한 팔 근육 강화 트레이닝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김경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