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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은 `금연의 날'…흡연이 `3B'를 망친다>

물조아 2008. 5. 29. 10:04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금연의 날'이다. 최근 들어 다양한 내용의 금연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13억명 이상이 아직도 담배라는 늪에 빠져 있고, 이 때문에 평균 6.5초에 1명 꼴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발표된 `OECD 건강백서(2007년)'에 따르면 한국은 15세 이상 성인 남성의 46.6%, 여성의 4.6%가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흡연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남성은 OECD 국가 중 세계 2위의 높은 흡연율을 보이고 있다. 흡연은 세계적으로 성인 사망 원인의 10%에 해당할 만큼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특히 모발부터 피부, 치아, 각종 소화기관 등 우리 몸 거의 모든 부분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담배를 `마약'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가오는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지금이라도 당장 담배를 끊어야 할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해보자.


■ 뇌(Brain)를 망친다 = 한번 담배를 핀 후에 금연이 어려운 것은 담배의 중독성 때문이다. 담배 속에 니코틴이 중독성을 일으킨다는 것은 이미 30년 전에 밝혀진 사실이다. 담배의 니코틴은 헤로인이나 코카인과 같이 강한 의존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담배에 중독된 사람은 의학적 측면에서 습관성 약물 중독자와 같은 상태로 분류된다. 한번 니코틴에 중독되면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게 되고 금연을 할 경우 금단 현상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흡연자들의 80~90% 가량이 금연에 성공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담배의 여러 유해 성분이 뇌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코틀랜드 로런스 월리대학 연구팀은 흡연자들의 경우 담배를 피우다 끊은 사람 또는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인지능력이 눈에 띄게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담배 연기로 방출되는 활성산소 때문에 뇌세포가 쉽게 손상되고, 뇌 인지능력이 감퇴한다는 것이다. 또한 흡연을 오래 했던 사람의 뇌 조직검사 결과 마약 중독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효소가 생성돼 있었다는 연구 발표도 있다.


뼈 (Bone)를 망친다 = 담배는 약골(弱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담배 속 유해성분들은 뼈를 만드는 `조골세포'가 필요로 하는 산소의 공급을 억제하고, 결국 골밀도를 약화 시켜 골다공증도 쉽게 생기게 할 수 있다. 실제로 남성이 골다공증에 걸리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흡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흡연자의 경우 골절 위험이 2~3배 정도 높아진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흡연을 하면 엉덩이뼈의 골절 발생률이 50%나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다.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 흡연자 역시 혈청 에스트로겐 수준이 더 낮아져 폐경이 일찍 생기고 호르몬 치료 효과도 줄어들기 때문에 골다공증이 더 쉽게 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혈관(Blood)을 망친다 = 흡연이 혈관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흡연은 뇌졸중의 원인인 혈관질환 발생률을 2~3배 이상 증가시킨다. 때문에 뇌졸중은 물론이고 관상동맥이나 협심증의 위험 역시 큰 폭으로 커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혈압을 높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또한 담배 속의 각종 유독성분은 동맥경화증을 억제하는 좋은 콜레스테롤(HDL)을 줄이고 나쁜 콜레스테롤(LDL)과 중성지방의 양을 늘리게 된다. 또 일산화탄소 때문에 혈관의 산소 공급이 어려워지고 피를 응고시키는데 관여하는 `피브리노겐'도 늘어나며, 혈관 내피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동맥경화가 촉진되는 것도 흡연에 따른 대표적 부작용으로 꼽힌다. 실제로 흡연자들은 비흡연자에 비해 관상동맥질환이 2~6배 정도 더 많이 생기고,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환자가 담배를 피우면 돌연사할 확률이 비흡연자보다 2배 이상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 `금연'은 피부미용의 첫걸음 = 담배 성분 중 하나인 일산화탄소는 헤모글로빈과 쉽게 결합해 피부 세포에 산소가 아닌 이산화탄소를 전달하게 된다. 이 때문에 세포 대사율이 떨어지고, 피부는 건조해진다. 흡연자들 중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는 마른버짐이 많이 생기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또 담배를 오래 펴 온 중년 남성의 얼굴이 까맣게 그을려 보이는 경우가 많은 것은 담배에 포함된 니코틴 성분이 주 원인이다. 이와 함께 담배는 체내 비타민A를 없애 자외선에 의한 광노화를 촉진하고 주름을 잘 생기게 한다. 보통 30년간 하루에 한 갑씩 담배를 피운 사람은 비흡연자에 비해 주름이 2.8배 가량 많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혈관을 수축시켜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을 과다하게 만들게 되고, 결국 이렇게 생긴 걸쭉한 혈액은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켜 탈모로 이어질 수 있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담배는 자외선이나 환경오염 못지 않게 피부 노화를 촉진시키는 대표적인 유해 요인"이라며 "담배를 피우면서 값비싼 화장품을 바르거나 피부 미용에 좋은 음식이나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은 피부 미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도움말:세란병원 내과 이지은 과장, 초이스 피부과 최광호 원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