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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와 'MRI', 어떤 검진장비가 더 정확할까?

물조아 2008. 6. 2. 13:46

연세대 의료진 CT와 MRI 검진정확도 비교연구… 국제학술지 게재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가게 되면 정밀검사를 위해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거치게 된다.


이들 기기에 대한 전문가가 아닌 이상 대다수의 환자들은 스스로 검진장비를 선택하기보다 의사의 지시에 따를 뿐이다. 하지만 비슷하게만 느껴지는 CT와 MRI가 어떻게 다르고, 어떤 게 더 정확한지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남게 된다.

■ CT와 MRI 어떻게 다른가

CT 장비는 기본적으로 X-선을 이용한다. 이 X-선이 누워있는 환자의 주위를 돌면서 촬영하는 장비다. 이렇게 얻어진 X-선 정보를 컴퓨터에서 영상으로 재구성해 아픈 부위의 절단면을 마치 칼로 무를 자른 듯이 깨끗하게 보여 주게 된다. 그러므로 일반 X-선 영상에서는 겹쳐서 보이지 않는 신체 내부 장기나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구조도 정확하게 진단이 가능하다.


CT는 대부분의 질환 진단에 유용하지만 뇌질환과 두경부 종양 및 폐암, 각종 소화기관 종양, 간암 등에 유용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촬영 시간이 짧고 별다른 준비가 필요 없어 교통사고 환자나 외상환자 등 머리 및 신체의 손상 여부를 파악해야 하는 응급 상황에서는 CT 촬영이 최고라는 게 전문의들의 설명이다.


반면 MRI는 생체 내 원자핵의 자성을 이용해 신체의 단층 모양을 얻을 수 있는 영상진단기다. 자성을 이용해 생체 내의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생체가 수 없이 많은 작은 자석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생체의 70%는 물로 구성돼 있고 그 물분자 하나마다 한 개의 수소 원자가 들어있어 이 것이 아주 작은 자석으로 작용하는 이치다.


MRI는 자장을 이용해 영상을 얻기 때문에 매우 강력한 자석이 필요하다. 자기장의 세기를 표시하는 단위는 G(가우스)와 T(테슬러)가 있는데 1만G가 1T(테슬러)다. 보통 지구 자기장의 세기(약 0.3~0.6G)보다 훨씬 큰 1.5T급 MRI가 주로 진단에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3.0T도 나와 있다.


MRI는 뇌출혈과 뇌경색 및 뇌종양 등의 모든 뇌질환 진단에 유용하며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이나 퇴행성 척추 질환에도 거의 필수적인 검사 방법으로 쓰이고 있다.


■ CT와 MRI 중 어떤 게 더 정확한가


연세대의대 영상의학교실 박미숙 교수팀(제1저자 김영철)이 이 같은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CT와 MRI 중 어떤 게 더 정확한가를 주제로 비교 연구를 했다. 이 논문은 위장병학 분야 유명 국제학술지(World Journal of Gastroenterology)최근호에 소개됐다. 그동안 MRI와 CT 검사 간의 정확성을 비교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2일 이 논문에 따르면 연구팀은 2000~2006년 사이에 췌담관암 수술을 받은 환자31명(췌장암 11명, 담도암 13명, 담낭암 1명, 바터팽대부암 6명)을 대상으로 MRI와 CT 검사를 모두 한 다음 대동맥주위부 임파절에 대한 암 전이 여부를 여러 전문가가 각기 분석, 평가했다.


대동맥주위부 임파절 전이 여부를 보는 것은 췌담관암에서 조기 재발과 환자의 단기 생존율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보통 수술을 하기 전에 암의 전이 여부를 알아낸 후 수술여부와 범위를 결정한다.


하지만 암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는데 MRI와 CT 중 어떤 게 더 정확한 지에 대해서는 그동안 논란이 많았다.

이번 연구결과 제1분석자의 경우 CT, MRI를 이용한 평가 정확성이 각각 73.2%와72.5%로 나타났다. 제2분석자의 정확성 평가에서도 64.6%와 59.8%로 CT가 MRI보다 약간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전이를 의심하는 소견은 임파절 지름이 5.3㎜ 이상이거나 불규칙한 경계를 보인 경, 중심부 괴사 등 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논문에서 "전반적으로 CT의 정확도가 다소 높았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성을 갖기는 어렵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는 췌담관암 자체를 평가하는 데는 높은 대조도를 갖고 있는 MRI가 CT보다 훨씬 유용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김영철 교수는 "MRI 판독 경험이 적은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의 경우 높은 해상도를 지닌 CT 영상을 보고 보다 정확한 평가를 내리는 경향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 임파절 전이 평가에 있어 MRI도 CT에 뒤지지 않는 정확성을 나타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