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청소부서 그룹회장으로…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김태연 미국 TYK그룹 회장 예술+강연 ‘아트렉처’ 눈길
《15일 오후 7시 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엄.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이 무대에 나왔다. “오늘 저는 장례식을 준비합니다. 의사가 저한테 ‘한 달밖에 살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후 모든 게 달라 보입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 소중하기에 저는 온 힘을 다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그런 열정으로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23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화장실 청소부부터 시작해 6개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의 회장이 된 김태연(62) TYK그룹 회장. 그는 이날 ‘인생과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5가지 비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
○ 자기소개 동영상… 연주회… 예술과 강연의 만남
이날 무대에는 화이트보드와 강의용 연단 대신 그랜드피아노와 전자오르간, 풍선 장식 등이 놓여 있었다. 파랑 빨강 등 조명도 알록달록했다. 김 회장은 예술(Art)과 강연(Lecture)을 결합한 ‘아트렉처’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첫 시작은 동영상이었다. 김 회장은 태어나면서부터 여자 아이여서 “재수 없다”는 멸시를 받았다. 가축 취급을 받다가 산속에 버려지기도 했다. 그때 집안 어른들이 공공연히 했던 말은 “소 있고, 돼지 있고, 태연이 있고…”였다고 동영상을 통해 설명했다.
1968년 미국으로 건너가 자신이 7세 때부터 배운 태권도를 현지인들에게 가르치며 기반을 닦았다. 이후 1985년 실리콘밸리에 사무실을 열어 사업을 시작했고, 1995년 월스트리트저널이 선정한 ‘미국 100대 유망 기업’에 포함될 정도로 회사를 키웠다. 동영상이 끝나자 음악 공연이 이어졌다. 유럽재즈앙상블은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로 빠른 템포의 음악을 연주했다.
○ ‘30초 승부론’
김 회장은 ‘성공을 위한 5가지 비법’ 중 가장 먼저 “자신을 명품화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키 150cm인 동양인이 미국으로 갔을 때 얼마나 괄시를 받았겠느냐”며 “살아남기 위해서 외모와 옷차림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 때도 김 회장은 굽이 10cm 이상 되는 하이힐을 신고, 반짝이면서 몸에 달라붙는 의상을 여러 번 바꿔 입었다.
또 ‘30초 승부론’을 주장했다. “한 바이어가 계약을 하러 왔는데, 가격이 10만 달러인 제품을 7만 달러에 사려 했다. 난 10초도 안 돼 ‘OK’ 해버렸다. 그랬더니 바이어도 놀랐고, 직원들도 놀랐다.” 김 회장은 10초 만에 바이어를 사로잡은 후 정성을 다해 제품을 납품했단다. 그랬더니 바이어가 재계약을 요구했고, 그때 원래 제품 가격에 프리미엄을 얹어 받았다고 전했다.
○ 열광, 한편으로 어색
이날 김 회장이 가장 많이 한 말은 “지금 나 혼자 이야기하고 있는 건가요”였다. 그는 “여러분 가슴에 불을 지르겠다”며 열심히 이야기를 이끌어 갔으나 객석의 호응이 신통치 않았던 것. “벽을 보고 이야기할까요”, “대답 목소리가 가장 큰 사람은 반드시 성공합니다” 등을 지속적으로 말한 끝에 객석 호응도 점차 좋아졌다.
회사원 민연철(44) 씨는 “김 회장처럼 열정적이고 자신감 있게 산다면 이루지 못할 게 없을 것 같다”며 “음악 공연과 영상, 화려한 의상이 어우러져 재미있게 강의를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4학년 남효진(25) 씨는 “새로운 형태의 강연이라고 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참석해 보니 너무 낯설다”며 “김 회장이 큰 소리로 외치고 과장해 행동하는 모습이 좀 부자연스러워 보인다”고 했다. 동아일보 박형준 기자 한우신 기자
▼인생과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5가지 비법▼ ① 자신을 명품화하라 ② 30초 안에 승부하라 ③ 목적을 확실히 파악하라 ④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펴라 ⑤ 숨쉬는 매 순간을 소중히 여겨라 자료: 김태연 TYK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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