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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피로 ‘산소부족이라면…’

물조아 2008. 4. 2. 21:14

  두통을 호소하는 한 여성이 산소수를 마시고 있다. 


ㆍ산소 효능·질병과의 상관관계(上)


2000년대 들어 건강은 물론 웰빙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독일과 미국, 일본 등에서 산소관련 제품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이는 환경오염으로 호흡기 질환자들이 큰 폭으로 늘어나는 것이 한 원인으로 국내에서도 산소 시장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의료용과 산업용으로 산소를 제한적으로 사용했던 2001년 100억원대에 불과했던 국내 산소 시장은 불과 2년 만인 2003년에는 1000억원, 2004년 3000억원대로 증가했고 지난해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산소가 고농도로 농축된 산소음료가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산소 시장이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2회에 걸쳐 산소의 효능에 대해 알아본다.


산소 어떤 기능을 하나


대기의 약 20.9%를 차지하는 산소는 상온·상압에는 무색, 무취, 무미의 기체로서 인체의 대사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이다. 산소는 인체 세포 내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모든 기관, 조직세포들이 기능을 수행해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다. 지역마다 차이를 보여 도심에서는 대기 중의 산소가 20~20.5%인 반면, 산림지역에서는 약 22%를 차지한다. 숲 속을 걸을 때에 마음이 상쾌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은 바로 이 풍부한 산소 때문이다.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16% 미만이 되면 호흡이 빨라지고 맥박수도 증가하며 전열기구의 불이 꺼진다. 산소 농도 12%에서는 어지럼증과 구토증세, 10% 미만에서는 안면이 창백해지고 의식불명 상태가 되어 생명이 위험하며, 7%가 되면 사망에 이르게 되는 등 산소 없이는 단 몇 분도 살 수 없다.

 

특히 인간의 뇌는 산소 소비량이 많아 산소 부족 시 어느 기관보다 빨리 영향을 받는다. 즉, 산소 공급이 중단되면 곧바로 뇌의 기능이 정지되고 30초 정도 지나서는 뇌세포가 파괴되기 시작하며, 4~5분 내에 재생불능의 뇌세포 파괴가 일어나 사망하게 된다. 이처럼 우리 몸에 산소가 부족하면 신체 기능에 갖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나아가 각종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두통, 구토, 호흡수 및 맥박수 증가, 허약감, 피로, 어지럼증, 기억력 감퇴, 소화불량,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심할 경우 경련과 의식불명이 초래되고 사망할 수도 있다. 또한 몸의 면역체계가 손상됨은 물론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돼 여러 질병에 걸리기 쉽다.


산소가 충분히 공급될 때에 인체에서 나타나는 효과는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우선 두뇌에 많은 산소가 공급되면 집중력, 기억력, 사고력이 향상되고 두통을 완화하며,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 발육과 집중력을 강화시킨다. 또한 소화기능과 신진대사를 증진시키고 신속한 이뇨작용을 통해 인체의 독성물질을 원활히 배출시키며 피부세포 재생능력을 활성화시켜 피부 노화를 방지함은 물론 젊고 탄력 있는 피부를 유지시켜 준다. 산소는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억제해 신체 저항력을 높임은 물론 비타민과 미네랄 등의 영양소 흡수를 도와주고 운동 시 근육의 젖산을 신속히 분해, 지구력을 향상시키고 피로해소를 촉진한다. 아울러 흡연이나 공기오염으로 인한 체내 산소 부족현상을 막아주고 과음으로 축적된 아세트알데히드의 분해를 촉진시켜 숙취 해소에 효과가 뛰어나다. 최근에는 산소가 임산부의 건강한 출산 및 태아 지능 발달에도 큰 도움을 주며 구취의 원인이 되는 박테리아의 발생을 억제해 구취제거 및 예방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산소는 인체 면역력을 강화해 건강 증진은 물론 질병 치유 및 예방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산소부족과 질병과의 상관관계는


암의 발생 원인은 현대의학에서도 아직 정확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여러 가지 학설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일 뿐이다. 그 중 하나가 산소부족이 원인이라는 것이며, 세계적으로도 많은 의학자들이 이런 주장을 펴고 있다. 독일의 생물화학자로 노벨의학상을 수상한 오토 하인리히 바르부르크 박사는 “암 세포의 발생은 산소 부족에 있다. 인체의 세포는 유산소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산소가 부족하면 생명을 이어가려는 생체 내의 세포는 변화를 일으키고 해당작용(glycolysis)을 비롯해 무산소 생활로 바뀐다. 이렇게 바뀐 세포의 핵은 암세포의 핵과 일치한다”며 암의 원인이 산소결핍증이라고 단언했다.


이 외에도 일본의 세계적 병리학자인 노구치 히데요 박사는 “만병은 한 가지 원인에서 발생한다. 그것은 바로 산소부족(hypoxia)이다”라고 했고, 미국 컬럼비아대학 핸더슨 박사는 “암은 일산화탄소 중독이 원인”이라고 역설했다. 생명과학 분야의 국제적 의학잡지 ‘저널 오브 셀 메타볼리즘’의 2005년도 6월호에도 산소부족과 암과의 관련성이 기술돼 있다. 즉 “세포가 저산소 상태에 놓이게 되면 미토콘드리아가 생존적 반응으로 ROS물질(활성산소)을 만들어 낸다. 이 ROS가 혈관내 산소가 부족할 때 암, 당뇨병성 망막증, 건선 등의 원인이 되는 HIF를 활성화시켜 암세포의 증식과 전이에 관여하게 된다. 따라서 체내 산소가 충분해지면 ROS 물질의 형성을 방해하여 암 세포의 형성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뇨병 역시도 산소부족과 깊은 연관이 있다. 당뇨병은 혈액을 통해 세포에 당을 공급할 때 필요한 인슐린의 부족으로 발생하는 질병이다. 인슐린을 분비하는 곳은 췌장의 베타세포이다. 베타세포는 산소가 부족하거나 활성산소가 과잉 생산되면 상처가 생기고 인슐린을 정상적으로 분비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의사들은 당뇨병 치료를 위해 약제와 함께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 암이나 당뇨병뿐 아니라 뇌졸중과 심장질환, 안구건조증, 각막부종, 이명(귀울림), 코골이, 주간과다졸림증, 저체중아 및 정신지체아, 피부노화, 감기 등도 직·간접적으로 체내 산소부족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향신문 장형순 헬스경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