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터블의 계절인 봄이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이 컨버터블의 계절이 여름이라고 생각하는데 뜨거운 대기와 강한 자외선은 운전자에게 짜증만 불러일으킨다. 적당한 온도와 기분 좋은 햇살이 내리쬐는 봄·가을이야 말로 컨버터블의 계절이 아닌가 싶다. 봄·가을의 정취도 컨버터블과 아주 잘 어울린다.
봄을 앞두고 사브가 4년만에 신형 9-3 컨버터블을 출시했다. 9-3 컨버터블은 예전부터 국내에 알려진 모델이다. 신형의 등장으로 컨버터블 시장에서 사브의 위치가 한 단계 올라갈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도 크라이슬러의 세브링 컨버터블을 비롯한 다양한 컨버터블 모델이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실 컨버터블은 그렇게 많이 팔리는 모델은 아니다. 소비자의 관심은 많지만 막상 구입할 때는 실용적이고 무난한 차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유지보수와 안전에 대한 신뢰가 낮아 컨버터블을 기피하는 소비자도 있다. 컨버터블에 대한 막연한 오해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이들도 많다.
컨버터블? 드롭헤드? 카브리올레?
컨버터블은 각 나라마다 다양한 명칭으로 소개된다.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카브리올레, 드롭헤드 등 모두 같은 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탑(지붕)이 열리는 차라고 이해하면 쉽다. 드롭헤드는 주로 영국 메이커에서 많이 쓰이고 카브리올레는 주로 독일을 포함한 유럽에서 많이 쓰인다. 영국의 팬텀 드롭헤드 쿠페, 독일의 폭스바겐 뉴비틀 카브리올레 등이 그 예다.
컨버터블 차량 중에 로드스터라고 불리는 모델은 전면 유리도 없고 탑도 없는 차량에서 비롯되었다. 현재에는 2인승 컨버터블을 말하는 것이 보통이다. 아우디 TT 로드스터, BMW Z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로드스터는 주행만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좁은 실내와 트렁크 공간 제약 등 실용적인 측면에서는 불리한 점이 많다. 대게 세컨카로 소유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평균적으로 소유기간이 짧다.
컨버터블은 일반적인 세단이나 쿠페에서 파생되는 경우가 많다. 도어는 2짝이 대부분이며 뒷자리가 좁은 경우가 많다. 탑을 덮는 소재에 따라서도 분류가 된다. 탑의 재질이 천과 같이 약한 것을 소프트탑, 차체와 같은 딱딱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은 하드탑이라 불린다.
컨버터블은 유지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컨버터블은 유지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많다. 가장 많은 이유가 탑을 구성하는 재질의 노화나 손상으로 인한 교체다. 이런 경우는 소프트탑인 경우가 많은데 소프트탑은 대게 외피와 내피로 구분된다. 이들은 따로도 교체할 수 있지만 손상이 크거나 시간이 지나 낡아버리면 교체를 해줘야 한다. 모델마다 차이가 있지만 소프트탑의 교체비용은 상당하다. 또한 지금이야 별로 없지만 과거에는 아무 이유 없이 소프트탑에 구멍을 내버리는 일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현재에는 수입차 시장이 커지고 수입차가 흔해지면서 이런 현상은 많이 줄었다. 또한 수동 소프트탑은 손으로 직접 탑을 접고 폈다를 반복하면서 손상을 많이 주었지만 현재 나오는 모델들은 대게 자동으로 개폐되어 오차가 없기 때문에 오작동으로 인한 손상을 막아준다.
그래도 마음이 안 놓인다면 하드탑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하드탑의 장점은 탑을 닫으면 쿠페의 형상 그대로 변신한다. 또한 차체와 같은 단단한 재질로 되어있어 관리하기도 좋다. 다만 소프트탑에 비해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반가운 점은 과거 상당히 고가였던 하드탑이 이제는 다양한 가격대의 모델로 출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푸조의 207, 307cc는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하드탑 컨버터블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하드탑의 장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BMW는 자사모델 중 최초로 3시리즈 하드탑을 발표했으며 메르세데스 벤츠의 SLK와 고성능 모델인 SL등도 하드탑을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는 기능이 많을수록 관심이 필요하다. 컨버터블이라는 매력적인 기능을 맛보려면 약간의 대가는 필요하다.
컨버터블은 위험하다?
초기의 자동차들은 거의 컨버터블이었다. 하지만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면서 컨버터블에 대한 안전도가 도마 위에 올랐고 지금까지 컨버터블의 안전도는 일반차량보다 낮게 평가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각 메이커들도 이 부분을 인정하고 컨버터블에 대한 다양한 안전장치를 개발했다. 컨버터블의 약점은 전복 시 탑승자를 효과적으로 보호하지 못한다는 것과 탑이 없어 차체 강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메이커들은 전복방지를 위해 전복감지 시 자동으로 강철빔이 튀어 오르는 장치들을 적용했고 무게가 늘어나더라도 차체의 강성을 강화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볼보 C70의 경우, 컨버터블에서는 보기 힘든 사이드 에어백을 도어에 설치했으며 사브의 신형 9-3 컨버터블의 경우 차체강성확보를 위해 보조섀시를 프론트, 리어, 사이드에 걸쳐 보완했다. 이처럼 현재 출시되는 컨버터블은 안전에 있어서 충분한 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컨버터블이 다른 장르에 비해 위험하다는 생각은 접어도 좋다.
컨버터블은 비싸다!
당연히 컨버터블은 일반모델에 비해 비싸다. 동급의 모델이라면 컨버터블의 가격은 높게 책정된다. BMW의 3시리즈 같은 경우는 천만원정도가 비싸다. 문제는 성능인데 컨버터블은 기본형인 세단형이나 쿠페형보다 무겁고 성능이 뒤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실용성도 뒤떨어진다. 앞서 말한 유지비 부분에서도 일반차량보다는 불리하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분명 컨버터블은 비싸다.
다행인 점은 예전과는 다르게 다양한 모델들이 출시되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하드탑인 푸조의 207cc는 3,650만원이며, 곧 출시될 크라이슬러의 세브링 컨버터블은 4,090만원으로 4인승 컨버터블로는 매력적인 가격이다. 200마력의 FSI엔진과 선루프가 적용된 하드탑, 폭스바겐의 자랑인 DSG미션이 장착된 이오스의 가격은 5,540만원이다. 이외에도 폭스바겐의 뉴비틀 카브리올레, 미니 컨버터블, 크라이슬러의 PT 쿠르저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만날 수 있는 컨버터블 모델이다.
낮아진 가격대의 컨버터블 모델이 많아지긴 했지만 비싼 모델이 대부분이다. 컨버터블 모델의 매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비싸긴 비싸다.
컨버터블은 멋있다!
컨버터블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확 트인 개방감이다. 탑을 열고 하늘을 벗 삼아 달리는 기분은 상쾌하다 못해 통쾌하다. 탑을 열고 지나가는 컨버터블을 보면 멋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단 한적한 도로에서 얘기다. 사실 컨버터블을 운행할 때 탑을 열고 다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특히 도심의 경우 더욱 그렇다. 도심에서 탑을 열고 다닌다고 상상해 보자. 황사와 매연에 찌든 공기는 운전자와 차량 실내 곳곳을 더럽힐 것이다. 또한 정체 중인 도로위에서 만나는 뚜껑열린 컨버터블은 안쓰러운 생각까지 든다. 여기에 덩치 큰 남자들만 4명이 앉아있다면? 웃음부터 나온다.
여름이면 더하다. 꽉 막힌 도로, 작렬하는 태양과 끓어오르는 아스팔트 위에서라면 탑을 여는 일은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어렵기는 겨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오픈 에어링의 치명적인 유혹은 왜 지금까지 컨버터블이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지를 말해준다. 탁 트인 개방감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과 하나 되어 바람을 가르는 느낌, 남들의 시선에서 오는 우쭐함 등은 오픈 에어링이 가진 마력이 아닐 수 없다.
버튼하나로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컨버터블의 매력은 오늘날 빽빽한 빌딩숲에 갇혀 사는 우리에게 하나의 로망이 아닐 수 없다. 오토조인스 장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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