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윤기 동국대 교수 / 김진석 인하대 교수 / 강원택 숭실대 교수
‘황해문화’ 봄호 특집, ‘노무현 심판론’은 지난 대선의 최대 화두였다.
보수 진보 중도 구분없이 그는 ‘만악의 뿌리’ 쯤으로 냉대를 받았다. 그에 앞선 대통령들도 임기말 사면초가 신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과 같이 대중적 차원의 전면적인 인격 혐오에 시달리지는 않았다. 왜 ‘노무현’은 이런 수렁에 빠졌을까?
홍윤기 동국대 교수는 계간 <황해문화> 봄호 특집 ‘노무현 정권 시대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실은 글 <사장된 권력과 호출받지 못한 시민-‘노무현 혐오증’의 대중심리적 기원>에서 이 문제를 짚었다.
“권력사용 제대로 못하고” “생활 속 변화로 연결 안돼” “집권당 소외·관료에 포획”
그는 ‘노무현 혐오증’은 노무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기능주의적 고찰로는 제대로 해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는 매우 성실한 통치자였다는 것이다. 실제 이명박 당선인의 외교안보수석으로 임명된 김병국 고려대 교수가 제시한 성공하는 대통령의 구체적 요건과 견줘봤을 때 노 대통령은 85점(100점 만점) 정도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 교수는 적었다.
“노무현 혐오는 노무현 권력의 자극 또 무자극에 대한 대중의 반응과 관계있다.” 홍 교수는 때문에 ‘노무현 혐오증’의 근원과 양상을 이념과 정치, 사회권력과 권력심리 측면에서 들여다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념 측면에서는 반공수구세력 및 보수 기독교 단체들로 이뤄진 극우세력들이 ‘노무현’을 좌익의 잔존세력 쯤으로 간주하고 사력을 다해 극도의 혐오감을 부추긴 점을 지적했다.
정치 쪽에서는 “대통령과 동료 정치인들 사이의 부조화”가 결정적 요인이었다. ‘당-청 분리’가 상호 혐오만 누적시켰고, 이는 “정치권에 노무현 혐오증을 거의 정식으로 퍼지게 만들었다”고 했다. 사회적 측면에서는 ‘경박한 노무현’에 대한 보수 언론의 혐오 조장을 지적했다.
홍 교수는 ‘노무현 혐오증’이 폭발력을 가진 데는 가장 큰 요인이 권력심리적 측면이라고 지적했다. 노무현 정부에 권력이 주어졌음에도 이 힘이 쓰이지 않고 사장되는 현실에 대해 대중들이 극도의 허망함과 좌절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대통령의 권력 공백이 관료의 자의적인 권력 남용이나 시장의 무차별적 횡포에 의해 방치되는 현실이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불만자를 양산했다는 분석이다.
김진석 인하대 교수는 같은 특집에 실은 글 <선명하고도 모호했던 민주화 동력-2002년 대선의 사회정치적 상황에 대한 보고서>에서 2002년 대선 승리의 전말에 대한 복기를 통해 ‘노무현 실패’의 원인 분석을 시도했다. 그는 당시 노무현을 선택한 힘은 보수-진보라는 이분법을 넘어, 생활세계의 새로움이라는 동력으로 낡은 정치세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힘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념적 모호성을 특징으로 하는 사람들이 ‘진보’가 아닌 ‘변화’를 선택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대선이 보여주듯, 더 이상 민주화의 이름으로 도덕주의적 통합의 깃발을 세우는 것은 무망하다면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대중들의 삶 속에서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글 <방향감각의 상실과 표류-노무현 정권의 정책기조와 권력기반의 변화>에서 노무현 정부가 정책적으로 표류했다면서, 이렇게 된 데는 노 대통령이 집권당을 소외시키면서 결과적으로 관료에게 포획된 탓이 크다고 적었다. 그는 집권당 소외가 초래한 대표적 결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들었다. 한겨레 강성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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