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간 책(冊)

메이치 천황

물조아 2007. 4. 27. 11:18

메이치 천황 /도널드 킨, 다락원


베일에 싸인 일본 역사상 최고의 군주 명치 천황, 무쓰 히토, 사치노미야.


히가시쿠제 미치토미는 천황을 인간 세계와 단절시키고 마치 살아 있는 신처럼 궁중에서만 살도록 만들자는 것이 막부의 정책이었다. 새로운 사건이나 진기한 사건이 절대로 천황의 귀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엄하게 금했다.


세계의 대세는 이미 일본만이 영구히 쇄국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미국의 요구를 냉정하게 거절한다면 전쟁이 벌어질 것은 뻔하다. 방비가 갖춰지지 않은 마당에 승산을 바랄 수 없음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당장 급한 일은 해양 방위라고 생각하고, 대형 선박 제조를 금지한 영을 조속히 거두고 서양을 본받아 제함에 힘써야 한다. 병사를 훈련시킬 교관과 기술자를 초빙하고 국민의 해외 도항도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


귀국은 언제나 교섭의 회답을 미루거나 말꼬리를 잡거나 약속을 고치거나 어기는 일이 허다하다고 한다. 이러한 행동으로는 외국에 믿음을 줄 수 없다. 이는 외국이 모두 불쾌하게 여기고 있는 바이다.


고메이 천황은 추악한 오랑캐를 쫓아낸 다음 막부와 힘을 합쳐 국가의 안정과 번영을 도모하려 하고 있다.


위기에 처하고 있는 사태의 절박한 상황을 누란과 초미라는 두 낱말을 사용해가며 우려하였다. 누란은 금방이라도 무너져버릴 것 같은 계란의 산을, 초미는 불길이 눈썹을 태울 정도로 가까이 다가 왔음을 뜻한다.


“불초는 일곱 번 새로 태어나도 보은에 전력할 각오일 따름입니다.”

“나라의 어려운 처지를 생각하면 피눈물이 날 것 같다.”

“번민 일동 엎드려 애원하며 백 번 머리를 조아립니다.”


오늘에 이르러 짐은 뼈를 아끼지 않고 마음을 다해 고난에 앞장서서 옛 열조께서 정성을 다해 놓으신 발자취를 밟으며 치적을 쌓기에 힘씀으로써 비로소 천직을 다해 억조의 황이 되고자 한다.


짐의 뜻을 깊이 새겨서 서로 이끌며 사사로운 생각을 버리고 공의를 따르자. 짐의 사업을 도와 신의 터전을 보전하자. 열성의 신령을 위로 할 수 있다면 평생의 행복이겠노라.


1870년 2월 외무성 관리 두 명을 조선에 파견해 교섭하려 하였으나, 그러나 조선은 일본 정부의 국서를 받을 수 없다는 회답을 보냈다. 그러자 화가 난 사절은 일본으로 돌아와 정한론을 주장했다.


이시기에 일본은 서양화의 방침을 채용한 이래로 전에 없는 강국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서양 학문에서 구하고 있던 것은 지혜가 아니라 실제적인 지식이었다.


그러나 조선은 일본과 달리 문명개화 정책을 채용을 거부했다. 조선은 지금 결정적으로 시대에 뒤떨어져 있었다. 일본인의 눈으로 볼 때, 조선은 바로 지난날 유럽인의 눈에 비친 일본의 모습이었다.


조선왕이 청나라 황제에게 임관 받고 있지만 조선 국내의 통치 및 전쟁과 평화의 문제는 조선국이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만일 일본이 조선을 공격하더라도 청나라는 개입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일본이 지금 직면해 있는 중대사 세 가지는 첫째 가라후토를 둘러싼 러시아의 분쟁이고, 둘째 타이완의 생번인 토벌, 셋째는 조선으로의 파견이 그것이다.


작금의 국내정세에는 내란 발생을 바라는 조짐이 팽배하다. 이럴 때는 그 분노의 화살을 밖으로 돌려서 국위를 해외에 떨치자. 그래서 조선과의 전쟁은 그들의 재정적 문제를 해결해 줄지도 몰랐다.


만약에 일본의 사절이 조선에 간다면 조선에서는 반드시 사절을 죽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때야말로 그 죄를 물어 군대를 파견할 명목이 선다.


일본 국내에서의 소규모 변혁이 매일 같이 일어나고 있었다. 공식적으로 일요일이 공휴일로 정해졌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도 반공일로 정해 시행하기로 했다.


네모진 막대기가 둥근 구멍에 맞아 들어갈 수 없듯이 무리가 따르는 느낌이다.


명치, 무쓰 히토는 일상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주로 근대화를 향한 착실한 진보와 직접 관계된 일들이다.


천황이 간언을 존중한다고 밝히자 신하들은 천황의 행위에 대해 물론 지극히 경의에 찬 말투로 이의를 제기할 용기를 얻은 듯싶다.


천황은 신하들이 갖가지 간언에 처음에는 저항을 보였지만 차츰 그 간언에 쾌히 따르려는 성숙한 성군의 자세를 보였다.


본인은 주량이 아주 약해서 황송한 이야기지만 언제나 도피하고 숨듯이 지내고 있었다.


왼쪽 오른쪽도 모르는 어린 마음 이제는 부자간의 이별이로구나! 진작부터 오늘이 있음을 알고 있었건만 막상 이별이라고 여기니 슬프기만 하구나!


叩頭(고두)하고 昧死(매사: 자신의 생각이 잘못되었으면 죽음으로 사죄함)하며 우러러 천황에게 아뢰고 엎드려 3천만 민중에게 고합니다. 오직 부정부패한 관리 몇 명이 억단해서 결정하는 바에 따르고 있습니다.


남북전쟁의 군사적 업적에 의한 그랜트 장군의 영광은 대통령 재직 중 독직 사건으로 타격을 받았다.


측근들은 그랜트가 잠시 미국에서 모습을 감추는 것이 현명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국민들이 그 사건을 잊기를 원했던 것이다.


아마도 천황이 그랜트와의 회담에서 얻은 가장 큰 성과는 훗날 외국 정치가와의 회담에서 천황이 지난날보다 더 자신감을 갖게 된 일일 것이다.


그의 방문이 일본에 끼친 문화적 충격은 천황과의 회담 성과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그랜트 장군은 일본의 완전한 독립과 번영을 바라는 것은 나 한 사람만이 아니다. 미국 국민 모두의 소원이기도 한다. 부디 천황과 일본 국민에게 하늘의 加護(가호)가 있기를 바란다.


이 시기를 경계로 우리는 메이지 천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틀에 박힌 칙어의 말투가 아니라,


이제까지 주로 귀 기울이는 쪽에만 서 있던 한 인간이 스스로 말할 때가 왔다고 결심한 것처럼 독자적인 소리를 내기 시작 했다. 끝. '09.9.21 201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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