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간 책(冊)

노인과 바다 / A. 헤밍웨이 이혜리 옮김 / 청목

물조아 2015. 7. 31. 19:20

 

 

- 헤밍웨이는 1899년 7월 21일(~1961년) 미국의 오카파크에서 의사의 아버지와 음악적 재능이 뛰어났던 어머니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26년 최초의 장편 ‘태양은 또다시 떠오른다’ 1928년 장편 ‘무기여 잘 있거라’ 1936년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 1952년 ‘노인과 바다’ 출간되었다.

 

1954년 불운한 비행기 사고를 당해 두개골이 파열되고 내장까지 손상을 입은 불행을 겪었다. 그해 ‘노인과 바다’로 노벨상을 받게 되었으나 수상식에조차 참석할 수가 없었다.

 

- ‘노인과 바다’는 쿠바 해안에 사는 한 늙은 어부가 바다에 나가서 자기의 고깃배보다 더 큰 고래를 발견하고 이틀 밤낮을 그 고기와 싸운 끝에 겨우 잡아 가지고 돌아왔으나

 

새벽에 항구로 돌아왔을 때는 상어 떼의 습격으로 머리와 뼈만 남은 채 배에 매어져 있었을 뿐이었다는 얘기다.

 

이것은 단순한 이야기이나 이 단순함 속에는 무한한 의미가 깃들여져 있어, 어딘가 예술가의 창조적인 고투를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끝까지 용기와 신념을 잃지 않았던 불굴의 인간 모습이 늙은 어부를 통해 잘 묘사되고 있다.

 

- 그리고 사람들이 더욱 자연에 겸손해 져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 같다. 그렇다 바다는 친절하고 대단히 아름답지만 갑자기 잔인하게 변할 수도 있다.

 

“저 고기도 내 친구이다.” 하고 그는 소리 내어 말했다. “저런 고기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단 말이야. 그렇지만 저를 죽이지 않을 수 없어. 인간이 별을 죽일 필요가 없는 것이 다행이다.”

 

그러자 노인은 아무것도 먹지 못한 큰 고기가 불쌍해졌다. 불쌍하다는 생각에도 고기를 죽이겠다는 결심은 조금도 누그러지지 않았다.

 

저 고기를 잡으면 몇 사람이 먹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도 해 보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저 고기를 먹을 자격이 있을까?

 

아니지 물론 자격이 없다. 고기의 태도라든지 저 당당한 위엄을 생각해 보면, 아무도 그것을 먹을 자격이 없다. 나는 이런 것은 잘 모르겠다,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가 해나 달이나 별을 죽일 필요가 없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런 바다에서 살면서 우리의 참다운 형제를 죽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두 시간이 지나자 노인은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고 뼛속까지 지쳐 버렸다. 상어와의 싸움에서 좋은 일이 오래 갈 리가 있나, 하고 노인은 생각했다.

 

이것이 꿈이었으면, 고기를 낚는 일도 없고, 신문지를 깔고 침대에 놓자 누워 있는 것이라면 차라리 좋겠다.

 

“그러나 사람은 지지 않아.”하고 그는 말했다. “사람은 죽을지언정 지지는 않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