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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시간 빈곤자인가요? [온라인 중앙일보]

물조아 2015. 4. 25. 00:41

당신도 시간 빈곤자인가요? [온라인 중앙일보]

 

[여성중앙] Time Poor or Rich

 

 

우리는 누구나 ‘시간 부자’로 태어났다

 

‘빈부 격차’의 문제나 ‘계층 간의 불평등’을 강조하는 사회일수록 돈의 문제에 더욱 예민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이 가지는 근원적인 불평등이나 불만을 조용히 잠재울 수 있는 더 큰 재산이 있다. 바로 시간이다.

 

각자 소유한 재물의 규모와 달리, 우리는 누구나 ‘시간 부자’로 태어났다. 즉 시간은 공평하게 가지게 되는 재산이다. 하지만 돈과 달리 시간은 다른 의미의 재산이다. 무엇을 위해,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여야 할지를 아느냐에 따라 다른 가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사용하는 사람이 잘 사용할지를 모르는 경우 그냥 사라진다. 모두들 너무 바쁘다고 한다. 삶을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듯한 유치원생도, 삶의 여유를 즐길 것 같은 할머니, 할아버지도 모두 바쁘다고 한다.

 

시간의 부족, 시간의 낭비 때문일까? 그렇지 않다. 재산에 비유하면, 자신이 원하지 않는 곳에 억지로 돈을 낭비하는 것과 같다. 시간을 이렇게 낭비하는 사람들은 ‘리얼리스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리얼리스트 모드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항상 시간에 쫓긴다. 학생들의 경우 ‘경험을 많이 쌓고 싶고, 학점도 잘 챙기고 싶다. 취업 준비도 해야 하고, 연애도 하고 싶다. 하지만 이 모두를 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이들은 자신의 스타일을 뚜렷이 표현하는 걸 힘들어한다. 웬만하면 대세를 따른다. 타인을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느끼려 한다. 인정에 목말라하고, 인정을 받으려 한다.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보는가를 무엇보다 중시한다. 왜냐하면 타인으로부터 인정받는 것이 바로 자신의 존재에 대한 확인이기 때문이다.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하고, 나름 완벽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 무엇보다 주위 사람들이 원하는 것에 자신을 맞추려 한다. 자신을 삶의 희생자나 피해자로 쉽게 여기며, 불안할수록 쉽게 자책한다. 남을 불편하게 하기보다 내가 조금 불편한 것이 낫다고 믿는다.

 

어떻게 보면 순응적이며,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마음이다. 규범과 틀을 지키려 하지만 일관적이지는 않다. 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들 하는 대로 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바쁘다. 리얼리스트는 성실하게 오늘을 살아가려는 대다수 한국인의 모습이다.

 

현실은 가능한 한 있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하며, 무엇보다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삶의 가치는 누구나 이야기하는 ‘가정의 화목’ ‘행복’ ‘건강’이다. 대한민국의 평범하고 무난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이들에게 시간은 삶을 살면 살수록 점점 더 부족해질 뿐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시간 부자법’이다. 돈의 사용 내역을 가계부에 적듯,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는지 기록하는 것을 학습해야 한다.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라는 책이 놀라운 지침을 줄 것이다. 82세에 세상을 떠난 소련의 곤충 분류학자인 알렉산드르 류비셰프(Aleksandr Lyubishev)는 세상에 70여 권의 학술 서적과 총 1만2500여 장(단행본 100권 분량)의 연구 논문, 그보다 더 방대한 양의 학술 자료와 꼼꼼하게 수제본한 수천 권의 소책자를 남겼다.

 

생전의 류비셰프와 교류했던 지식인들은 그가 남긴 엄청난 양의 원고 앞에서 할 말을 잃었다. 류비셰프의 학문적 성취와 철학과 역사, 문학과 윤리학 등이 더 밝혀지면서, 전 방위로 넘나든 그의 독창적이며 방대한 이론에 모두 아연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는 매일 8시간 이상 충분히 자고 산책과 운동을 한가로이 즐기는 삶을 살았다. 또한 단테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줄줄 외고 주요 공연과 전시를 빠짐없이 관람했다. 물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학교와 연구소 직원으로 일했으며, 각종 학술 세미나와 국책 사업을 위해 한 해에도 몇 달씩 전국 각지를 순회했다.

 

사람들은 바쁘게 살았지만 여유로운 삶을 누렸고 또 많은 업적을 남긴 그의 비법을 알기 원했고, 그것이 바로 ‘시간 통계’ 노트였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누구도 시도해본 적 없는 방법으로 도처에 깔린 시간을 ‘채굴’해냈다. 그렇게 확보한 시간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모든 일을 해낼 수 있었다.

 

그의 시간 통계 노트는 단지 매일매일 사용한 시간을 적은 것이었다. 우리가 시간의 부족에 시달리고 항상 바쁘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자신이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는지를 마치 돈을 사용한 내역을 가계부에 적듯 기록하여 확인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을 위해 얼마의 시간을 사용했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시간 부자’로 사는 길이다. 하지만 “이런 작업을 하려면 반성하는 마음에 앞서 대단한 노력과 용기를 필요로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약함과 허점, 실수 등을 스스로 공개하고 인정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저, 2004) 시간 부자법이 시간 관리법이지만, 리얼리스트 모드로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이 잘 따라 하기는 힘들 것 같다.

 

글 황상민 (연세대학교 심리학 교수)

 

2015 시간의 조건, 사람답게 살아보자

 

설문 기간 3월 12~17일 설문 대상 3343 연령대 기혼 여성 200명(전업주부 vs 워킹 맘 각 50%) 설문 방식 이메일 설문 설문 진행 서베이몽키(Surveymonkey)

 

Q. 하루 중 나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

55% 잠깐 생각하는 정도

28%거의 없다

17%하루 1시간 이상 꾸준히

 

Q. 나를 위한 1년의 시간이 주어진다면 무엇을 할 계획인가

해외여행 > 건강 관리 > 자격증 > 영어 마스터 > 다이어트 > 내 집 마련 > 노후 설계

 

Q. 아이들이 시간에 쫓기는 다양한 이유

어린이집 > 이동 시간 > 학교 공부 > 휴대폰 > 사교육 > 노느라

 

Q. 한 달 동안 주로 사용한 데이터

24% SNS

22% 포털 뉴스(가십)

18% 온라인 쇼핑

16% 블로그 및 카페 활동

15% 유용한 정보 수집

5% 기타

 

Q. 시간 관리를 위해 필요한 것들(복수 응답)

27% 여유 자금

25% 효율적인 시간 분배

20% 분명한 목표 설정

18% 육아/교육 등 협조

16% 가사 분담

5% SNS, 쇼핑 등 주변 활동 자제

 

Q. 한 달 통화량 중 인생에서 중요한 통화라고 생각하는 시간

38분

 

Q. 아이의 미래를 위해 물려주고 싶은 시간이 있다면(복수 응답)

30% 휴식, 사색의 시간

28% 자기 계발의 시간

24% 추억의 시간

16% 책 읽는 시간

14% 건강을 위한 운동 시간

 

Q. 하루 중 가족과 미래를 위해 대화하는 시간

51% 30분 이내로 잠깐

29% 거의 없다

14% 1시간 이내 긴밀하게

6% 기타

 

Q. 지난 한 달 휴대폰 음성 통화량

40% 100분 이내

32% 200분 이내

16% 300분 이내

12% 기타

 

Q. 일상을 벗어나 여행을 떠난다면 어떤 여행을 계획하나

자유 배낭 여행 > 휴식과 재충전 > 힐링 > 성지 순례 도보 여행

 

Q. 재충전 여행지로 가고 싶은 장소

제주도 > 전국 일주 > 프랑스 > 핀란드 > 스위스 > 하와이

 

Q. 가족과 나누는 대화의 주제

아이의 미래 > 자녀 교육 > 일상생활 > 재테크 > 내 집 마련

 

자투리 시간 이렇게 써 보실래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미덕, 멍때리기 대회

 

지난해 가을, 서울 시청 앞에서 이색적인 대회가 열렸다. 이름하여 ‘멍때리기 대회’. 가장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념무상에 빠진 사람에게 상을 주는 이벤트였다. 이 대회는 전기호(2lectronicship)라는 이름의 아티스트 듀오(웁쓰양+저감독)가 치룬 대회였다.

 

이 대회를 기획한 웁쓰양은 언젠가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렸었다.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다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신체적ㆍ정신적으로 극도의 피로감을 받고 무기력증 등의 후유증을 앓는 것을 이른다. 그녀는 이를 계기로 많은 현대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마트 기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더 바빠졌어요. 끊임없는 자극과 넘치는 정보에 노출되면서 뇌와 마음이 일상 속에서 쉬고 싶다고 신호를 보내요. 그럼에도 요즘 사람들은 누워 있을 때조차 스마트 기기를 가지고 끝없이 손가락을 움직여요. 이렇게 쉴 틈 없이 움직이며 자신을 소진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은 가만히 있어보라’고 권유하고 싶었어요.”

 

전문가들은 뇌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비로소 긍정적인 기능을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뇌 과학자들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작업을 수행 할 때가 아니라 오히려 휴식할 때 뇌가 활성화된다고 말한다. 창조성이 더 발현되어 의외의 아이디어나 새로운 것들을 고안해낼 수 있다는 것.

 

이를 증명하듯 세계적인 리더들도 멍때리기를 즐긴다. 워런 버핏은 매일 아침 멍하니 앉아 하루를 시작하고, 전 애플 CEO인 고 스티브 잡스는 모든 디지털 기기로부터 벗어나 산책을 자주 나가며 뇌를 비우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우리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운동하듯이 멍때리기도 시간을 내어 일부러 하는 것,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이제 ‘멍하게 있는 사람’을 더 이상 바보 같다고 하지 않고, ‘쉬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쉴 틈 없이 밀려드는 업무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의 뇌는 지쳐간다. 한 번쯤 모든 것을 손에서 놓아버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무념무상에 빠져 보는 건 어떨까.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세상의 많은 것이 보일 것이다. 참고로 올해 ‘제2회 멍때리기 대회’는 부산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자투리 시간에 당신이 할 수 있는 일

 

베리굿정리컨설팅 대표이자 국내 1호 정리 컨설턴트인 윤선현씨는 한국 내 정리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인공이다. 그는 플래너나 다이어리 같은 시간 관리 도구만 잘 사용해도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이를 어려운 일이나 귀찮은 일로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그만큼 쉬운 것도 없다.

 

지하철을 기다리거나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누군가를 기다릴 때, 또 식당에서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도 대표적인 자투리 시간이다. 윤선현 대표는 타이머나 포스트잇 같은 간단한 도구를 활용하면 이 같은 흘려보내는 시간도 잘 정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자투리 시간에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포스트잇 한 장에 할 일을 한 개씩 적고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이를 하나씩 해결하면서 포스트잇을 떼어냅니다. 또 의도적으로 자투리 시간을 만들어 타이머를 5분, 10분 등으로 맞춰놓고 그 시간을 제한해서 사용해 보세요.

 

예를 들어 미팅이 있다면 5분이라도 먼저 가겠다고 생각해 5분의 시간 동안 만날 사람들과 나눌 이야기를 생각해보는 것 등이죠. 타이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집중력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20여 년 동안 시간 관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돈이 모이는 시간 사용법(대림북스)'의의 저자 시간 관리 컨설턴트 유성은씨는 시간 관리의 효과적인 습관이 되는 기본은 목표 설정과 우선순위 결정 그리고 계획이라고 한다. 목표만 잘 세워도 일의 반은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은 여러 사람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

 

구호활동가 한비야씨는 해야 할 많은 일이 있어도 ‘한 번에 한 가지씩’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국립생태원장이자 이화여대의 최재천 석좌교수는 ‘마감일보다 10일 앞당겨서 완성하기’를 생활화한다고 한다. 이러한 습관을 개선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자투리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늘 발생하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자투리 시간에도 고급, 중급, 하급이 존재하는데 고급 시간에는 업무나 공부, 중급 시간에는 책이나 신문을 읽는다. 하급 시간은 긴장 해소를 위해 잠깐 쉬거나 잠을 잔다.

 

더 구체적인 행동 습관으로는 5분 내외에는 이메일 확인, 단어 외우기, 간단한 스트레칭 등을 하고 15분 내외라면 외국어 회화 공부, 신문이나 책의 일부를 읽는다. 또 출퇴근 시간에는 오늘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데 집중해보자. 점심을 먹고 잠깐 짬이 났을 때에는 휴식을 취해 오후 활동에 능률을 올리는 것이 좋다.

 

엄마의 시간도 소중하다, 픽업 서비스 대행

 

아이 주변을 맴돌며 집과 학교, 학원으로 아이를 데려다주는 엄마들을 이른바 ‘헬리콥터 맘’이라고 한다. 아이의 안전이 걱정돼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지만 아이를 기다리며 보내는 시간이 소모적으로 흐르는 것도 사실이다.

 

초창기부터 델따주의 픽업 서비스를 이용한 워킹 맘 이주희(가명)씨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에서 따로 셔틀버스를 운영하지 않아 아이들의 픽업을 맞아줄 사람을 개인적으로 고용하기도 했었다.

 

그렇지만 가정사나 날씨 등 불규칙하게 일을 쉬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일을 하면서도 ‘아이들이 어떻게 학원을 가야 할까’ 전전긍긍했었다. 그러다 이용하게 된 델따주의 픽업서비스는 아이들의 스케줄에 딱 맞출 수 있고 여자아이 같은 경우 학원 안까지 데려다 주기도 한다.

 

큰아이의 학원이 밤늦게 끝나면 학원 버스를 타고 온다고 해도 밤늦게 위험한 골목길을 걷는 것이 불안했는데 이제는 학원 앞에서 집 앞까지 아이를 데려다 주니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요청을 하면 아이 간식을 준비해주기도 하고 실시간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차량 내부를 볼 수도 있어 지도 선생님이 아이를 어떻게 케어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등하교와 학원을 오가는 것에 신경이 많이 쓰이더라고요. 옆에서 케어해줄 수 없는 저로서는 학원 버스가 있는 학원에만 보내야 했죠. 그런데 학원 버스를 탄다고 해도 버스가 여기저기를 돌아 시간이 많이 소요되더라고요.

 

또 차를 놓치면 학원을 못 가는 등 불편함이 많았는데 델따주 서비스를 이용한 뒤로 저는 안심하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아이들은 학원 버스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어졌어요.” 델따주 서비스는 홈페이지(www.deltaju.com)나 전화(1599-1120) 상담을 통해 미리 견적을 받을 수 있고 가격은 거리 비례로 측정된다.

 

기획 여성중앙 강승민 · 조유미, 사진 이상규(cao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