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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성폭행 살해범'에 아빠의 복수

물조아 2009. 10. 23. 09:00

[조선일보] 파리=김홍수 특파원 獨서 무죄받자 27년 만에 납치… 佛재판소에 묶어놔


딸이 독일인에게 성폭행당한 뒤 살해된 것으로 믿고 있는 프랑스의 한 부모가 27년 만에 복수극을 펼친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프랑스와 독일 접경도시인 뮐루즈시 재판소 앞에 독일인 의사 크롬바흐(Krombach·74)가 손발이 묶이고 얼굴이 피투성이가 된 채 발견됐다. 이틀 뒤 프랑스 경찰은 크롬바흐를 납치한 혐의로 밤베르스키(Bamberski·75)를 체포했다.


밤베르스키는 1982년 자신의 딸(당시 14세)이 크롬바흐의 집에 놀러 갔다가 크롬바흐로부터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고 믿고 크롬바흐를 집요하게 추적해온 인물. 하지만 크롬바흐는 살인혐의를 부인해 왔다.


크롬바흐는 독일에서 기소돼 재판을 받았으나 살인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증거 불충분)을 받았다. 하지만 밤베르스키는 프랑스 법원에 그를 다시 고소, 1995년 유죄 판결(15년 징역형)을 받아냈다.


이후 프랑스 검찰이 체포영장을 발부했지만 독일 검찰은 일사부재리(一事不再理) 원칙을 내세워 영장 집행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밤베르스키는 사설탐정을 고용해 크롬바흐의 행적을 끈질기게 추적해 왔다. 경찰에 체포된 밤베르스키는 납치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프랑스 검찰은 그가 납치를 사주한 증거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프랑스 경찰에 억류돼 있는 크롬바흐는 조만간 프랑스 법원에서 다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밤베르스키의 활동을 후원해온 시민단체 등에서는 "복수가 아니라 정의를 원한 것"이라며 밤베르스키의 행동을 옹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