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살해당한 이란 부모, 가해자 교수형 직접 집행

[경향신문] 김향미기자 이란에서 10대에 살인을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은 청년에 대해 피해자 부모가 직접 교수형을 집행했다고 AFP통신 등이 11일 보도했다.

유럽연합(EU)과 인권단체들은 미성년자의 범죄행위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집행 정지를 촉구했으나 무시됐다.

통신에 따르면 아들을 잃은 부모는 이날 테헤란 에빈교도소에서 가해자 베누드 쇼자이(21)에 대한 교수형을 직접 집행했다. 쇼자이는 17살이던 2005년 8월 동급생인 에산 나스롤라히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로 나스롤라히를 찔러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란에서는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살인사건의 경우 피해자 가족이 보상금을 받고 가해자를 용서하지 않는 한 사형을 집행한다. 사법부 관리 파크레딘 자파르자데는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피해자 부모가 쇼자이를 용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지만 부모의 뜻이 완강해 결국 사형을 집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권단체들은 미성년일 때 저지른 범죄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는 것은 과도하다며 쇼자이에 대한 형 집행을 중지할 것을 주장해 왔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란에서 현재 최소 135명의 미성년자가 사형을 선고받고 형 집행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미성년자를 사형에 처하는 나라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등 3개국뿐이라고 비판했다. EU도 지난달 “미성년 사형수에 대한 형 집행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 쇼자이에 대한 사형 집행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이란은 미성년자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다는 유엔 총회의 아동인권 규정에 서명했지만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샤리아법에 따라 살인, 성폭행, 무장강도, 간통, 마약 유통 혐의로 기소된 이들을 사형에 처하고 있다. 이란은 살인 범죄자를 용서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피해자의 가족뿐이라며 미성년자 사형수가 18세 이상이 되면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란은 올해만 231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김향미기자 sokhm@kyunghyang.com〉 사진출처: 야후 이미지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