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평형인데 지분이 달라

[조인스] 1970~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 단지 중에는 같은 단지, 같은 크기 아파트인데도 대지지분(해당 아파트 몫의 땅 면적)이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 1단지와 경기도 과천시 주공 7단지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들이 입주할 당시에는 대지지분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지 않았기 때문에 행정상 실수 등으로 이런 일이 가끔 벌어졌다.

요즘은 다르다. 아파트 건설회사들이 각 가구의 전용면적에 비례해 일괄적으로 대지지분을 나누기 때문에 같은 크기 아파트에서 대지지분이 차이가 나는 일은 일어나기 어렵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입주한 서울 송파구의 대단지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 옛 잠실주공 1단지를 재건축한 잠실 엘스(5678가구)에 일반 분양 당첨을 통해 입주한 84㎡형(공급면적) 집주인들은 같은 크기 아파트인데 조합원 배정분(862가구)의 대지지분은 35㎡이고 일반 분양분은 28㎡로 차이가 난다고 주장하며 조합과 아파트를 지은 건설사에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주변 중개업소에서는 엘스 단지의 땅값을 3.3㎡당 5000만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각 가구의 등기부등본을 조회해 본 결과 일부 입주민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큰 차이는 아니지만 조합원분과 일반분양분의 대지지분은 분명 달랐다. 조합원분은 31㎡이고 일반분양분은 28㎡다.

재건축 사업계획을 짤 때의 예상치와 실제 아파트를 짓고 난 뒤의 대지지분이 달라지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 예상치와 달리 대지지분이 남게 되자 이를 조합원들에게 나눠 배분했다는 게 조합 측 설명이다. 일반 분양분은 입주자 모집공고를 통해 각 가구에 돌아갈 대지지분을 명시했기 때문에 추가 배분에서 제외했다는 것이다.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일반 분양분 당첨자들은 당황해한다. 대지지분이 다른 만큼 조합원 배정분에 비해 일반 분양분 집값이 낮게 평가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지금은 대지지분이 다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층과 향에 따른 집값 차이만 있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 대지지분 차이가 집값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 엘스 84㎡형의 시세는 상한가 기준으로 7억5000만원 정도다. 함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