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마음 편히 일정액 받으려면 확정급여형 선택을

[중앙일보] 도입 3년 지난 퇴직연금 Q&A

퇴직연금제도가 생긴 지 3년이 넘었지만, 5인 이상 사업장 상용근로자의 17%만이 퇴직연금제도를 도입했다. 게다가 퇴직연금제로 전환한 회사의 근로자들조차도 퇴직연금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퇴직연금제도를 문답으로 알아본다.

-회사에서 도입한 게 DC형이라는데, DC형은 뭔가.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 Defined Benefit)과 확정기여형(DC, Defined Contribution)으로 나뉜다. DB는 나중에 받을 연금 액수가 임금과 근속 기간에 따라 정해진다. 운용 손실이 나더라도 근로자는 정해진 산식에 따라 연금을 받는다. 운용 책임은 회사에 있다. 따라서 수익이 나면 회사는 비용을 아끼지만, 손실이 나면 손실을 메워야 한다. DC형은 매월 일정한 금액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나중에 받는 퇴직연금은 운용 실적에 따라 달라진다. 운용 책임은 근로자에게 있다.”

-어느 쪽이 더 유리한가.

“장단점이 있다. 손실 걱정 없이 맘 편하게 일정액을 받겠다고 하면 DB형이 낫다. 하지만 임금 인상률보다 투자 수익률이 높으면 DB형을 선택한 사람은 DC형보다 적은 연금을 받게 된다.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임금이 꾸준히 오를 때는 DB형으로 하다가 임금이 줄어드는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면 DC형으로 전환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간에 직장을 옮기면 어떻게 되나.

“개인퇴직계좌(IRA)를 이용하면 된다. 전 직장에서 받은 퇴직금을 IRA에 넣어 뒀다가 완전히 은퇴한 후 받는 돈까지 합쳐서 운용할 수 있다. IRA에 넣지 않고 그냥 일시금으로 찾아서 굴려도 된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퇴직소득세(3~5%)보다 높은 이자소득세(15.4%)를 내야 하는 등 세금 문제에선 손해를 볼 수 있다.”

-퇴직연금이 도입되면 중간정산을 할 수 없나.

“중간 정산이 제한된다. 일종의 노후 보장 제도이기 때문에 중간에 돈을 빼 가지 못하도록 묶어 둔 것이다. 다만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자금, 장기 요양에 따른 치료 비용 등이 필요한 경우에 한해 DC형은 중도 인출이 가능하다. DB형은 50% 한도에서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기존 퇴직금 제도에 비해 좋은 점은 뭔가.

“퇴직금을 못 받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다. DB는 퇴직연금 재원의 60%, DC는 100%를 회사 외부의 금융사 등에 적립해야 한다. 기업이 도산해도 퇴직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2007년 퇴직금 체불은 2900억원에 이른다. 퇴직금을 일시금뿐 아니라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노동부 퇴직연금제도 홈페이지(www.molab.go.kr/pension)나 삼성생명·미래에셋 등 금융사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김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