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자영업을 하는 윤종서(62·서울 구로구)씨는 지난해 7월 세 살배기 손녀를 안다가 허리가 삐끗하면서 주저앉았다. 이 광경을 지켜본 큰딸이 “건강관리를 더 이상 미뤄선 안 된다”며 윤씨를 병원으로 이끌었다.
당시 윤씨의 몸은 이랬다. 허리는 38인치, 몸무게는 89.4㎏, 체질량지수(BMI, 몸무게/키의 제곱)는 30.2로 고도비만이었다. 배는 볼록했고 어깨는 탄력 없이 축 늘어져 있었다. 혈압약을 두 종류 복용하고 있었으나 혈압은 160/100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병원 비만클리닉에서 측정한 윤씨의 건강나이는 62세. 심장병·당뇨병 발병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왔다. 충격이었다.
‘회춘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의사·영양사·운동처방사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시작했고 식단을 다이어트했다. 두 달 정도 지났을까. 주변에서 “얼굴에 병색이 돈다”고 걱정하기 시작했다. 안 하던 운동을 하니까 심한 통증이 세 차례 왔다. ‘젊음을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이를 악물었다.
12일 다시 병원을 찾았다. 윤씨는 청년처럼 달라져 있었다. 체중이 18㎏ 정도 빠졌고 BMI와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윗몸 일으키기 횟수가 1분에 12회에서 24회로 늘었다. 성기능도 달라졌다. 윤씨는 “발기 강직도가 확실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윤씨의 건강나이는 54세. 8개월 만에 9년 젊어진 것이다. 윤씨는 “주변에서 ‘나이보다 7∼8년은 젊어 보인다’는 말을 듣게 돼 너무 즐겁다”며 “32인치짜리 바지를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씨의 회춘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매일 1시간씩 수영과 걷기 운동을 하면서, 하루 열량 섭취량을 1500㎉로 줄였다(성인 남성의 하루 권장 열량은 2600㎉). 세끼 식사 외에 간식은 우유 1컵(200mL)과 과일 1/2∼1개(하루 100㎉ 내외)로 제한했다.
윤씨 주치의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한끼 식사량은 3분의 2공기였고 반찬으로 한끼에 150㎉(두부 1/6모 + 생선 작은 것 한 토막)가량을 섭취하게 했다”며 “살 빼고 운동하는 게 윤씨의 회춘 비결”이라고 말했다.
같은 환갑이라도 피부나이 20살 차이
중년층과 노년층 사이에서 젊음을 되찾으려는 회춘 바람이 거세다. 종전에는 오래 사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늘면서 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게 더 중요해졌다. 건강하게 오래 살려면 중년 시절부터 회춘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헬스클럽 월드짐 강효정 마케팅팀장은 “과거엔 중년층들이 러닝머신만 한 30분 타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엔 근육운동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젊은 사람처럼 1대1 트레이닝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피부과나 성형외과를 찾는 중년층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고운세상피부과네트워크를 찾은 50대 이상 중년층 환자는 4년 전에 비해 2.1배 늘었다. 같은 기간 20대는 1.1배 증가했다. 중년 환자들은 주로 피부 잡티와 주름 제거 치료를 받았다. 특히 40대 이상 고객 중 지난해 기미 제거 치료를 받은 사람은 4년 전에 비해 7배 이상 늘었다.
이 병원 안건영 원장은 “40대 후반에 경제적 여유가 생기고 자신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회춘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 늘었다”면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60세에 피부나이가 20살 정도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은퇴 무렵에 회춘에 돌입하는 사람도 많다. 대한생체나이의학연구소가 지난 10년간 건강검진을 받은 10만여 명을 대상으로 건강나이를 측정한 결과, 58세까지는 실제 나이보다 건강나이가 많다가 그 이후에 젊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0대의 건강나이는 51.2세, 50대는 57세, 60대는 62.7세, 70대는 68.1세였다.
70세 넘는 사람도 회춘에 관심이 높다. 경기도 구리시 한창재(91)씨는 70대 때엔 백발이었다. 그 이후 검은 머리가 하나둘 나기 시작해 요즘에는 반백이 됐다. 한씨는 요즘도 매일 오전 6시30분이면 개인택시를 몰고 나간다.
한씨는 “열심히 일하는 게 회춘의 비결”이라고 말한다. 서울대 노화고령화연구소 박상철(서울대 의대 생화학 교수) 소장은 “(한씨처럼) 부지런히 심신 활동을 하면 뇌의 줄기세포가 자극을 받아 회춘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종전에 드물었던 80세 이상 고관절 수술도 늘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 인갑윤(96)씨는 지난해 7월 고관절치환수술을 받았다. 주변에서 반대했지만 인씨는 “안 하면 죽는데 해야지”라며 수술을 고집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고관절치환수술을 받은 80세 이상 노인은 2003년 32명에서 2007년 47명으로 늘었다. 관상동맥우회로술이나 심장판막대치수술을 받은 70대 노인도 각각 96명에서 128명으로, 17명에서 45명으로 증가했다.
건강나이=생활습관을 평가하고 질병의 유무, 혈압·폐활량 같은 신체 기능, 심장·폐 등 장기 기능, 비만도 등을 따져 산정한 몸의 나이. 이 방법으로 측정하면 몸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살필 수 있고 나이에 비해 노화가 빠른지, 늦은지 알 수 있다. 최근엔 심장·폐·척추 등 장기별 나이를 측정하는 방법도 개발됐다. 박태균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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