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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있을 때도 발바닥에 체중 실어야, 다리 꼬고 앉으면 보약도 소용없어

물조아 2009. 1. 31. 03:59

앉아있을 때도 발바닥에 체중 실어야


건강 지켜주는 자세, 피아노 전공인 대학생 김모(25)씨는 허리가 너무 아파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척추뼈가 심하게 변형돼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유치원 다닐 때부터 20년 가까이 등받이가 없는 피아노 의자에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연습하느라 허리에 무리가 간 탓이었다.


회사원, 학생 등 매일 7~8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 생활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자세가 근육과 뼈 등 온몸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 장시간 자동차를 운전해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이는 건강에 해로운 것은 물론 직장 결근 등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영국안전보건청(HSE)에 따르면 영국인 1700여만명이 허리와 등의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이중 500여만명은 직장의 근무시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할 정도다.

 

 

잘못된 자세는 근육, 관절, 인대, 뼈 등에 도미노처럼 영향을 미친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이 근육이다. 한양대병원 재활의학과 김미정 교수는 “앉아서 고개를 앞으로 쭉 빼거나 고개를 좌우로 기우뚱한 채 생활하면 목뼈를 지탱하는 근육과 인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근육에 영양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며, 심하면 통증이 온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어도 근육이 만성적인 수축 현상을 일으키게 돼 혈액 순환이 잘 되지 않아 노폐물인 젖산이 쌓인다. 그러면 피로감과 통증이 쉽게 온다. 잘못된 자세 등에 의한 ‘근막통증증후군’은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의 30~74%로 보고돼 있다. 근막통증증후군은 컴퓨터를 오랫동안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많으며 목, 허리, 어깨, 팔 등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난다.


근육 다음에는 뼈와 관절의 배열이 흐트러진다.


김미정 교수는 “다리를 꼬고 앉거나 서 있을 때 한쪽 다리에만 힘을 주면 신체의 불균형을 초래해 양쪽 골반의 위치와 어깨의 높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앉을 때 엉덩이를 의자 앞으로 빼고 앉으면 척추가 휘거나 요통이 생기기도 한다. 목을 앞으로 뺀 자세는 목 디스크의 원인이 된다.


강동성심병원 재활의학과 박동식 교수는 “컴퓨터를 사용할 때 눈과 모니터와의 거리는 30~70㎝ 간격을 유지하고, 컴퓨터 모니터의 중앙이 눈에서 약 15도 아래쪽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책상 위에서 공부나 작업할 때 목이 앞으로 구부러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책 받침대를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박 교수는 “올바른 자세라도 오랫동안 한 가지 자세를 취하면 근육이 쉽게 피로해진다. 한 시간에 10분 정도는 꼭 휴식을 취하고, 수시로 스트레칭을 해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해야 근육과 관절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2007.9.4


다리 꼬고 앉으면 보약도 소용없어


건강하지 못한 이유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쉬운 것부터 연습하세요


앉아 있을 때도 발바닥에 체중 실어야’는 지난 주(9월 5일자) 헬스면 기사를 기억하십니까? 뼈 그림을 통해 잘못된 자세가 건강에 얼마나 나쁜지를 소개한 것입니다. 기사의 메시지는 간단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배운, 바로 그 자세를 유지하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의자 깊숙이 들여 앉고,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두 발 바닥 모두 바닥에 붙여 체중을 실으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기사를 어떻게 보았습니까? 아마도 “자세 똑바로 하라는 뻔한 얘기 구만…”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신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림을 보며 잠깐 동안 관심과 경각심을 가졌던 분도 있겠지요? 그러나 얼마나 많은 분이 기사를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까요?


10년 넘게 의학 기자로 일하면서 금연하라, 운동하라, 절주(節酒)하라 등 무수히 많은 건강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또 ‘글 따로, 행동 따로’라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고, 얼추 비슷하게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차례 애 썼지만 안 된 것이 몇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른 자세를 취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앉는 자세가 문제입니다. 수 십 년간 다리를 꼬거나, 한쪽으로 비스듬히 기대어 앉았더니 이젠 엉덩이를 등받이에 붙이고 두 발을 바닥에 가지런히 대고 꼿꼿이 앉는 것이 그렇게 힘들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사를 계기로 다시 도전하고자 합니다. 잘못된 자세를 계속 방치하다간 머지 않은 미래에 또 다른 척추질환이나 근막통증 같은 근골격계 문제가 생길 것 같고, 무엇보다 기(氣)가 흐트러지는 느낌을 받기 때문입니다. 동양의학에선 나쁜 자세가 기의 흐름을 왜곡시켜 만병의 근원이 된다고 봅니다.


오랜 의학기자 생활을 통해 터득한 최선의 건강 전략은 이처럼 누구나 알고 있는, 쉬워 보이는 것들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들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밥을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라”는 말의 건강 함의(含意)가 엄청나게 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것이 너무 쉽고 간단하다고 여기고 귀 기울여 듣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 한번 시도해 보십시오. 수 십 년 몸에 배인 식사 습관과 속도를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절감할 것입니다. 밥 천천히 먹는 것도 ‘눈물 겨운’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그제서야 깨닫게 될 것입니다.


뭔가 복잡해 보이고, 이색적인 건강 비결을 소개하면 많은 사람이 관심을 표명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건강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건강하지 못한 이유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저처럼 오늘부터 바로 앉기 연습을 해 보십시오. 담배도 끊고, 운동도 시작해 보십시오. 그래야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우(愚)를 피할 수 있습니다. / 임호준 헬스 편집장 2007.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