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지적사고의 기술’이 말하는 두뇌업그레이드 7단계
전자계산기가 발명되면서 암산 능력이 떨어지고, 휴대전화의 번호저장 기능 덕분에 전화번호를 기억하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 그뿐인가. 내비게이션이 보급되면서 지도를 읽지 못하는 운전자가 태반이다. 예전에는 목적지로 향하는 도로지도를 미리 보고, 전체적인 방향감을 머릿속에 그리고 출발했지만 이젠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선 ‘시키는 대로’ 따라만 하면 되니 지도를 읽는 번거로움을 감수할 필요가 없게 됐다.
가장 결정적인 변화는 인터넷망의 보급확산이다. 이제 궁금한 것이 생기면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창에 키워드만 입력하면 바로 원하는 답을 구할 수 있게 됐다. 구태여 사전이나 관련서적을 뒤적일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정보기술(IT)의 진보는 현대인의 사고능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 빠져버린 현대인은 ‘생각하는 법’까지 잊어버린 것이다.
최근 출간된 ‘지적 사고의 기술’(일본 산업능률대학 종합연구소 지음·미래의창 펴냄)은 현대인을 위한 ‘생각정리의 기술’을 제시한다. 논리력 강화와 사고력 증진을 위한 ‘두뇌 업그레이드 7단계’가 그 요지.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논리적으로 전개해 나갈 수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는 책을 따라 사고력을 강화해보자.
◆ 목적탐색적 사고 = 우리는 종종 목적과 수단을 혼동한다. 그러므로 처음의 목적을 항상 되새겨야 한다. 예를 들어, 회사원 A가 업무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트니스센터에 다닌다고 하자. 일주일에 두 번씩 운동을 하는 A에게 운동은 어느새 그 자체로 목적이 돼 버렸다. 컨디션이 안 좋은데도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가 병이 나기까지 했다. 일이 바빠 운동을 못 할 때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지경이다. 결국 하던 업무를 접고 운동을 하다보니 일에도 지장이 생겼다.
이 경우 목적과 수단은 명백히 뒤바뀐 것이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피트니스센터에 다니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까 또는 스트레스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업무 수행과정을 어떻게 바꿔야 할까 등 시야를 넓혀 접근할 수도 있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무엇을 위한 일인지, 그 목적을 반복해 뚜렷이 각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 관찰적 사고 = 특정한 요인에 치우치지 않고 다각적으로 상황을 파악하는 사고 방법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은 좋은 것일수록 비싸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따라서 비쌀수록 좋다는 착각도 하게 된다. 가격이 비싼 이유가 단순히 브랜드 값이거나 유통비용 때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것이다. 관찰적 사고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정관념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또 다른 사람의 주장에 대해 여과 없이 받아들이기보다는 그 타당성을 따져보는 것도 중요하다. 한마디로, 선입관이나 고정관념에 현혹되지 않고 다방면으로 정보를 수집, 사물의 진정한 모습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관찰적 사고의 핵심이다.
◆ 발상적 사고 = 발상을 풍부하게 하는 사고기법이다. 풍부한 발상이란 다양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평범한 아이디어를 포함, 되도록 다양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아이디어를 떠올려 그 중에서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추려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문제가 닥쳤을 때 적절한 해결책을 얻지 못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스스로 발상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은 누구나 발상할 수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일정한 틀에서 벗어나는 시각이 필요하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경우 의식적으로 상반된 시각에서 상황을 관찰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머릿속의 틀을 깨고 자유롭게 사고하는 것이다.
◆ 분류적 사고 = 인간은 대상이 두 개 이상 모이면 차이점을 찾아 분류하는 동시에 공통점을 찾아 묶으려는 습성이 있다. 많은 정보를 접하면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분류하며, 그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분류 작업은 일상생활에서도 알게 모르게 이뤄진다. 예를 들어, 의상을 평상복과 정장, 여름옷과 겨울옷, 내의와 겉옷 등으로 나누는 식이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나 문제에 부닥쳤을 때 우선 침착하게 대상을 분류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의식적인 분류작업을 통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것을 알아낼 수도 있다. 복잡한 사안을 분류하여 단순화함으로써 모호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사용하면 다양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 구조적 사고 = 사람은 문제가 생기면 섣불리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다. 조금이라도 매출이 떨어지면 즉시 원상복귀하라고 부하직원을 닦달하는 식이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히 분석,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문제 해결에만 마음이 가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구조적 사고방식이란 사고대상(전체)에서 분류된 구성요소(부분)가 서로 어떠한 관계(연결방법)에 있는지를 명확히 밝혀 사고대상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다. 대상을 제대로 알려면 우선 모든 관계를 철저하게 파악해야 한다.
◆ 의사결정적 사고 = 의사결정은 크게 순간적인 판단을 요하는 의사결정과 진지한 검토를 요하는 의사결정으로 나눌 수 있다. 순간적인 판단을 요할 때에는 결정을 미뤄서는 안 된다. 이에 비해 진지한 검토를 요할 경우 올바른 반응 패키지를 여러 개 준비, 그중에서 신속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반복해서 훈련해야 한다.
◆ 표현적 사고 = 사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선 되도록 표현수단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표현수단으론 언어뿐만 아니라 숫자와 도해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 일단, 자신의 아이디어를 문장으로 표현하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막연했던 아이디어도 보다 구체화되고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문화일보 김영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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