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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편해야 능률 쑥쑥…‘친 가족’ 기업 확산

물조아 2008. 7. 22. 21:59

‘3년 휴직·동일부서 복직’ 등 육아 적극지원, 중소기업도 동참…이직 줄고 업무효율 높여


가족친화경영은 직원들이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함으로써 이직률 감소, 업무 몰입도 향상 등의 성과를 이끌어내는 경영기법이다. 이를 위해서는 탄력근무제, 출산휴가제, 육아휴직제, 부양가족 지원, 가족 여가문화 촉진 등 다양한 제도들이 활용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김화수 사장은 “가족친화경영이 국내에서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고 평가하긴 이르지만, 교보생명, 한국철도시설공단 등 대기업은 물론 푸드코아나 이스트소프트 같은 중견·중소기업에까지 확산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가족친화경영은 노동자들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고, 여성 직원들이 출산 뒤 경력 단절을 겪지 않도록 도와주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


지난 5월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 우수기업’ 대통령상을 받은 교보생명은 육아휴직과 탄력적 근무제도의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2006년부터 2008년 4월까지 남성 한명을 포함해 94명이 육아휴직에 들어갔는데, 이는 전체 법정 출산휴가자의 24.9%에 이른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지난해 12월부터 만 6살 이하 자녀를 둔 직원으로까지 육아휴직 대상을 확대하고, 휴직기간을 3년으로 연장했다. 그동안 출산 여성직원 22명 중 17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한 뒤 전원 복귀했으며, 육아휴직자는 복직 때 동일한 근무지역에 배치받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공단 쪽은 설명했다. 외국계 기업인 한국피앤지에서는 임신, 출산을 비롯한 개인적인 이유로 정상적인 근무가 불가능할 경우 일주일에 2~3일만 근무할 수 있는 ‘리듀스 우크 스케줄’ 제도가 인상적이다. 이 제도는 최대 6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고 1회 연장할 수 있다.


회사에서 종업원 가족들을 초청하거나, 직원들의 가정사를 축하·격려하는 행사를 진행하는 곳들도 많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 부설 뉴패러다임센터로부터 가족친화경영 컨설팅을 받은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 푸드코아는 ‘멋진 엄마 멋진 아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본사 직원 중 희망자에게 주말농장을 분양해주고,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가맹점 중 매출액이 높은 곳을 뽑아 휴가를 보내주고 있다. 엘지시엔에스는 지난해 9월부터 대표이사가 직접 출산한 임직원에게 선물과 카드를 보내주고 있으며, 교보생명은 부장 승진자 교육과정에 배우자를 초청해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과 희망풍선 날리기 등을 진행한다.


회사에서 육아와 보육공간을 제공하는 기업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에스케이시앤시는 지난해 본사를 분당으로 이전하면서 사옥 안에 198㎡ 규모의 어린이집을 만들었다. 한달 15만~25만원 정도의 이용료를 내면 자녀와 손잡고 출근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자랑이다.


중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이스트소프트는 ‘여성휴게실’을 운영해 모유수유가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출산휴가 뒤 복직하는 여직원에게 기본급의 100%를 지급하는 ‘산후 근속 장려금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한겨레 임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