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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양식도 체질에 맞아야 한다

물조아 2008. 7. 21. 07:24

(왼쪽부터) 태양인태음인소양인소음인

 

ㆍ사상 체질별 이로운 음식과 해로운 음식


땀과 무더위로 힘든 계절 여름. 사람들은 흔히 삼계탕이다, 보신탕이다 하며 특별한 보양음식을 찾곤 한다. 한 여름에 김이 나는 뜨거운 음식을 땀을 흘리며 한 그릇 뚝딱하고 나면 왠지 모를 개운한 느낌을 받곤 하지만, 이내 다시 더위에 지치게 되는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개개인의 체질이라는 요소가 있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섭취하게 되는 ‘보양식’의 경우는 일정부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시원한 음료수나 찬 음식을 먹었을 때 더위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소화가 안 되고 설사하기 쉬워 따뜻한 음식을 먹어야 속이 편안하다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도 자신에게는 맞지 않고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있다는 걸 알아두는 것이 좋다.


사상체질의학(四象體質醫學)에 따르면 사람마다 생리적 반응과 찬 음식에 대한 반응이 사상인의 체질에 따라 다르다. 체질별 특징에 따른 좋은 음식과 삼가야 할 음식을 살펴보자.


우선 소음인(少陰人)은 속이 냉하고 소화기능이 약한 것이 특징으로 찬 음식이나 음료수가 소화장애나 설사를 유발시킬 수 있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철이라도 더운 음식이 바람직하다. 반면, 위장에 더운 기운을 갖고 있는 소양인(少陽人)은 변비가 생기기 쉽고 속이 답답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찬 음식이나 음료수를 통해 더운 기운을 풀어 변비가 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태음인(太陰人)은 비만해지기 쉽고 위장기능이 튼튼해 설사보다는 변비가 오기 쉽기 때문에 변비를 풀어주는 게 중요하고 비만 예방을 위해 더운 음식이나 목욕을 통해 땀으로 신진대사를 도와주는 것이 좋다. 이에 비해 성격이 급하고 분노의 감정이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태양인(太陽人)은 몸 위쪽으로 기운이 상승하기 쉬우므로 땀보다는 소변을 자주 배출시켜 기운을 아래로 하강시키는 것이 좋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체질의학과 고병희 교수는 “사상체질의학에 따른 사상인(四象人)의 건강관리법은 체질에 따라 서로 다른 생리현상의 취약점을 극복해 건강 유지의 수단으로 이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체질별로 이로운 음식과 해로운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태양인은 기운이 위로 상승하기 쉬운 체질이므로 기운이 맑고 평탄한 음식이나 맛이 담백해 쉽게 소화 흡수되는 지방질이 적은 해물류나 소채류 등을 복용함으로써 기운을 하강시키는 것이 좋다. 메밀, 머루, 다래, 포도, 감, 앵두, 모과, 순채나물, 송화가루, 해삼, 문어, 붕어, 조개, 게 등이 이로운 반면 쇠고기, 설탕, 무, 조기 등과 얼큰하고 매운 자극성 음식이나 지방질이 많은 중탁한 음식은 해롭다고 알려져 있다. 약재로는 오가피, 모과, 다래, 솔잎, 붕어 등이 있다.


태음인은 체구가 크고 위장기능이 좋은 편이어서 항상 과식하기 쉬워 비만이나 고혈압, 변비 등에 걸릴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자극성 있는 식품이나 지방질이 많은 음식은 피하면서 과식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이로운 음식에는 밀, 콩, 고구마, 율무, 옥수수, 땅콩, 현미, 쇠고기, 우유 및 유가공식품과 밤, 잣, 호두, 은행, 무, 도라지, 당근, 더덕, 고사리, 미역, 다시마, 김, 마, 해조류 등이 있으며 닭고기, 개고기, 돼지고기, 마늘, 생강, 후추, 꿀, 인삼, 커피 등은 좋지 않다. 산약, 오미자, 원육, 갈근, 녹용, 웅담, 사향, 맥문동 등이 유익한 약재다.


소양인은 소화기에 열이 많고 성격이 급하기 쉬우므로 성질이 서늘한 음식이나 소채류, 해물류를 복용해 열을 식히고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좋다. 음식은 보리, 팥, 녹두, 배추, 오이, 상추, 우엉 뿌리, 호박, 가지, 수박, 참외, 딸기, 생굴, 해삼, 멍게, 전복, 새우, 가재, 잉어, 돼지고기, 생맥주, 빙과류 등이 좋다. 반면 파, 마늘, 고추, 생강, 후추, 닭고기, 개고기, 노루고기, 염소고기, 꿀, 인삼 등은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숙지황, 산수유, 구기자, 생지황, 영지버섯 등이 적합한 약재에 해당된다.


소음인은 소화기의 기능이 약하고 소식하는 체질이므로 항상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나 약간의 자극성 있는 조미료가 좋다. 너무 기름진 음식이나 차가운 성질의 음식과 생식(生食)은 소화에 영향을 미쳐 설사 및 소화불량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피해야 한다. 몸에 이로운 음식으로는 찹쌀, 감자, 벌꿀, 닭고기, 개고기, 염소고기, 양젖, 명태, 도미, 조기, 멸치, 민어, 사과, 토마토, 복숭아, 대추, 시금치, 파, 마늘, 생강, 고추, 겨자, 후추 등이 있다. 인삼, 부자, 황기, 당귀, 천궁, 계피 등의 약재가 적합하며 냉면, 참외, 수박, 냉우유, 팥빙수, 생맥주, 보리밥, 돼지고기, 밀가루 등은 몸에 좋지 않다.


예로부터 ‘의약과 음식은 그 근원이 같다’고 했듯이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일상의 식사가 의약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음식은 약물보다 기(氣)의 편향이 적어서, 약물에 비해 인체에 민감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체질에 따라 유리한 음식과 불리한 음식이 분명히 있으며, 비록 그 영향이 적다하더라도 식습관이란 장기간 계속되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약물보다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고 교수는 “체질에 맞는 음식은 최상의 보약이 될 것이지만,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은 독이 되고 인체에 차차 쌓여 병을 유발하고 건강을 해치게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찬휘 헬스경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