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간 책(冊)

경제학 비타민

물조아 2008. 6. 11. 17:17

한순구/ 한국경제신문 ○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것이 공부다. 왜 부모들은 그 어려운 공부만 하라고 강요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스포츠 선수라는 직업의 위험성에 있다. 한국 프로야구의 1군 선수 숫자는 2006년 현재 207명이다. 8개 팀이 각각 25~26명의 선수만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공부라는 길을 선택했을 때 1등을 하면 좋지만 1등을 못해도 상당히 괜찮은 삶의 길이 있는 것이다. 자신이 태어난 해의 사람들 가운데 50번째는 의사나 법관 또는 교수가 될 수 있다.


5,000번째는 서울대 그리고 연세대나 고려대에 충분히 진학할 수 있다. 만약 50,000번째 사람이라면 야구를 잘해 프로야구 2군에 속해 있는 선수보다는 훨씬 높은 연봉을 받게 될 것이다.


게다가 프로야구 2군에서는 기껏 10년 있기도 힘들지만, 공부를 하면 30년 가까이 일할 수 있다. 어떤 투자를 할 때 항상 고려해야 하는 것이 기대 이익과 위험이다.


○ 샐러리맨들이 그토록 불만 많은 직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 많은 직장인들의 불만은, 일은 자신이 하지만 돈은 회사가 갖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직장을 떠나지 못한다. 개인 사업에 비해 직장이 갖는 매력은 고정된 월급이 나온다는 점이다. 회사가 망하지 않는 한 돈을 받을 수 있으니 보험에 든 셈이나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거의 모든 인간은 타인을 위해서 자신의 이익을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다. 인간은 자신의 돈이라면 함부로 쓰지 않는다.


○ 정부의 눈먼 돈. 경제학 전공 출신들은 실패를 하지 않지만 큰 성공을 하는 이도 드문 반면, 경영학 전공출신들은 결국 누군가 크게 성공하는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한 명이 성공할 때 다른 네 명은 뼈아픈 실패를 맛보겠지만 말이다.


기업 측에서 보면 매사에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경영학과 출신의 젊은이가 마음에 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기업에서 일하려면 처음에는 적극적이고 활력적인 면이 많이 필요하지만,


지위가 오를수록 국내 경제와 국제 경제를 이해하는 안목이 요구되고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거나 기업 내의 제도 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경제학적 논리에 바탕을 둔 다소 비판적이고 냉철한 판단력이 필요하다.


○ 사막 위에 세계적인 대제국을 건설케 한 것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어떤 나라가 군사 강대국이 되려면 과거나 현재나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경제력이 없는 국가는 한두 번의 전투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거듭되는 전투에서는 승리하기 어렵다.


필자가 하고 싶은 말은 기술의 진보나 개방 등을 늦출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는 것이다. 교육자 정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심지어 사명감이 있는 선생님의 경우에도 금전적인 인센티브가 없으면 아무래도 노력을 덜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 당근과 채찍? 사명감보다는 인센티브! 미국 생활에서 가장 깊게 남은 인상 중의 하나가 바로 효율 지상주의적 자본주의 시스템의 ‘비인간적 잔인성’이었던 것 같다. 얼마 전까지 얼굴을 마주하고 수업하던 학생을 단칼에 퇴학시킬 수 있는 잔인성 말이다.


인간에게 주는 인센티브가 채찍과 당근이 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금전적 보상을 주는 당근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당근만 이용해서 말이 열심히 달리도록 하려면 너무도 많은 당근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당근과 병행해서 쓸 수밖에 없는 것이 결과가 부진할 경우 처벌하는 채찍이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들은 사회 곳곳에서 이런 채찍과 당근의 시스템을 관찰할 수 있다.


○ 최소한 대중교통수단이라도 이용해 모든 국민이 출퇴근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책임져야겠지만, 모든 국민이 값비싼 강남 아파트나 승차감이 뛰어난 외제차를 소유하도록 정부가 염려하고 정책을 수립할 필요는 없다.


○ 우리는 물건의 가치보다 생산비용이 많이 드는 경우에는 그 물건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생산비용보다 물건의 가치가 클 때 그 물건을 만들어야 함을 의미한다.


효율적인 경제에서는 생산자들이 ‘생산비용〉물건의 가치’인 경우에는 생산을 하지 않고 ‘생산비용〈물건의 가치’인 경우에는 계속 생산한다.


○ 좋은 말 백 마디보다 동전 한 닢을 주라! 수많은 사람들이 말보다는 돈과 같은 물질적인 인센티브에 반응한다. 경제학은 물질적인 인센티브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인센티브에 강하게 반응하는 인간의 본성을 이용하여 바람직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좋은 말씀으로 인간의 도리를 백 번 알려주거나, 가족이나 민족 등의 이름으로 호소하는 것보다 동전 한 닢을 주는 것이 인간의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게 경제학의 믿음이다.


○ 시간은 황금이지만, 때로는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시간을 아껴서 열심히 일해야 하는 것인가? 한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다. 쉴 때는 쉬면서 힘을 축적하여 필요한 때 200% 노력을 집중한다. 끝. '10.7.31  '1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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