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해서 성공! 문이 열리네요/ 그대가 들어오죠/ 첫눈에 난 내사람인 걸 알았죠…" 레스토랑에서 함께 식사를 하던 남자친구가 갑자기 피아노 앞에 앉아 감미로운 목소리로 '사랑해도 될까요'라는 노래를 부르고 나서 "결혼해 달라"고 프러포즈를 한다.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한 장면이지만 실제 종종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호젓한 시내 레스토랑에 가면 프러포즈 이벤트를 벌이는 연인들의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싱긋이 미소짓게 만든다. 일상생활에서 활력소가 될 만한 이벤트는 어떤 게 있을까? 올 연말 정작 당신은 어떤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나? 이벤트를 일상생활에 끌어들인 몇 사람을 만났다.
#1 "해외여행 당첨됐다" 아내에 거짓말
자영업을 하는 이모(40) 씨. 결혼한 지 11년째인 그는 지난해 결혼기념일에 부인과 함께 태국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신혼여행을 국내로 다녀온 그는 아내와 해외여행을 한 번 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비싸다며 '허리띠 졸라매는' 아내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다. 결혼 10주년을 앞두고 그는 이벤트를 계획했다. 여행사에 찾아가 해외여행상품을 구입한 뒤 대기업의 해외여행이벤트에 당첨된 것으로 꾸며 여행티켓을 집으로 보내도록 했다. 아내는 뛸 듯이 기뻐했고 그는 이벤트사실을 숨긴채 결혼기념일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그는 앞으로도 아내를 놀라게 할 이벤트를 가끔 할 생각이다. 물론 앞으로도 비밀이다.
#2 아버지 모시는 맞벌이 아내 위해…
중견기업의 간부사원 김모(48) 씨. 그는 장남이라서 연로하신 아버지를 모시고 산다. 그런데 10여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홀로 된 아버지는 외로운지 성격이 까다로워졌다. 맞벌이를 하는 아내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을 모르고 있을 수는 없는 법. 그래서 그는 1년에 한 번은 반드시 가까운 곳에 사는 누나들에게 며칠씩 아버지를 모시도록 부탁한다. 그때만큼은 아내를 가사노동에서 '해방'시켜 마음껏 여행을 하고 오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는 "내가 아내에게 해 줄 수 있는 작은 이벤트"라고 말했다.
#3 결혼기념일은 왕비처럼
맞벌이부부인 여상철(44) 씨. 그는 결혼기념일이 되면 앞치마를 두르고 가사일을 도맡는다. 평소에는 여느 경상도 남자처럼 설거지는 고사하고 집안일은 나몰라라 했다. 그러나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왕비처럼 살게 해주겠다.'고 한 결혼 전 약속이 떠올라 결혼기념일이 되면 미안해서라도 앞치마를 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던 결혼기념일 이벤트가 이제는 평소의 이벤트로 발전했다. 틈틈이 아무도 모르게 집안일을 하는 것으로 아내를 깜짝 놀라게 한다.
#4 끊임없는 이벤트로 감동연출
제주도에 사는 정용희(42) 씨는 끊임없는 이벤트로 대구에 사는 연인 현모(38) 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6월 한 지인의 소개로 현모 씨를 알게 된 정 씨는 이후 매 주말마다 대구로 와서 기발한 이벤트로 그녀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는 그녀뿐만 아니라 미래의 장모님을 위해서도 이벤트를 한다. 대구지리를 전혀 모르면서도 '성서 쪽에 맛있는 집이 있다.'며 데리고 가서 미리 마련해 놓은 선물을 주는가 하면 우연히 들른 와인바에서 10년지기 친구를 만나게도 했다. 정씨는 "그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는 일이라면 앞으로도 뭐든지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내년 초에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
#5 "일하는 분위기는 상사의 의무"
대구은행 하춘수 부행장. 그는 지점장 시절부터 꾸준히 요플레이벤트로 직원들을 격려해오고 있다. 본점 영업부장시절 그는 빼빼로데이나 특별한 날은 물론이고 매달 15일과 월말 등에는 요플레에 격려 메모를 적어 직접 직원들에게 줬다. 지적하고 싶은 사항을 말로 하는 것보다 메모에 적어 맛있는 요플레와 함께 전달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전날 숙취가 남아있는 듯한 직원에게는 사우나 티켓을 끊어 '피곤해 보이는데 퇴근 후 피로를 푸는 게 좋겠다.'는 말을 적고 일찍 출근하느라 화장기 없는 여직원에게는 직접 루주를 사서 작은 메모를 적어 전달했다. 그는 "즐겁게 일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직장 상사의 기본적인 이벤트이자 의무사항"이라고 말했다./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무리한 이벤트 역효과 조심을
눈빛만으로도 마음을 전해줄 수 있다며 그저 그윽하게 바라보기만 해도 모든 것이 이해되던 그런 시절은 지나갔다. '이제 이벤트의 시대다.' 이벤트는 감동이자 삶의 활력소다. 프러포즈뿐 아니라 아이들 돌보느라 파김치가 된 아내를 위한 행사도 이벤트고 고주망태가 되는 술자리에서 벗어난 색다른 송년회도 이벤트다. 하지만 이벤트도 과하면 역효과다.
이인순(35·대구시 북구 태전동) 씨는 한때 이벤트광인 남편 때문에 속을 끓였다. 결혼 전에는 사랑을 표현하려는 뜻으로 남편의 이벤트를 이해했는데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 외에도 수시로 벌이는 이벤트에 질렸다. 한때는 술을 마시고 돌아올 때는 어김없이 손에 선물을 사들고 들어오거나 폭죽을 사서 터뜨리는 바람에 신경질을 부리기도 했다.
전종국 카운피아닷컴 대표는 "기념할 만한 일에 깜짝 이벤트를 벌이는 것은 삶의 청량제와 같다."면서도 "그러나 이벤트는 마음이 담겨야 감동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상대가 예상치 못한 상태에서 이벤트라는 형식에 마음을 담아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이벤트라는 지적이다./서명수기자
♠ '돈보다 정성' 나만의 알뜰 이벤트로 감동을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돈을 많이 들인다고 상대방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역의 파티플래너로부터 돈 안 들이고 상대방을 감동시키는 '알뜰한 이벤트 연출법'을 알아봤다.
▶대여상품을 이용하라=분위기를 연출하고 상대방이 감동받으면 모든 이벤트는 성공할 수 있다. 멋지게 프러포즈하거나 생일파티를 열고 싶을 때 비용이 부담된다면 빌려서 할 수도 있다. 대구지역 이벤트 업체는 테이블세팅 상품을 대여해 준다. 촛대와 꽃장식, 테이블보, 접시, 포크와 나이프 등 테이블상품이 프러포즈와 결혼기념일 등 이벤트 내용에 맞춰 준비돼 있다. 대여비용은 5만 원 정도.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하라=인터넷 쇼핑몰을 활용해서 양초나 풍선을 구매해서 직접 장식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자신이 없다면 인터넷에서 다른 사람들이 했던 생일, 프러포즈 모습을 보고 응용하면 된다. 잘 하지는 못하지만 스스로 했다는 점에서 더 뜻깊을 수 있다.
▶장소는 모든 곳이 가능하다=반드시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 분위기 있는 곳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집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프러포즈를 하려는 사람들은 결혼 전 미리 구해둔 신혼집에서 하는 것도 좋다. 두 사람의 추억이 묻어있는 곳, 대학교 강의실이나 동아리방도 이용해 보자. 여행을 하면서 분위기 있는 이벤트를 연출할 수도 있다.
▶노래로 프러포즈를 하고 싶다면=자신이 직접 노래하면서 프러포즈하고 싶다면 준비가 필요하다. 반주만 녹음된 CD를 카페에서 틀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해보자. 그리고 노래할 수 있는 시간대를 미리 알아봐야 한다. 음치라면 라이브공연을 하는 카페를 찾아 사연과 신청곡을 가수에게 불러달라고 부탁하자.
▶이벤트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이벤트는 단순하다. 길거리에서 예쁜 꽃을 사서 선물하거나 휴대전화 고리, 먹을거리 등을 구입해서 상대방에게 선물하는 것도 하나의 이벤트다. 자신이 직접 쓴 편지를 상대방의 지갑이나 가방에 넣어보자. 사소한 이벤트에 상대는 감동한다./모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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