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는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뉜다. 지나치게 대범한 불량환자와 철저하게 수칙을 지키는 모범환자이다.
먼저 고혈압 ‘불량환자’들은 기온이 뚝 떨어지고 일교차가 커지면 혈압관리에 소홀한 환자들에 대한 걱정이 커진다. 몇 해 전 50대 후반 남자는 40여 년간 흡연을 한 애연가에 부친이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가족력이 있었다. 혈압 수치는 수축기 160, 확장기 90으로 고혈압으로 혈압약 처방과 함께 금연 등 반드시 지켜야할 생활수칙을 일러줬다.
두해정도가 흘렀을 즈음 병원응급실에 뇌졸중으로 실려 온 그를 만났다. 가족의 빠른 대처로 생명은 건졌지만 후유증으로 평생 운동장애를 감수해야 할 상태였다. 엉성한 발음으로 후회의 눈물을 글썽였지만 서글픈 신세가 됐다.
반면 당뇨병을 앓고 있는 남자는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건강을 지켜낸 모범환자이다. 환자는 당뇨병 발병 이후 십여 년간을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혈당 관리를 해왔으나 추가로 고혈압 판정을 받았다.
그렇지만 환자는 곧장 적극적인 약물 치료와 운동을 시작하고 정기적인 혈당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모두 파악하도록 했다. 2년이 지난 지금 그는 당뇨병 환자인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건강한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불행히도 고혈압 관리가 불량한 환자가 대부분이다. 고혈압은 고지혈증, 동맥경화, 당뇨 등 심장혈관계를 병들게 하는 촉매 역할을 한다. 시한폭탄처럼 위험인자가 뇌관을 자극하면 합병증 및 돌연사가 발생하게 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흡연, 고혈압, 당뇨, 심혈관계질환의 가족력 등을 고려한 치료 및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도 의료단체 및 정부가 나서서 환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과 예방치료 시스템을 만들어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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