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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황해도서 ‘전국노래자랑’ 진행해 봤으면…”

물조아 2010. 2. 26. 22:41

[경향신문]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


ㆍ송해씨 ‘30년 최장수 프로그램’ 26년 진행 소회 밝혀


‘딩동댕’ 시그널과 함께 1980년 첫 전파를 탄 KBS 1TV<전국노래자랑>이 방송 30년을 맞았다. 국내 TV프로그램으로는 최장수다. 84년부터 26년간 이 방송을 진행해온 원로 방송인 송해씨(83)는 26일 오전 KBS 본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출연자와 시청자의 덕으로 최장수 프로그램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어디를 가나 열성적인 출연자와 관객들이 우리를 기다렸어요. 폭우가 쏟아져서 방송을 하지 못할 상황에서도 관객들이 자리를 뜨지 않습니다. 가끔 내 재산이 뭔가 하고 생각해보면, <전국노래자랑>에서 국민들을 만난 거구나 싶어요. 그래서 이것만큼은 저를 원하는 분들이 있는 한 끝까지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어요.”


그간 무대에 선 출연자만 3만여명. 의족을 한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신명나게 춤을 췄던 서산의 여성 출연자, 딸의 부축을 받고 등장해 열창하여 객석의 기립박수를 받았던 시각장애인, 유학 간 아빠를 그리워하며 흐느끼던 3살짜리 꼬마 등 송씨의 뇌리엔 주마등처럼 깊은 인상을 남긴 출연자들이 스쳐 지나간다.


“요즘은 교통이 좋아져서 1박2일, 2박3일 일정으로 가지만 예전엔 한번 방송을 하려면 집을 3개월 이상 비워야 했어요. 내 인생이 유랑인생이었죠.”


<전국노래자랑>은 국내는 물론 평양 모란봉공원, 남미 파라과이, 미국 뉴욕 아이젠하워공원에서 촬영하는 등 해외 방송도 여러차례 했다. 하지만 그가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이 있다. 바로 그의 고향으로 이북땅인 황해도 재령에서 <전국노래자랑>을 진행하는 것이다.


KBS는 <전국노래자랑> 30년을 기념, 28일 밤 9시40분부터 75분간 <국민과 함께 딩동댕 30년>을 방송한다. 손범수·이정민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펼쳐지는 이 프로그램에는 송해씨를 비롯해 27년간 악단을 맡은 김인협 악단장, 심사위원 이종수·이호섭, 개그맨 이용식, 탤런트 김애경, 가수 장윤정씨와 걸그룹 소녀시대 등이 게스트로 출연한다. 역대 출연자 12명도 특별초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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