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MARKET & MONEY] 이경은 기자 diva@chosun.com 절대 해약 불가 '종신형 즉시연금' 열풍
주부 김모(65)씨는 최근 아파트를 팔아 현금 1억원이 생겼다. 김씨는 이 돈을 어떻게 굴릴까 고민하다가 몽땅 '종신형 즉시연금'에 넣었다. 이 상품 수익률이 다른 상품보다 월등히 높아서가 아니다. 금융권에서 거의 유일하게 해약이 불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김씨는 "앞으로 살면서 자식들이 사업한다, 집 넓힌다고 하면서 손을 벌리면 어미 된 심정에 어떻게 안 줄 수 있겠느냐"며 "하지만 해약 자체가 불가능한 상품에 돈을 넣어놓으면 아이들도 엄마한테 의지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1958~1963년) 은퇴가 내년으로 바짝 다가온 가운데, 50~60대 사이에서 '종신형 즉시연금'이 신(新)노후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종신형 즉시연금으로 '자녀 리스크(위험)'를 피하겠다는 목적이다. 자녀 리스크란 은퇴 전에 성공을 해서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놨다고 해도 노후에 자녀 문제 때문에 큰 고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신조어다.
조재영 우리투자증권 PB부장은 "돈 없이 오래 살아야 하는 장수(長壽) 리스크를 많이 걱정하지만, 50~60대 자산가들은 자녀 리스크에 대해 더 많이 우려한다"며 "이런 고민을 가진 고객들에겐 종신형 즉시연금 가입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신형 즉시연금이란 계약자가 뭉칫돈을 넣으면 사망할 때까지 실세 금리에 따라 매달 생활비 형태로 돈이 나오는 상품이다. 삼성·대한·교보·미래에셋생명 등 생명보험사에서만 판다. 보험사마다 가입 조건은 다 다르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만 45~70세인 사람이 최저 1000만원에서부터 최대 50억원까지 넣을 수 있다. 50세 남성이 현금 1억원을 맡기면 가입 후 다음 달부터 바로 매달 45만원씩(연 4.9% 기준) 사망할 때까지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가입 후 오래 살지 못하고 일찍 사망하더라도 10년간 혹은 20년간은 법정 상속인에게 연금이 계속 지급된다.
종신형 즉시연금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삼성생명의 '파워즉시연금보험'은 지난달에만 143억원 넘게 팔려 1년 전보다 판매액이 무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대한생명의 '리치바로연금보험'도 최근 3개월 사이에 신규 계약이 3배 가까이 늘었다. 김상길 대한생명 차장은 "5000만~1억원 정도 여윳돈으로 많이 가입하는데, 즉시연금에는 각종 절세 혜택이 주어진다는 점에도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종신형 즉시연금에 가입할 때에는 중도 해약을 하면 원금의 일부를 돌려받는 다른 보험상품과 달리, 중도해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일단 연금을 한 번 받기 시작하면 어떤 이유로든 해약이 불가능해 현금화에 제약을 받는다는 것이다. 배준렬 삼성생명 과장은 "종신형 즉시연금은 가입자들의 평균 수명 등에 따라 연금액이 달라진다"며 "가입한 다음에 계약자들이 중간에 빠져나가면 연금액 산출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해지 불가능 조건이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수시로 사용할 가능성이 큰 자금을 뺀 '여유자금'으로 가입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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