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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침샘에도… 몸 안 곳곳에 생기는 돌

물조아 2009. 9. 24. 13:09

[한국일보]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주부 이모(42)씨는 얼마 전부터 눈이 뻑뻑하고 이물감이 느껴져 단순한 결막염인가 보다 생각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뜻밖에도 결막결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콩팥과 담도에 돌이 생긴다는 얘기는 들어 봤어도 눈 안에 돌이 생길 수 있다는 건 금시초문이었다. 이처럼 전혀 생각지도 못한 우리 몸 곳곳에 돌이 생길 수 있다.


■ 침샘에 돌이 생기는 타석증


타석증이란 턱 아래쪽 침을 분비하는 침샘관이 칼슘과 같은 결정체에 막히는 것이다. 대개 만성 타액선염을 동반하며 50~80세 중ㆍ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한다. 80%는 턱뼈 중간 아래쪽의 큰 침샘인 악하선에서 발생하며, 19%는 귀 아래쪽에 있는 큰 침샘인 이하선에 발생한다. 악하선에 생겼다면 식사 후 턱 밑이 부풀어 오르면서 통증이 심해진다.


식후 잠깐 부었다가 몇 분 뒤에 가라앉기도 하고, 통증이 며칠 간 지속돼 항생제와 진통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하선에 생겼다면 귀 밑 부분과 앞부분이 붓고 아프기 때문에 볼거리와 혼동할 수도 있다.


가벼운 타석증은 그냥 둬도 저절로 낫지만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혀 밑의 타액선관 입구에 타석이 생기면 간단한 처치로도 제거할 수 있지만 깊은 곳에 생기면 타액선관과 타액선이 붙어 기능이 떨어지므로 악하선을 제거해야 한다.


최근에는 침샘 자체를 모두 없애지 않고, 입 안을 절개한 뒤 타액선관 안의 타석만 제거하는 방법을 많이 쓴다. 또 콩팥결석 치료에 사용하는 체외충격파쇄석술 등으로 없앨 수도 있다. 악하선에 생긴 타석보다 이하선에 생긴 타석은 치료가 좀 더 까다롭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안순현 교수는 "타석을 예방하려면 평상시에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규칙적 식사로 침의 점도가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눈에 돌이 생기는 결막결석증


우리 눈에서는 눈물이 증발하는 것을 막아 주는 점액질의 분비물이 나온다. 결막결석은 바로 이 점액이 굳어 단단해진 것으로 결막염을 앓고 난 뒤나 고령의 환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결석이 생기면 눈꺼풀 안쪽이 껄끄럽고 눈꺼풀을 뒤집어 보면 결막 상피에서 마치 자갈처럼 오돌토돌 튀어나온 이물질을 확인할 수 있다. 결석이 결막 아래에 있고 뚜렷한 자각증상이 없다면 그대로 둬도 된다.


하지만 결석이 결막 밖으로 돌출돼 있으면 이물감이 느껴지고 눈이 충혈되며 염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가는 바늘처럼 생긴 기구로 결석을 제거하고 안약을 넣어 치료해야 한다.


결막 외에 눈물을 배출하는 눈물주머니에 돌이 생길 수도 있다. 눈에 들어간 먼지나 속눈썹 같은 이물질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눈물주머니에 들어가 눈의 분비액과 합쳐지면서 결석으로 굳어지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태영 교수는 "결석이 커지면 눈물이 넘치거나 눈곱이 끼고 염증이 생기므로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눈물주머니에 결석이 생기는 것을 막으려면 눈에 들어간 이물질을 바로 신속하게 빼내는 게 좋다.


■ 콩팥에 돌이 생기는 요로 결석


요로결석이란 콩팥 요관 방광 요도에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칼슘 수산염 인산염 등의 농도가 높아지면 소변에 녹지 못하고 굳어져 요로결석의 핵이 된다. 가장 흔한 증상은 옆구리 통증이며, 혈뇨 발열 구역질 구토 창백 냉한 어지러움 배뇨통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치료법은 크게 자연배출법 체외충격파쇄석술 내시경적제석술 일반수술 등 4가지가 있다. 자연배출법은 하루 2~3ℓ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고 운동도 해 자연스럽게 결석이 소변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방법으로 결석 크기가 작을 때 유용하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은 최첨단 의료장비를 이용, 결석에 충격파를 가해 분쇄하는 1차적 치료법이다.


결석 위치에 상관없이 시술할 수 있고, 성공률이 매우 높으며, 부작용이나 합병증도 거의 없다. 마취나 입원이 필요 없고 시술 후 곧바로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내시경적제석술은 체외충격파쇄석술로 치료되지 않거나 아래쪽 요로에 결석이 생겼을 때 쓰는 방법이다. 일반수술은 결석 크기가 2㎝를 넘으면 실시한다.


요로결석은 5년 안에 20% 이상 재발하므로 예방이 매우 중요하며, 6개월~1년 간격으로 소변검사와 단순복부촬영 등을 실시해 재발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소변의 농도가 옅을수록 결석 발생률이 줄어들므로 물을 하루 2~3ℓ 이상 마셔야 한다. 특히 식후 2~4시간이나 심한 운동 중, 운동 후 탈수 상태에서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짠 음식은 결석 성장을 촉진하므로 싱겁게 먹어야 한다.


칼슘이 결석의 원인이 된다며 무조건 칼슘을 제한하는 식이요법은 자칫 골다공증 등 다른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양승철 교수는 "칼슘을 제한하면 결석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성분인 수산의 흡수가 장에서 촉진돼 오히려 결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칼슘의 대사장애가 없다면 칼슘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 담낭이나 담도에 돌이 생기는 담석증


담석이란 담낭이나 담관에 생기는 돌(결석)을 말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들을 담석증이라고 한다. 담석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담즙 성분의 이상, 원활하지 못한 담즙의 흐름, 담도 감염 등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2~3배 더 많이 발생하고 가족력이나 비만, 고칼로리·고지방 식사, 급격한 체중 감소, 당뇨병, 위 수술 등이 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간 내 담도 결석은 저단백 고탄수화물 식사나 담즙의 세균 감염, 기생충 감염 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담석증은 증상이 전혀 없는 것부터 복통 황달 발열까지 다양한데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이다. 담석증의 복통은 고지방 음식이나 과식을 한 후 잘 나타나고, 주로 밤중이나 새벽에 발생한다. 자주 체하는데 위장검사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담석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콜레스테롤 담석이면 용해제를 먹어 녹인 다음 저절로 배출되게 한다. 다만 이 방법은 약을 1년 이상 먹어야 하는 데다 재발 가능성이 높고, 한국 사람에 많은 갈색석에는 별로 효과가 없다.


또한 담석은 요로결석의 치료법인 체외충격파쇄석술에 의한 치료도 힘든 경우가 많아 대부분 수술로 제거한다. 수술은 담낭과 담석을 함께 절제하며, 증상이 없더라고 담석 크기가 2㎝ 이상이거나 담낭벽에 두터워지는 경우에는 담낭암이 생길 위험이 있으므로 수술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명환 교수는 "어떤 치료법이 담석증 치료에 최선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으며, 개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때로는 내시경으로 결석을 없애는 것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고, 때로는 간을 부분 절제하는 것이 가장 훌륭한 치료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