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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선물 ‘실속’ 지고 ‘웰빙’ 뜬다. 시대별 변천사~

물조아 2009. 9. 19. 20:55

<주말 포커스> [문화일보]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 추석 선물도 시대별로 다양하게 변천한다.

 

명절 선물은 그 시대의 경제적 수준과 소비 의식 등 사회변화상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거울과도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월에 따라 선물의 종류는 달라졌어도 고마움을 표현하는 마음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6·25전쟁으로 파탄난 경제를 복구하기 위해 애쓰던


1950년대는 말 그대로 먹고 사는 것이 가장 중요했던 시기였다. ‘보릿고개’, ‘춘궁기’ 등의 용어에 잘 드러나듯이 국민 대부분이 식생활마저 충분히 해결하지 못하는 가난 속에 살았다. 이에 따라 선물도 밀가루, 쌀, 계란, 돼지고기, 참기름 등 허기를 채울 농수산물이 직접 주고받는 형태로 이뤄졌다. 본격적인 경제개발이 시작되던


1960년대에 가장 인기 있는 선물은 설탕, 비누, 조미료 등 생활필수품 위주였다. 이중 설탕이 최고의 선물로 통했다. 이외 아동복, 내의 등 직물류도 선물로 등장했다.


1970년대는 ‘잘 살아보세’라는 말과 함께 경제성장이 본격화되던 시기인 만큼 국민들의 생활도 보다 풍요로워졌다. 공산품 생산이 활발해지면서 인기 선물로 식용유, 치약, 와이셔츠, 피혁제품, 스타킹 등이 손꼽혔다. 또 커피세트와 종합과자선물세트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TV·가스레인지 등 가전제품도 선물로 선호됐다.


1980년대는 경제가 성장하고 대중소비사회로 본격적으로 접어들면서 선물 종류도 3000여종으로 다양해졌다. 넥타이, 스카프, 지갑, 벨트 등 잡화가 가장 보편적인 선물로 급부상했고 정육세트, 고급과일, 참치캔으로 대변되는 규격식품도 이때 등장했다.


1990년대에는 햄·참치세트 등 중저가 상품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골프, 헬스기구 등 고가상품도 자리를 잡았다. 또 인삼, 꿀, 영지 등 건강기호식품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백화점 상품권, 도서상품권 등이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2000년대는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정육 세트 외에 와인과 올리브유 등 이른바 웰빙 상품의 인기가 상승했다. 또 게임기 등 전자완구류에서 재테크를 위한 금융상품, 소금 선물세트 등 종류와 가격도 다양해졌다.


정보기술(IT) 상품이 보편화된 최근에는 휴대전화로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는 ‘모바일 상품쿠폰’까지 등장했다.


배봉균 신세계 상업사박물관 과장은 “1960~1970년대는 추석선물로 생필품이 인기를 끈 반면 물자가 풍족해진 1980년대 이후에는 정육, 와인, 물 등 차별화된 선물세트가 인기를 끌었다”며 “추석 선물은 그 시대의 특성을 반영하지만 선물이 담고 있는 가치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심은정기자 ejsh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