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쉴 수 있어 (感謝)

미셸 위 “외모 중 자신 있는 건 다리 … 프로·대학 생활 병행 힘들어”

물조아 2009. 4. 15. 06:35

[중앙일보] 오늘 롯데마트배 출전


“제주도를 찾은 건 2003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요. 특히 제주도 회는 뭔가 다른 것 같아요. 다금바리 회는 정말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미셸 위(20)는 대뜸 음식 이야기부터 꺼냈다. KLPGA투어 롯데마트 여자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제주 스카이힐 골프장(파72·6330야드)에서 연습 라운드를 마친 뒤였다. 국내 여자골프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부모와 함께 지난 8일 입국한 미셸 위는 “한국에 와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 세 가지를 꼽으라면 떡볶이·순대와 싱싱한 생선(회)”이라며 “이번 대회 틈틈이 제주의 맛있는 음식을 챙겨먹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LPGA투어에서 신지애(미래에셋)·비키 허스트(미국) 등과 신인왕을 다툴 것으로 예상되는 미셸 위에게 신인왕을 차지할 자신이 있느냐고 물었다. “신지애와 라이벌이란 소릴 많이 듣는데 기분 나쁠 건 없어요. 신지애와 함께 라운드해본 적은 없지만 되게 잘 치고, 재밌는 선수잖아요. 끝까지 최선을 다해 신인왕에 도전할 거예요.”


미국의 명문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인 미셸 위는 또 “프로선수 생활과 학교 생활을 병행하기가 꽤 힘들다. 너무 피곤해 수업시간에 엎드려 잔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학교 생활을 포기할 생각은 없어요. 지난 학기엔 학점도 잘 받았거든요. 전 과목에서 A학점과 B학점만 받았어요.”


미셸 위는 이어 “나는 학교에선 그저 평범한 학생일 뿐이다. 남자 친구들은 골프채널을 보고 와서 가끔 잘하라고 격려해 주곤 하지만 여자 친구들은 내가 골프 선수인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며 웃었다.


LPGA투어에서 외모로 따진다면 누가 가장 큰 라이벌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미셸 위는 “내털리 걸비스도, 폴라 크리머도 다 예쁘다. 요즘은 정말 실력도 외모도 뛰어난 선수가 많다”고 대답했다. 자신의 외모에서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 어디냐고 묻자 그는 “다리”라고 말했다.


한편 미셸 위는 이날 예정됐던 프로암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KLPGA 규정에 따라 개인 캐디를 동반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프로암을 포기하고 다른 코스에서 연습 라운드를 했다. KLPGA는 프로암에서 선수들이 아마추어 초청 인사와는 한마디도 나누지 않고 캐디와 함께 코스 분석에만 열중하는 경우가 빈발하자 2006년부터 프로암에 개인 캐디를 동반하지 못하도록 했다.

 

서귀포=정제원 기자 사진: 미셸 위가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스카이힐 제주 골프장에서 드라이브샷 연습을 하고 있다. 미셸 위는 이날 주최 측이 규정을 내세워 전속 캐디의 동반을 막자 프로암대회에 참가하지 않았다. [제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