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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전의 물 한 잔

물조아 2008. 10. 31. 09:08

운동 하면 걷거나 뛰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런 분들이 헬스장을 이용하는 모습을 보자. 스트레칭은 허리 몇 번 돌리는 것으로 대신하고 무작정 러닝머신에 오른다. 몸이 워밍하는 시간을 못 참아 속도를 내고,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을 때쯤 내려와 샤워장으로 직행한다. 근력운동을 위해 웨이트 기구를 몇 번 들면 그나마 다행이다. ‘시간이 없다’는 것이 이유라고 하지만 같은 시간 운동을 해도 효율을 높이며 부상을 줄이는 것이 오래 운동을 즐기는 길이다.


먼저 헬스장에 들어서면 물을 한 잔 마신다. 몸의 신진대사를 높이고, 혈액 등 체액을 맑게 하기 위한 방편이다. 고인이 된 개그맨 김형곤씨의 예처럼 땀으로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면 혈액이 걸쭉해져 동맥경화가 진행되는 사람에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갈증을 느낀 뒤 수분을 섭취하면 이미 늦다.


다음은 워밍업이다. 몸을 덥혀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한 뒤 본운동에 들어가야 한다. 몸이 따뜻해져야 경직된 근육과 인대·건(힘줄) 등이 유연해진다. 고무줄의 온도를 높이면 쉽게 잘 늘어나는 원리와 같다. 최대심박수(220-나이)의 50∼55% 수준으로 5∼10분가량 한다.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


이번엔 무산소(근력)운동과 유산소(심폐)운동 중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할까. 기분 내키는 대로 하는 사람이 많지만 근력운동을 먼저 하는 것이 원칙이다.


첫째 이유는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근력운동으로 모든 근육을 자극해 놓으면 러닝머신에서 유산소운동을 할 때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웨이트로 혈액 내 포도당을 소모한 뒤라 유산소운동을 시작하면 곧 지방 분해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근육이 이미 달궈졌고, 유연성이 더해져 몸의 가동성이 높아지는 것도 열량 소모를 극대화한다. 예컨대 복부지방을 빼고 싶다면 복근운동을 먼저 하고 러닝머신에 오르라는 것이다.


둘째는 달리기를 먼저 한 뒤 근력운동을 하면 자칫 근육 손실의 우려가 있다. 러닝머신에서 30분 정도 달리면 글리코겐이 고갈된 상태가 된다. 여기에 강도 높은 근육운동을 하면 에너지 공급을 위해 인체는 단백질을 분해해 사용한다. 지친 상태에서 하는 근력운동은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있던 근육도 사라지게 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셋째는 근력운동 후 쌓인 피로물질(젖산)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젖산은 우리 몸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생긴다. 특히 젖산은 무산소운동인 근력운동과 같이 산소가 공급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한다. 따라서 근육운동을 해서 발생한 피로물질은 유산소 운동인 러닝머신으로 해소해 준다. 달리거나 걸으면서 몸을 흔들어 주고 이완시켜 주는 동작이 근육 뭉침과 경직을 풀어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쿨다운이다. 운동을 하다 갑자기 멈추는 것은 달리는 차가 급정차하는 것과 같이 위험하다. 근육의 긴장도와 심장의 부하를 서서히 줄이면서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한다. 헬스케어 고종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