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水)과 관련하여

마이클 펠프스, 황제 넘어 ‘神’을 넘본다!

물조아 2008. 8. 14. 22:58

 

역대 최다 金 통산 11개… 이번 우승 모두 세계新, 황제를 넘어 ‘살아있는 수영 전설’이 되다. 거침없이 물살을 가른 마이클 펠프스(23·미국·사진)는 베이징(北京)에서 근대 올림픽 112년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펠프스는 13일 열린 올림픽 수영 남자 접영 200m 결승에서 세계기록(1분52초03)으로 1위로 골인하더니 곧바로 이어진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도 미국 대표팀 첫 번째 영자로 출전해 우승하며 개인 통산 올림픽 금메달 수를 11개로 늘렸다. 아테네올림픽 6관왕에 이번 대회에서 벌써 5개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이로써 펠프스는 역대 통산 최다 금메달 기록을 경신했다. 그동안은 옛 소련의 체조 선수인 라리사 라티니나, 핀란드의 육상 선수 파보 누르미, 미국의 수영 전설 마크 스피츠, 역시 미국의 육상 스타 칼 루이스 등 4명이 올림픽에서 9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최고였다. 또한 우승한 5개 종목에서 모두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세계기록 작성 수도 25개로 늘렸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최다 세계기록 수립 선수는 23개의 마크 스피츠였다. 펠프스에게는 추가할 금메달이 아직 3개나 남아있다.


15일 개인혼영 200m와 16일 접영 100m, 17일 혼계영 400m가 펠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이제 펠프스가 출전할 때마다 올림픽 역사는 새롭게 써진다. 펠프스는 이제 ‘살아있는 수영의 전설’의 승화한 것이다. 남은 3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면 72뮌헨올림픽에서 스피츠가 작성한 단일대회 최다관왕 기록(7관왕)마저 넘어서게 된다.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 경찰관인 아버지 프레드와 중학교 선생님인 어머니 데비 사이에서 태어난 펠프스는 7살 때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를 다스리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고 물속에 얼굴을 담그지 못해 자유형이 아닌 배영을 처음 배운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하지만 193㎝, 91㎏의 잘 빠진 몸에 팔이 길고, 손발이 큰 수영에 적합한 체격 조건, 지독한 훈련을 즐기고 실전에서 절대 긴장하지 않는 기질 덕분에 펠프스는 16년 만에 세계 최정상에 섰다.


펠프스는 최대 무기인 우수한 잠영과 돌핀킥 실력까지 수영선수로서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소유, 당분간 그의 적수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펠프스의 위대한 업적은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다. 펠프스는 오직 수영만을 위해 사는 듯 싶은 지독한 연습벌레. 펠프스는 스스로 “수영을 시작하고 11세 때 보우맨 코치를 만난 뒤 처음 5년 동안은 단 하루도 쉰 날이 없었다”고 말한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수영장에 도착했고, 매일 몇 시간씩 수영만 했다. 유소년기의 그 5년간의 혹독한 유산소 훈련은 펠프스의 근력과 지구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놓았다. 펠프스의 주특기인 돌핀킥 또한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지독한 훈련에 의해 만들어졌다. 바로 허리에 납을 달고 물 속에서 손을 사용하지 않고 돌핀킥으로만 서 있는 훈련이다. 펠프스는 8㎏짜리 웨이트벨트를 허리에 차고 물속에서 40초간 버티고 서 있는다. 10초 휴식 뒤 다시 40초간 돌핀킥 훈련. 이 훈련을 10세트 반복해야 1단계 훈련이 끝난다. 일본 NHK방송이 제작한 펠프스 특집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일본의 한 단거리 선수는 첫 세트에서 겨우 25초를 버티는 데 그쳤다. 돌핀킥 2단계 훈련은 여전히 납벨트를 두른 채 수영장 바닥에서 물 위로 1m 이상 뛰어오르는 훈련. 10회 반복한 뒤 30초 휴식의 순서로 다시 10세트. 합해서 100번을 물 위로 솟구친다. 이 훈련은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3일에 한 번만 한다.

 

펠프스의 매일 훈련 시간은 5시간. 오전 2시간과 오후 3시간에 걸쳐 이뤄진다. 1주일에 하루밖에 쉬지 않는다. 펠프스의 머릿속은 온통 수영뿐이다. 펠프스는 작년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관왕을 노리다 혼계영 400m에서 동료의 부정출발로 아쉽게 7관왕에 머무른 뒤 올림픽 준비를 시작했다. 기필코 8관왕을 이루겠다는 집념이 얼마나 강했는지 지난 4월 미국 국내대회에서는 쏟아지는 졸음을 참지 못해 수영장 한편에서 쓰러져 잠을 자다 자신이 뛰어야 할 차례를 놓친 일화도 있다.


펠프스는 “쉬는 시간에는 오직 소파에 앉아있기만 한다. 몸을 움직일 때는 뭔가를 먹으러 갈 때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 지독한 자기수련이 그를 수영 황제를 넘어, ‘살아있는 올림픽의 전설’로 만든 것이다. 문화일보 이동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