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학’하면 어딘지 모르게 고풍스러운 느낌을 풍기지만 수성의 시기에 임하는 우두머리의 마음가짐을 다듬는 것으로 생각하고 읽으면 오늘날에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신선함을 갖고 있다.
어떤 집단이라도 내부에 대립이 있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그것을 어떻게 조정하는가가 이 세상 정권의 영원한 과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춘추좌씨전》에 무(武)에는 칠덕이 있다. ① 난폭한 짓을 금하고, ② 군사를 징발지 않고, ③ 대의를 지키고, ④ 공로를 밝히고, ⑤ 백성을 편케하고, ⑥ 무리를 화합하고, ⑦ 재물을 넉넉히 한다.
자기의 재능이나 욕망을 극도로 억제함으로써 신하의 힘을 충분히 발휘케 하는 것이 제왕의 길이다.
왕맹은 “저는 평화스러운 나라를 다스리는데 예로써 하고, 혼란한 나라를 다스리는 데는 법으로써 한다고 듣고 있사옵니다.”
“만족함을 알면 창피를 당하지 않으며,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잠문본은 “도덕심이 있는 군자는 남에게서 받은 은혜를 언제까지나 잊지 않고 지니고 있으나, 마음이 비뚤어진 소인은 은혜를 오래도록 간직하지 못하고 잊어버립니다.”
당 태종 때 위징은 드물게 보는 강직한 성품으로 그의 거침없는 직언에 태종이 무안해진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위징이 말하기를 “예로부터 군주 되기는 실로 어려운 것이라고 합니다. 만약 임금이 하는 말이 자신의 허물을 들으려고 한다면 그 나라는 훌륭합니다. 그러나 하는 말이 신하나 백성을 자기의 의지에 복종시키고자 한다면 그 나라는 멸망합니다.
저는 저의 목숨을 나라를 위해 바쳐 어디까지나 바른 길을 행하고자 합니다. 그러므로 폐하를 속이거나 배반하는 짓을 하지 않습니다. 다만 아무쪼록 폐하께서는 저를 양신으로 만들어 주시기를 바랄 뿐, 저를 충신으로 만들려 하지 마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충신과 양신은 어떻게 다른 것인가?”
“양신이라 함은 옛날 성천자인 순임금의 조정에서 섬긴 직, 계, 구요 등이 그러합니다. 충신이라고 하는 것은 옛날 포악한 천자의 하의 걸왕의 신하였던 용봉이나, 은의 주왕의 숙부인 비간이 그렇습니다.”
“사람의 좋아하는 욕망이나 희로의 감정은 현자나 우자를 가릴 것이 없이 다 같습니다. 현명한 자는 욕망이나 감정을 잘 조절하여 정당한 정도를 넘기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자는 그것을 제어하지 못하고 욕망이나 감정의 취향에 따라 마음 내키는 대로 행동하여 그 처치에 실패하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관을 파는 자는 그 해에 전염병이 번지기를 바란다. 그것은 사람이 미워서 죽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관을 팔아 이익을 남긴다는 생각뿐이기 때문이다.”
태종이 위징에게 물어 말하기를 “근자에 조정 신하들이 모두 일을 논하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위징이 대답하기를
“옛 사람이 말하기를 아직 신임을 받지 못하고 간하면 곧 자기를 비방하는 것으로 안다. 신임을 받으면서 간하지 않으면 곧 이것은 시록(국록을 받는 도둑놈)이 된다. 다만 사람의 재질은 각각 다릅니다.
① 겁 많고 무기력한 사람은 충직한 마음을 품고도 말하지 못합니다. ② 친밀하지 못한 사람은 신임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두려워하여 말할 수가 없습니다. ③ 관직에 연연하는 사람은 신변이 편하지 않을 것을 염려하여 감히 말하지 않습니다. 서로 더불어 입을 다물고 남의 뜻에 동조하는 까닭입니다.”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에 비유되는 것이므로 잘 경계하고 삼가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임금된자는 다음의 열 가지를 꼭 알아 두어야 합니다.
첫째 가지고 싶은 것이 보일 때는 넉넉한 것을 안다는 것을 생각하고 둘째 일을 하고 싶을 때는 그칠 것을 알아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자 생각하고 셋째 높고 위험한 것이 하고 싶을 때는 겸손하여 스스로 긴장할 것을 생각하고
넷째 차서 넘쳐 흐를 것을 두려워할 때는 강물이나 바다가 모든 개울보다 낮은 곳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다섯째 수렵 따위를 해서 즐기고 싶을 때는 정도에 넘치지 않을 것을 생각하고,
여섯째 게을러질 걱정이 있을 때는 처음은 삼가고 끝을 조심할 것을 생각하고, 일곱째 군주의 눈을 가려 어두워지게 하려는 자가 있을 것을 근심할 때는 마음을 비우고 신하의 말을 받아들일 것을 생각하고, 여덟째 사악한 신하가 있을 것을 걱정할 때는 몸을 바르게 가져 악을 물리칠 것을 생각하고
아홉째 은혜를 베풀고자 할 때는 기쁨으로 해서 상을 그르치는 일이 없을 것을 생각하고, 열째 벌을 가하고자 할 때는 홧김에 되는 대로 형벌을 주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 열 가지 생각을 확실하게 지키면, 지자도 용자도 인자도 감격하여 국가를 위하여 신명을 던져 그 재능을 다할 것이므로 천자는 별로 하는 일이 없어도 저절로 세상이 평화롭게 다스려집니다. 하급관리처럼 천자 자신이 정신을 괴롭힐 필요가 없습니다.
《손자병법》 “병사들이 따르지 않는데도 엄벌만 적용하면 병사들은 결코 심복하지 않는다. 심복하지 않는 병사를 부리기는 매우 어렵다. 반대로 따르지 않는다고 해서 과실이 있어도 처벌하지 않는다면 이 또한 부리기가 어렵다.”
《사마법》 “아무리 대국일지라도 전쟁을 좋아하면 반드시 멸망한다고 했고 또 반대로 아무리 평화로운 시대라도 전쟁에 대비하는 것을 잊으면 반드시 위험이 닥쳐온다고 했다.”
당태종이 황태자 이치에게 말하기를 “좌천된 인간을 부활시키고 승진시키는 것은 대은을 베푸는 것이 된다. ~ 재주 있는 사람을 나를 위해 쓸 수 없다면 죽이는 것이 가장 좋다.”
“저는 중병 중에 있는 삼공으로써 머지 않아 세상을 떠날 것입니다. 다만 유감인 것은 저의 티끌 같고 이슬 같은 작은 힘이 폐하의 바다 같고, 산 같은 위대한 덕에 조금이라도 공헌할 수 없데 되는 것입니다.” 끝. '10.8.13 '12.1.29 201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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