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水)과 관련하여

박태환, 두 발 없는 '수영 꿈나무'에 물을 주다

물조아 2009. 5. 13. 06:28

12세 김세진군 만난 박태환 시범·조언… 함께 레이스…


2008 베이징올림픽 수영 챔피언인 박태환(20·단국대)이 '장애인 수영의 박태환'을 꿈꾸는 유소년 꿈나무 김세진(12)군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둘은 지난달 중순 MBC 스페셜 '휴먼 다큐 사랑, 로봇다리 세진이' 촬영(오는 15일 방영 예정)을 계기로 처음 만났다. 박태환은 자신을 '영웅'으로 생각해 온 김군에게 수영 시범을 보이고, 영법에 대한 조언도 해주고 함께 레이스도 했다. 직접 사인한 수영모자와 물안경도 선물했다.


김군은 선천성 장애(사지 무형성)로 양쪽 발이 없고 오른쪽 손가락도 세 개뿐이다. 생후 5개월 만에 보육원에 맡겨진 뒤 18개월 때 입양된 김군은 4년 전부터 시작한 수영에 재능을 보여 국내외 대회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올해 3월에 열린 영국 내셔널 주니어 장애인 수영 챔피언십엔 개인자격으로 참가해 금메달 세 개와 은메달 네 개를 따기도 했다. 경기 등급은 S7(수영 지체 장애는 S1~S10으로 구분, S1이 가장 중증)이다. 김군의 평소 소원이 수퍼스타 박태환을 만나는 것과 장애인 국가대표가 되어 세계선수권에 나가는 것인데 이번에 한 가지를 이뤘다.


미국 LA에서 전지훈련 중인 박태환은 12일 전담팀을 후원하는 SK텔레콤을 통해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세진이를 보며 모두의 가슴속에 '할 수 있다'는 희망 하나를 담을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세진이의 나머지 소원도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전해왔다. 박태환은 또 "김군이 스스럼없이 의족을 벗고 해맑게 웃으며 물살을 가르는 모습에 감동받아 수영 선수로서 갖고 있는 꿈도 새롭게 되새겼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성진혁 기자 사진: ▲ 박태환은 김세진군이 아홉 살 때 의족을 착용한 채 10㎞ 마라톤을 완주했다는 얘기 를 듣자“난 아홉 살 때 뭘 했지?”라며 놀라워했다./SK텔레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