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lix Dennis, 2008, 부자의 DNA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당신이 빈털터리라면 부자될 확률이 매우 높다. 아무것도 없으니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부자가 된 그들의 비밀 아닌 비밀 이야기. 조범구 액센츄어 코리아 첨단전자 및 통신산업 대표
"정말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어느 정도 와서 뒤를 보니 돈이 조금 쌓여있더군요."
내가 아는 한 중소기업 사장한테 들은 얘기다. 그가 어떻게 해서 부자가 되었는가를 물었더니 열심히 일한 것 외에는 따로 특별한 게 없다는 설명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우리가 아는 부자들은 대개 비슷한 특징이 있다. 돈 그 자체보다는 일을 먼저 생각했다는 점이다. 열심히 하다 보니 후행적으로 부(富)를 소유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영국의 '잡지왕' 펠릭스 데니스(Felix Dennis)의 부자론(How to get rich)도 이 점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도감이 느껴진다. 부자라고 해서 특별한 유전자를 갖고 있거나 남들보다 더 나은 환경에서 출발하는 게 아니다.
우리는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저자는 다만 자신에게 더욱 솔직해질 것을 주문한다.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꿈꾸지만, 꿈으로 끝내지 말고 원한다면 쟁취하기 위해 움직이라고 역설한다. 소망은 그것을 이루겠다는 내적 강요(compulsion)가 없이는 헛된 것(futile)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래서 그의 '부자 되기' 첫 번째 원칙은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알라는 것이다. 그리고 강렬한 열망을 갖고 하고자 하는 일에 뛰어들라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는 실행이 없으면 아이디어에 불과하다는 대목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목은 냉철하리만큼 단호하고 구체적으로 쓰여 있다. 마치 악바리 근성을 심어주는 군기 반장이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조목조목 설명하는 느낌이다. 실천해도 안 된다고 아무리 항변해도 소용없을 것 같다. 그의 대답은 "아직 노력이 덜됐어"라고 나올 것이 뻔하다.
펠릭스 데니스는 개인 자산만 1조원에 달하는 영국의 유명한 괴짜 부자다. 이 책에도 거명되는 리처드 브랜슨(Branson) 버진그룹 회장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 같은 사업가다.
그러나 저자가 출판사업의 스타가 되기 이전에는 학교도 제대로 나오지 않은 무일푼의 히피 청년이었다는 점은 무엇을 시사하는 걸까.
독자들은 그가 기업인이자 동시에 시인(詩人)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연간 200여 권의 책을 읽고 시집을 낼 정도로 책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는 출판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자질을 갖춘 셈이다.
바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 그리고 잘하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는 게 부자가 되는 길이라는 가르침이 책 속에 녹아있다. 이점은 일본의 부자 연구가인 혼다 켄이나 미국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한다.
부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을 가르는 가장 큰 경계선 중 하나는 일을 대하는 태도다. 세계적인 갑부들은 모두가 일 중독자이지만 그 일을 누구보다도 즐겁게 한다.
여기서 간단한 자가테스트를 해보자.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신은 전문가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라고 한다면 그 일이 자신에게 즐거운 일인가? 두 번째 물음의 답이 '아니오' 라면 아쉽지만 부자가 될 확률은 낮다. 이런 관점에서 또 질문을 던져보자. 어떤 사업을 하다가 싫증이 생겼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저 없이 매각하라' 가 정답이다.
부자 되는 법 또 하나를 정리한다면 바로 열정적인 학습자(learner)가 되라는 점이다. 저자도 그렇지만 우리가 아는 세계적인 갑부들은 학력은 높지 않을 지 몰라도 엄청난 책벌레들이다. 빌 게이츠, 워런 버핏, 존 템플턴, 리카싱 모두 지독한 독서광이다. 저자 역시 '듣고 배우기(listen and learn)'를 부자가 되기 위한 기본 가치(cardinal virtue)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장 맘에 들어 하는 대목이 될지도 모르겠다. 바로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다. 돈을 벌겠다면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나이가 어리고 돈도 없고 경험도 없다면 오히려 부자가 될 최고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왜냐고? 아무것도 가진 게 없으니 잃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두려움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 책의 저자도 수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그런 실패를 즐기면서 다시 도전했다. 인생도 재산도 결국에는 단지 게임에 불과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과 함께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저자의 이름이 '행복'을 뜻하는 라틴어 'felix'라는 점은 그래서 흥미롭다.
그러나 저자는 행운을 좇지 말라고 말한다. 오히려 자신에게 행운이 찾아오게 하라고 설득하는 점에서 인간적인 진정성이 느껴진다. 살아있는 한 "불행하다"는 말을 함부로 쓰지 말자. 누구에게나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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