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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녀 첫 인터뷰! “제가 아이폰녀 김여희입니다”

물조아 2010. 5. 22. 00:55

글 강수진기자·사진 드림하이

 

‘아이폰녀’ 김여희가 베일을 벗었다.

 

김여희는 최근 스포츠칸과 인터뷰를 갖고 UCC를 올리게 된 경위, 이후의 뜨거운 반향 등에 대한 각종 일화를 자세히 소개했다. 그를 둘러싼 일부의 오해에 대해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다”며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3월 인터넷에 뜬 3분 남짓한 영상은 아이폰의 열풍과 맞물려 큰 이슈로 떠올랐다. 예쁘장하게 생긴 여성이 아이폰으로 각종 연주를 하며 즉석에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인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곧바로 ‘아이폰녀’라는 별명이 붙였고, 포털사이트에는 정체(?)를 찾고자하는 검색열기가 뜨겁게 일었다.

 

그의 영상은 유투브의 경우에만 현재 조회수가 500만클릭 이상을 상회하고 있다. 신기한 영상은 멀리 미국 CNN, 영국 ‘더 선’에 소개되기도 했다.

 

처음으로 언론 인터뷰에 나선 김여희는 “제가 아이폰녀 김여희입니다”라고 부끄러운 미소를 건냈다.

 

올해로 만 21세인 김여희는 지난해 백제 예술대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가수 지망생이었다. 고교 시절부터 좋은 가창력을 바탕으로 광주청소년가요제 대상 등의 상을 거머쥐는 경력도 갖고 있었다. 비트와 코드 진행 개념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제작된 UCC처럼 그는 이미 상당수 자작곡을 써놓기도 했다.

 

“실용음악과를 다닐때 재즈와 같은 음악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음악인이 꿈이었던 친구들과 그때도 UCC를 제작해 곧잘 올리곤 했었지요. 얼마나 열심히 음악을 하고 나름 재능이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일이기도 했지요.”

 

‘아이폰녀’ 영상은 순전히 아이폰 열풍에서 비롯된 일이다.

 

“오디션을 여러군데 봤는데 결과가 썩 좋지 않았습니다. 아이돌 그룹 대신 싱어송라이터가 되는 회사를 위주로 찾았거든요. 이후 음악 스튜디오를 아지트 삼아 작곡가들과 어울려지냈어요. 다른 가수에게 가는 곡의 가이드도 뜨고 연습도 하고 그렇게 혹시 모를 기회를 잡고자 하루하루를 지내던 중이었지요.”

 

아이폰을 구매했던 그는 밤낮으로 ‘신세계’의 매력에 푹빠졌다고 했다. 그의 아이폰에는 비트메이커, 큐베이스, 신디사이즈, 기타, 드럼, 코드진행법, 메트로놈, 피아노 등 약 11점의 음악 관련 어플이 있었다.

 

 

“작곡가 분들이 실제로 아이폰을 상당히 많이 활용합니다. 곡의 BPM(Beat per minute·분당 박자수로 곡의 빠르기를 의미)을 알고자 할 때 박자를 치면 속도를 알 수 있도록 돕는 어플도 있고, 어울리는 화성을 찾아내는 데 요긴한 어플도 있거든요.”

 

김여희는 “장난처럼 작곡가 오빠들과 합주를 하다가 결국 UCC로 찍어올려보자는 아이디어로 발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장소는 서울 대치동에 사는 친척언니의 집이다. 화면 밖에 있는 친한 작곡가와 친척언니, 그리고 본인의 아이폰 3개가 동원됐다.

 

“스튜디오 연습생의 미래는 막막하기만 하답니다. 마땅한 벌이도 없이 매일 작곡가 스튜디오에 가며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생각하며 불안한 하루를 보내지요. 맞습니다. UCC를 올릴 때 단순한 ‘재미’를 넘어 내 열정을 알리고 나를 알리는 방법의 하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우리같이 젊은 아이들에게는 UCC 아이폰 등의 각종 뉴미디어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김여희는 “유투브에 ‘애플걸’이라는 영상을 올렸는데 이틀간은 잠잠하더라”면서 “속상해서 친구들에게 검색 좀 하라고 종용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틀후 판도가 바뀌었다. 심사숙고해 지은 ‘애플걸’ 대신 국내 각종 동영상 사이트에 ‘아이폰녀’라는 새로운 이름이 거론됐고, 삽시간에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됐다. 곧바로 본명이 드러났고, 그를 아는 지인들의 전화 공세가 이어졌다. 그의 싸이월드에는 각종 쪽지가 답지했다. 일본 중국 미국 등 다양한 기획사와 어플 제작사 등지에서 연락을 달라는 연락에서부터 통신회사 쪽의 행사 출연 섭외 등 각양각색의 내용이었다. 국내 빅 기획사들의 러브콜도 당연히 뒤따랐다. 데비 무어의 남편인 애쉬튼 커처는 어떻게 알았는지 그의 트위터를 찾아와 “잘 봤다”는 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김여희는 대중들의 오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음반 발매 직전 기획사가 있는 상태에서 일부러 벼락스타가 되기 위해 영상을 활용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서다.

 

“충분히 그렇게 보일 수도 있지요. 그러나 많은 관심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계약에 이를 수 있었답니다. UCC때문에 제 가수 인생이 시작될 수 있었던 거죠. 정확히 4월말께에 도와준 작곡가의 사무실과 전속 계약서를 썼습니다. 제 자작곡으로 음반을 채운다는 조건으로요. 음반도 그 뒤 부터 준비됐고요.”

 

그의 앨범에는 자작곡으로만 구성됐다. 일곱살 이후 가수를 꿈꾸며 달려온 과정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나의 노래’를 비롯, 팝곡 ‘하지마’, R&B팝 스타일의 ‘유’ 등이 그간 쌓아왔던 내공을 드러낸다. 예사롭지 않은 가창력, ‘아무도 몰라도 모두가 비웃어도 난 노래해’라는 당찬 가사도 귀를 흔든다. 앞으로도 일렉트로닉, 힙합, 재즈 등 익혀온 다양한 장르의 자작곡으로 음반을 꾸밀 참이다.

 

“UCC 등이 활성화된 이 시기에 태어난 것도, 아이폰이 그때 한국으로 들어왔던 것도 제게는 행운이었습니다. 깨알같았던 노력이 운을 만나면서 그 평생의 꿈을 실현하게 된 셈이지요. ‘아이폰녀’를 넘어서는게 제 또다른 목표입니다. 처음부터 잘해낼 거라는 확답은 못드리지만 점점 나아지려 노력하는 모습만은 확실하게 보이겠습니다.”

 

<글 강수진기자·사진 드림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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