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나간 책(冊)

인생에는 오직 하나의 삶이 있을 뿐입니다 ★

물조아 2008. 3. 24. 06:45

“잘 웃는 자는 행복하고, 잘 우는 자는 불행하다.”


천성이 우울한 사람은 불행하게 끝나리라 생각하고, 쾌활한 사람은 행복하게 끝나리라 생각되며, 쾌활한 기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곧 행복을 의미하는 것이다.


전자는 열 가지 계획 중 아홉 가지가 성공하더라도 한 가지 실패를 안타까워하고, 후자는 열 가지 계획 중 아홉 가지가 실패해도 단 한 가지의 성공에 위안을 받는다.


그리고 행복의 전제 조건은 건강에 달려 있다. 건강하면 모든 것이 기쁨의 샘이 될 수 있으며, 반대로 건강하지 못하면 외적인 재산이 풍족하다 하더라도 그것을 즐길 수 없는 것이다. 매일 적당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면 건강을 유지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명은 운동 속에 있다.”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에는 욕구 하는 것보다 인식하는 태도를 취하게 된다. 따라서 많은 어린아이들의 눈길은 진지하고 관조적이다. 젊었을 때에는 직관이, 나이를 먹으면 사고가 생긴다.


이 때문에 젊은이는 확실치 않은 것을 무작정 욕망하며 동경한다. 만일 사람이 제때에 사람들에게 가르침을 받아 젊었을 때에 이 세상에서 많은 것을 획득할 수 있다는 망상을 근절할 수 있다면, 얻을 것이 많을 것이다.


우리는 젊을 때에는 누가 뭐라 하든 개의치 않고 삶을 무한한 것으로 생각하여 기분대로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시간을 아까워한다. 청년기의 한 시간은 노인의 하루보다 길다.


왜냐하면 나이를 먹게 되면 지나 버린 나날에 대해 가지는 기분이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처형대로 인도되어 가는 사형수가 갖는 감정과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삶은 무한히 긴 미래이며, 노인의 입장에서 보면 삶은 극히 짧은 과거이다.


우리가 젊었을 때는 시간까지도 느리게 가는 것 같이 보인다. 따라서 우리는 젊었을 때의 일을 늙었을 때의 일보다 훨씬 잘 기억하고 있다.


젊은이와 늙은이의 근본적인 차이는, 젊은이는 삶을 기대하고 있는데 늙은이는 죽음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젊은이는 짧은 과거와 긴 미래를 가지고 있지만 늙은이는 반대의 입장에 있다.


“죽음의 날은 탄생의 날보다 낫다.”고 말하고 있다. 아무튼 너무 오래 사는 것을 갈망하는 것은 도가 지나친 소망이다. 왜냐하면 스페인의 격언도 “오래 사는 자는 많은 고통을 체험한다.”고 말하고 있다.

 

자연은 고령에 이르러 다시 어린아이로 돌아가게 한다. 노령에 들어감에 따라 모든 힘이 없어진다는 것, 그 소멸의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필연적이며, 유익한 것이다. 왜냐하면 만일 이런 일이 없다면 이미 그 사람에게 이미 작업을 하고 있는 죽음이 무서운 것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령에 이르는 것이 가져오는 최대의 이익은 자연사인 것이다. 죽음이 개체의 종말이라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지만, 이 개체 속에는 어떤 새로운 존재에의 싹이 있다.


“어째서 당신은 살아 있는 것이 소멸하기 쉽다고 한탄하고 있습니까? 나보다 먼저 살았던 나의 모든 동류가 죽지 않았다면, 어떻게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인간의 행복에 보다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재물이나 명예가 아니라 참된 자아를 찾아가는 힘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자기 자신이어야 하며, 자기 자신을 위해서 행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는 자에게만 있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사색하는 것과 독서가 정신에 미치는 영향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큰 차이가 있다. 학자라는 것은 책을 읽는 사람이며, 역사가라든가 천재는 인류를 계몽하고 그 전진을 촉진한 사람으로서, 세계라는 책을 직접 읽은 사람이다.


우리들의 정신 속에서 우러나오는 사상은 무르익은 봄철의 꽃이며, 다른 사람의 책에서 읽은 사상은 화석에 흔적을 남기고 있는 태고의 꽃과도 같은 것이다.


사상가는 많은 지식의 재료가 필요하며, 그 때문에 독서량도 많아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그 정신은 매우 강력하여 그 모두를 소화하고 동화하여 자기의 사상 체계에 병합할 수가 있다.


반대편의 입장은 어떠한가? 독서로 한 평생을 보내며 여러 가지 책에서 지혜를 얻은 사람은, 여행 안내서를 몇 권정도 읽고 어느 지방에 정통했다고 자처하는 사람과 같다.


독서와 같이 단순한 경험은 별로 사색의 보충이 되지 않는다. 단순한 경험과 사색과의 관계는 먹는 것과 소화하는 것과의 관계와 같다. 또한 우리가 책을 읽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읽을 가치가 없는 책을 읽지 말도록 하는 기술이다.


또한 ‘반복은 학문의 어머니다.’라는 말이 있다. 모든 중요한 책은 두 번 읽어야 한다. 그것은 두 번째에는 그 문제의 관련이 더 한층 잘 파악되며 결론이 더 잘 알려지므로 처음 부분이 더 한층 올바르게 이해되기 때문이다.  끝. '10.3.25   '11.10.18   2013.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