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버리고 삶의 비전을 풍요롭게 하기!
10.5 - [창간 66주년 특집]나는 낙오자가 아니다… 덜 벌고 더 행복한 ‘나만의 스타일’일 뿐 / 김재중·이성희·김한솔 기자 hermes@kyunghyang.com
ㆍ[모자라고 불편하게 살기]유쾌하고 즐겁게 결핍을 선택하는 사람들
21세기 한국 사회는 풍요롭고 빠르다. 생계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빈곤층이 아직 존재하지만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빈곤 대신 나타난 ‘적’은 늘어진 뱃살과 체지방이다. 사람들은 ‘슈퍼 디럭스’로도 모자라 ‘울트라 슈퍼 디럭스’하게 커진 가전제품을 들여놓을 더 큰 집을 장만하느라 동분서주한다.
이런 현대인의 초상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에리직톤’을 떠올리게 한다. 에리직톤은 곡물의 여신을 분노케 한 죄로 아무리 먹어도 허기를 느끼는 저주를 받았다. 눈에 보이는 모든 음식을 먹어치우고, 딸을 팔아 먹을 것을 구해 계속 먹었다. 에리직톤은 마침내 자신의 몸을 뜯어먹었지만 배고픔을 떨쳐내지 못했다고 신화는 적고 있다.
그런데 제한 없는 풍요와 속도가 현기증을 불러온 것일까. 에리직톤의 후예들 사이에서 스스로 ‘결핍’과 ‘불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남들은 삶을 편리하게 해준다며 마구잡이로 사들이는 크고 작은 생활도구들을 자신의 삶에서 퇴장시키는가 하면, 스스로 실직을 선택하는 사람들까지 나온다.
청빈한 삶에 대한 염원이나 귀농행렬은 일찍부터 존재했지만 그들은 온 존재를 걸듯 엄숙하고 결연했다. 지금은 그들보다 훨씬 가볍고 유쾌하게 자발적 결핍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욕망을 버리고 삶의 비전을 풍요롭게 하기
왜 스스로 결핍이나 불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가. 그들은 버리고 비우는 대신 무엇을 얻는가. 전문가들은 ‘저성장 고위험’ 시대에 접어든 뒤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반성하는 사람들이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본다. 에리직톤의 허기가 원래부터 채워질 수 없었던 것처럼 소비를 늘린다한들 행복이 그만큼 커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나는 자가운전을 하지 않는데, 재밌게도 주변에 보면 아이 학원에 보내지 않기, 명품 사지 않기, 공정무역 제품 쓰기 등 소박하지만 자발적 불편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힐링 열풍과 자발적 결핍을 대비시켰다. 성장과 경쟁 일변도의 패러다임은 낙오자에 대한 배려가 없다. 힐링은 이런 경쟁 시스템에 계속 남아 있기 위한 몸부림이라면, 자발적 결핍이나 자발적 불편은 경쟁 시스템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역발상이라는 것이다. 이 교수는 “자발적 결핍이나 불편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경쟁 시스템에서 낙오된 사람들이 아니라 이 시스템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효율성 중심의 체제를 깨려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시간은 유한한데 돈은 아무리 벌어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아차린 사람들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는 “일본의 후지무라 야스유키 박사의 <적게 일하고 더 행복하기>라는 책에 시간은 유한한데 인간은 끊임없이 돈을 버느라 시간을 다 써버리고 죽는다는 내용이 나온다”고 소개했다. 그는 “책은 하루나 이틀만 일해서 돈을 적게 버는 대신 시간을 벌어서 애기도 키우고 자발적인 활동을 하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이걸 알아차린 사람들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관씨(44)는 1990년대에 잠깐 대기업을 다니다 그만둔 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경계에 구애받지 않은 채 공부하고, 강의하고, 글을 쓰며 살고 있다. 박씨는 예기치 않은 일들을 만들고 끊임없이 뭔가를 확인하게 만드는 휴대전화를 없앴고, 빚을 지는 시스템을 일상화시킨다고 판단해 신용카드도 쓰지 않는다. 텔레비전도 없앴고, 올해 안으로 인터넷도 끊을 생각이다. 그렇지만 박씨는 “가난을 낭만화해서는 안되고 문명의 이기를 거부할 생각도 전혀 없다”면서 “다만 생활을 간소화하고 무의식중에 시간과 돈을 쓰는 생활 패턴을 바꾸고 싶은 것”이라고 말했다.
10.3 - '트위터 대통령'으로 불리는 소설가 이외수<사진>씨가 일부 야권 성향 네티즌들을 향해 '경고'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씨는 지난 1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알바들에게 분명히 경고하겠다"며 "비열한 언사를 쓰면서 나를 공격하는 것은 무방하다. 그러나 니들이 추종하는 후보가 니들의 그 싸가지 없는 언사들 때문에 어느 날 내 트윗 한방으로 수십만 표를 잃게 된다는 걸 명심해라"고 적었다. 그는 "여러 가지 버전이 준비되어 있다"고도 했다.
이씨는 자신이 왜 이 글을 올렸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지난달 25일 자신이 박근혜 후보와 만난 것에 대한 일부 네티즌들의 반응과 관련이 있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이씨는 박 후보와 만났을 때 "굉장히 힘드셨을 텐데 (과거사) 사과회견을 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하는 등 1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하며 이씨를 비난한 것으로 알려졌다.
10.2 □ 피부를 노화시키는 나쁜 습관 한 가지 / 무의식중에 손으로 얼굴을 자주 만진다
손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신체 기관으로, 수많은 세균이 묻어 있다. 손을 통해 여드름, 뾰루지 등 각종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되는 세균이 옮기 십상이다. 감염 질환 예방의 기본이 손씻기인 것처럼, 피부를 위해서라도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것을 피한다.
9.30 - 100년 뒤에도 부자가문으로 남는 법 [온라인 중앙일보] 한동철 교수의 부자학 강의
“사후에도 존경받는 부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2007년 이후 부자학연구학회 활동을 하면서 부자들을 만나다 보니 어언 1000명 가깝게 됐다. 연구 목적 등으로 깊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존경받는 부자다. 이들의 재산 규모는 수십억원에서 수천억원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었다. 하지만 점점 많은 부자가 이제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데 눈을 뜨기 시작한 듯하다. 그런데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한국 부자, 아직 멀었다
얼마 전 자수성가한 80대 원로 실업가로부터 비슷한 질문을 받았다. 늘 하던 대로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좀 더 깨끗한 방법으로 부를 쌓으려고 노력하세요. 그리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 사회공헌과 봉사활동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들은 부자 중 생각보다 심각한 표정을 짓는 경우가 많다.
“정말 쉽지 않겠지만 노력할게요. 죽은 뒤에도 100년 동안 욕먹지 않는 부자가문으로 남을 수 있게 가르침을 주세요.”
사실 기본적인 것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부자란 무엇인가. 우리나라 금융권에선 통상 재산 30억원 이상을 부자라고 하고, 그 잣대는 나라마다 전문가마다 다르다. 그래도 부자학연구학회에서 가다듬은 정의를 보자. 정신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물질적으로 그 일을 통해 여유를 만들고, 그 잉여물을 통해 사회적으로 유익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부자 계층(Affluent Class)이란 개념도 만들어 부자를 세 단계로 나눴다. ▶총체적 계층(Holistic Class) ▶성숙 부분 계층(Mature Partial Class) ▶하위 부분 계층(Lower Partial Class)이다. 총체적 계층은 가장 높은 경지로, 정신·물질·사회 세 가지 여건을 다 충족하는 부류다. 인류 역사상 100명이나 될지 모르겠다. 세 가지 중에서 둘을 충족하면 성숙 부분 계층이다. 1200만 명쯤인 지구촌 부자 중 10% 정도로 추정된다. 하위 부분 계층은 어느 한 가지만 충족한 부자다. 극단적인 경우를 들면 가진 건 많은데 주변에서 욕먹고, 자기 존재를 알아주지 않으면 서운해 하는 이른바 졸부다.
사후 100년 동안 세상 존경을 받는 부자가문을 만들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런 조언은 해줄 수 있겠다. 이 역시 뻔한 이야기가 될지 모르지만 ‘부자가 되려는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빈곤국을 병마에서 구하려고’ ‘무지한 이웃에게 배움의 등불을 비추려고’ ‘지구환경을 살리려고’ 같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다. 나와 일족들의 부귀영화뿐 아니라 내가 속한 크고 작은 공동체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확고한 부자철학이 있어야 한다. 정신과 물질의 이원론을 강조하는 인도 자이나교 신도들은 재물을 모으는 목적 자체가 남을 돕기 위함이다. 가문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면 시쳇말로 가문의 브랜드화가 가능하다. 사업과 부를 일으킨 창업자는 가문의 영예와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일체화를 지향해야 한다.
필자는 우리나라 경향 각지의 부자들을 면담하면서 나름의 기준에 따라 그들이 자주 쓰는 단어와 표현을 조합하고 분석해 부자 등급을 매기는 작업을 해왔다. 이런 분석 기준은 나름대로 평판이 좋은 부자들과 함께 체계화했다. 안타깝게도 100년 부자가문이 될 듯 싶은 부자, 아니 당장이라도 독창적 부자철학을 제시하는 부자는 거의 없었다.
“사장님, 회장님의 생각을 A4 용지 한 쪽에 요약해 1000번쯤 읽으면서 다듬고 고쳐보세요. 훌륭한 가문 헌장, 가훈이 될 겁니다.”
헛나간 정신으로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축재하고 ‘나 이제 여유가 생겨 좀 퍼줄 테니 다들 박수 쳐 주세요’ 하는 속마음은 곤란하다.
내가 만난 부자 중 사회적으로 매우 바람직한 활동을 하지만 과거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으로 부를 쌓은 경우가 적잖았다. 사실 성인군자가 돈을 벌기는 쉽지 않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수천 년 세계 역사가 정도 차이만 있지 그러했다. 지구상 부자가 많이 몰려 사는 4대 권역 유럽·북미·동북아·중동 네 곳을 다 봐도 그랬다.
사이비 사회공헌의 집단 최면 경계를
부자학연구학회는 수년 전부터 귀감이 될 만한 부자를 선정해 해마다 봉사부자상을 시상해 왔다. 그런데 한 번은 심사 과정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 선행은 두드러지는데 부의 형성 과정이 미심쩍은 경우였다. 그때 한 심사위원의 말. “깨끗하게만 돈 번 사람이 어디 흔합니까. 그러다 상 줄 사람 못 찾습니다.” 장관 청문회에서 이런저런 의혹으로 낙마하는 경우를 보면서 ‘학군 편법 전입이나 부동산 투기 의혹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되돌아보는 사람이 많다. 장관 청문회가 아니라 부자 청문회가 있다면 온전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물려받은 것 없는 젊은 부부가 맨손으로 수십 년 정상적인 방법으로 일주일에 100시간 가까이 일해서 벌 수 있는 돈은 최고 8억원 정도다. 부자학회에서 여러 차례 시뮬레이션을 한 끝에 나온 수치다. 우리 사회는 젊은이들의 출발선이 부모의 빈부격차에 따라가 너무 다르다. 이런 점에 젊은이들은 절망한다.
세상을 위한다는 말만큼 그럴싸한 말이 없다. 하지만 실제 그 일을 한다는 사람들 중 겉과 속이 다른 경우가 너무 많다. 우리나라에는 크고 작은 수천 개의 복지·장학재단이 있다. 하지만 설립 목적이 진정 사회를 위한 것인지 의심스러운 곳이 너무 많다. 선의라는 포장의 이면에 절세나 경영권 강화 목적이 얼마나 스며있는지 부자들은 자문해봐야 한다. 복지·장학재단의 실질적 운영자를 일반에 공모해 구하면 어떨까.
사회봉사를 지향하는 부자들의 모임도 진정성을 좀 더 강화했으면 좋겠다. 부자학회장이라니까 수백 곳의 부자 모임에서 초청을 받아 가봤다. 전국에 이러한 부자 모임이 1만여 곳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 웬만한 모임에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보통 호텔에서 열리는 조찬·오찬·만찬 모임에 가 보면 남루한 차림새의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면 좀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 ‘사이비 진실성 효과(Pseudo-Truth Effect)’라는 집단 최면을 경계해야 한다. 탐욕을 감추거나 죄의식을 덜기 위해 반복적으로 좋은 일을 언급하고 그런 모임에 참여하는 것으로 스스로를 봉사일꾼이라고 여기지 말자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이 부자보다 천국에 500년 먼저 간다”는 이슬람교 가르침을 마음에 담으면 족하다.
부자학회가 만든 개념 중 ‘선악후선설(先惡後善說)’이라는 것이 있다. 부의 축적 과정이 잘못된 사람도 나중에 선행을 통해 어느 정도 이를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생 그릇된 방식을 일삼은 뒤 몇 차례 봉사활동으로 잘못을 100% 사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해외 연구소 중에는 2050년께면 한국의 국력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곳이 많다. 자랑스러운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아울러 세계적 부자, 브랜드가 있는 부자가 즐비하길 기원한다. 유튜브를 휩쓰는 한류의 창조성을 부자들이 습득했으면 좋겠다. 세계가 한국 부자에 열광할 수 있게 ‘강남 스타일’을 만들어 보자.
한동철(54) 서울대 경영학과와 미국 세인트루이스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고 현대경제연구원을 거쳐 1995년부터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계부자학연구학회 창립을 꿈꾸고 있다. 한동철 부자학연구학회장
- “한국인, 불가능한 목표 버리고 ‘한국 스타일’로 살아라” [온라인 중앙일보]
『Korea: The Impossible Country』출간한 영국 이코노미스트 특파원 다니엘 튜더
-제목『한국: 불가능한 나라』의 의미는.
“두 가지다. 먼저 불가능한 기적을 이뤄낸 나라란 뜻을 담았다. 한국은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이란 두 가지 기적을 이뤄냈다. 두 번째는 지금 한국 사회가 갖고 있는 성공에 대한 높은 기준을 달성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의미다. 교육·평판·외모·경력에서 한국인들은 거의 달성이 불가능할 정도로 높은 기준에 맞추려 애쓰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자살률은 높아지고 행복지수는 낮아지는 것 같다. 강남 대치동의 아이들은 왜 여행용 캐리어에 책을 가득 채운 채 학원에 가야 하는 걸까. 안타까운 마음에 이런 ‘불가능한 목표’에 시달리는 한국인의 모습을 조명하고 싶었다.”
-그 배경은 뭐라고 보나.
“성공에 대한 집착이 아닐까 한다. 대학ㆍ직장ㆍ경력, 심지어 결혼까지 성취해야 할 목표가 돼 버린 것 같다. 1960년대 이후 눈부시게 경제발전을 하면서 다들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그러다 보니 경쟁이 심화된 것 같다. 영어 열풍도 그렇다. 실제로 영어가 필요하지 않은 대다수 한국 사람마저 ‘영어를 못하면 인생에서 실패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나. 이코노미스트 같은 유력지도 다들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구독 부수는 5000부가량인데 내가 만나는 거의 모든 사람이 ‘이코노미스트 잘 보고 있다’고 하더라(웃음). 지나친 경쟁은 내가 사랑하는 한국인의 기질인 정(情)과 흥(興)에도 맞지 않는다. 2002년 월드컵 당시 뜨겁게 하나가 되던 한국의 모습이 진짜라고 생각한다. 해운대에서 서로를 얼싸안고 응원하다 보니 인파에 밀려 어느새 물이 허리춤까지 차 올라도 다들 마냥 신나 했다. 그런 에너지가 한국 특유의 힘이다. 여기에다 2004년 제주도 구멍가게 사장님이 보여준 정은 한국인만의 힘이다.”
-한국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싸이가 ‘강남 스타일’을 히트시킨 건 외국 팝가수처럼 행동했기 때문이 아니다. 싸이는 한국 가수로서 놀고 웃고 즐겼다. 이게 ‘한국 스타일’ 아닐까. 우리는 한국이 한국이어서 좋다. 한국이 미국 같아서 좋은 게 아니다. 영국 친구들이 오면 우린 포장마차에서 고갈비에 소주 한잔으로 행복하다. 한국과 한국인들이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불가능한 목표에 스스로 얽매이는 것보다 ‘한국 스타일’로 즐겁게 흥을 돋우며 사는 게 어떨까. ‘만족’이라는 이름의 기적이 찾아오길 바란다.” 전수진 기자
9.29 - 하루키 “독도 갈등…영혼의 길 막지마라”
‘상실의 시대’ 쓴 日 대표작가, 독도·센카쿠 영토분쟁 일침 / 국경이 있는 한 영토갈등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국경을 넘어 영혼이 오가는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
‘상실의 시대’ ‘1Q84’ 등을 쓴 일본의 대표적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63·사진)가 독도와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둘러싼 영토분쟁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그는 28일 아사히(朝日)신문에 기고문을 통해 아돌프 히틀러 정권의 불행한 역사를 언급하며 “영토분쟁으로 지난 20년간 동아시아가 이룬 가장 값진 성과인 ‘고유의 문화권’이 파괴돼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센카쿠 분쟁으로 중국 서점에서 일본인 저자들의 책이 사라졌다는 보도에 충격을 받아 글을 쓰게 됐다는 하루키는 “지난 20년간 중국, 한국, 대만의 눈부신 경제 발전으로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문화적 성과물들이 국경을 넘나들었으며 동아시아 문화권은 풍부한 시장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아시아 문화권은 “언어가 달라도 우리가 서로 감정을 공유하는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영혼이 오가는 길”이라는 그는 영토갈등으로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이 심혈을 기울여 이룬 성과가 파괴돼 “아시아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두렵다”고 밝혔다.
그는 “국경선이 존재하는 한 영토문제는 피할 수 없지만 이는 실무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또 그렇게 돼야 한다”며 “영토문제가 ‘국민 감정’ 영역으로 들어가면 출구 없는 위험한 상황을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나쁜 술에 취한 것에 비유했다. “나쁜 술 몇 잔으로 목소리는 커지고, 행동은 난폭해지며, 논리는 단순하고 자기반복적이 된다”며 “하지만 날이 밝고 나면 남는 것은 두통뿐”이라는 것이다. 이어 하루키는 이 같은 술기운에 기대 소란을 떠는 정치인과 논객에 대한 주의를 주문했다.
그는 “1930년대 히틀러도 잃어버린 영토 회복을 내세워 정권 기초를 다졌다. 우리는 이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알고 있다”며 “정치인과 논객은 부추기는 것으로 끝나지만 실제 상처입는 것은 개별 인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서점에서 일본인 책이 사라진 것에 일본 저자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어떤 보복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키는 “보복의 결과는 언제나 자신에게 돌아올 뿐”이라면서 “어떤 경우에도 상대 문화에 대해 합당한 경의를 잃어서는 안 되며 영혼이 오가는 길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등 일본 지식인과 ‘허용하지 말라! 헌법개악·시민연락회’ 등 시민단체는 28일 약 800명의 서명이 담긴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인은 독도가 한국 국민에 있어 침략과 식민지 지배의 시작이고 상징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침략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요구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9.27 - “브라우니, 물어!” 다짜고짜 환불요구를 하던 정 여사가 궁지에 몰리자 소리를 지른다. 그러나 브라우니는 묵묵부답. 동그란 눈으로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다. 당황한 정 여사가 식은땀을 흘린다.
“얘, 가을 타나 봐.” 객석에선 폭소가 터진다. 개그맨 정태호·송병철·김대성이 만드는 ‘정 여사’는 요즘 ‘개그콘서트’(이하 개콘·KBS)에서 가장 많이 뜬 코너다. 23일 ‘개콘’ 14개 코너 중 시청률 29.1%(TNmS 조사, 전국 기준)로 1위를 기록했다.
가게 점원에게 무조건 환불을 요구하는 상류층 정 여사(정태호)의 무한 이기주의와 소통 불능을 풍자하는 게 인기 이유다. 특히 정 여사의 심술궂은 표정과 강아지 인형 브라우니의 천진한 모습이 대비될 때 웃음이 터진다.
9.26 - 간병은 마음만으로 하는 게 아니다 / 수술 받은 내 가족, 어떻게 간병할까?
01 전신마취 환자, 반드시 심호흡과 가래 뱉기 시켜야
전신마취 수술을 한 환자는 수술 후 폐 합병증이 생기지 않게 주의한다. 전신마취를 하면 평소 자발적으로 하던 호흡이 억제되고 호흡기에 맞춰 숨을 쉬게 된다. 마취에서 깨어나면 다시 평소처럼 자발적인 호흡을 해야 하는데, 마취에서 깨어난 뒤 충분히 심호흡을 하지 않으면 폐 조직 일부가 쪼그라들어 폐포 내에 공기가 없는 무기폐 상태가 된다. 무기폐 상태에선 폐렴으로 이어지기 쉽다.
따라서 폐 합병증을 막기 위해 환자에게 깊은 호흡을 하게 하고 일부러 기침을 시켜 폐 속에 고인 분비물을 뱉게 한다. 심호흡은 배가 들어가고 가슴이 앞으로 나오는 느낌이 들 만큼 코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입술을 동그랗게 만들어 천천히 뱉는다. 심호흡은 3~5회 실시한 후 기침을 해서 가래를 뱉는데, 가래는 절대 삼키지 않는다. 심호흡과 가래 뱉기는 1시간에 5회 이상 한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병동 김윤정 수간호사는 “수술실에서 나온 환자는 마취에서 덜 깬 상태라 자려고만 드는데, 환자를 수시로 깨워 심호흡과 가래 뱉기를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04 무통주사, 통증이 감지되면 주입해야
환자가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통증이다. 보통 수술환자는 수술 후 통증 완화를 위해 무통주사를 맞는다. 무통주사는 장시간에 걸쳐 아주 소량씩 주입되도록 만든 장치지만 통증이 심하면 환자가 버튼을 눌러 평소보다 많은 양을 주입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환자 중에는 무통주사가 몸에 나쁠 거라고 생각해 통증을 최대한 참는 경우가 있는데, 무통주사는 몸에 무리가 없으며 중독성도 없다.
Health Tip 문병, 언제 가야 할까?
수술 직후 문병은 피한다. 수술한 직후는 환자가 통증으로 힘들어하고, 수술 직후 모습을 보여주기 꺼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수술 후 회복할 시점이나 아예 수술 전에 위로 차원에서 방문하는 것이 좋다. 또 환자가 다인 병실에 입원하면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가는 것은 피한다. 병실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것도 삼간다. 환자는 면역력과 저항력이 떨어진 상태이므로 감기 등 전염될 소지가 있는 질병에 걸렸다면 문병을 피한다.
문병 시 먹을 것을 사가는 이들이 많은데 수술환자의 식이요법은 철저하게 주치의 지시에 따라야 하고, 앓고 있는 질환, 복용하고 있는 약 등에 따라서도 먹으면 안 되는 것도 있으므로 음식은 갖고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주스류, 과일, 건강식품 등 가급적 모든 먹을거리 선물은 피한다.
/ 취재 최덕철 헬스조선 기자 choidc@chosun.com 일러스트 조영주 도움말 김윤정·정미라·이순형 (서울대학교병원 수간호사), 김용희(강북삼성병원 수간호사), 임천규(경희의료원 신장내과 교수)
- 포유동물의 호흡기관은 코다. 하지만 사람은 말을 하게 되면서 코와 연결된 입으로도 호흡을 할 수 있다. 코로 숨 쉬는 것과 입으로 숨 쉬는 것,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사람이 코로 숨을 쉬는 이유는 코는 외호흡기의 입구고, 입은 음식물이 들어가는 입구이기 때문이다. 코로 들이마신 공기는 비강을 통과하는 동안에 공기 중에 떠다니던 세균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유해물질이 제거되고, 적당하게 온도와 습기가 더해져 산소가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폐로 보내진다.
이와 다르게 입으로 공기를 들이마시면, 차고 건조한 공기가 목의 편도 조직의 온도를 갑자기 떨어뜨린다. 그러면 목에 자리를 잡은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균이 편도의 M세포라는 것으로부터 백혈구로 흡수되어 온몸으로 퍼진다. 이로 인해 다양한 기관이나 조직의 세포가 오염되어 세포 내 감염증이 발생한다. 그 결과 감염된 세포 속의 미토콘드리아가 기능을 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생명력의 저하를 초래한다. 이렇게 해서 발생하는 것이 바로 면역병이다.
사진출처: TIME Zhag Xiaoliang Xingua Landov 2012.11.9 2013.4.9 2013.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