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적을 좇아 스트레스를 향해 ‘탕탕탕’ 레저 - 사격
▲ 울산문수실내사격장에서 이세나 강사가 소총 조준시범을 보이고 있다.
손에 땀을 쥔다. 심장의 두근거림조차 부담스럽다. 한 발 한 발 쏘면서 자기 자신과 대화를 나눈다. 욕심과 실수를 절제하고 자신을 제어해야 하는 스포츠인 사격. 표적지를 향한 고도의 집중력 뒤에 쏟아지는 그런 긴장감, 그런 싸움이 재미있다.
울산 유일 ‘문수실내사격장’
안전수칙부터 격발까지...선수출신 강사 단계별 지도
10m 거리 60사대 보유...한달 강습·일일체험도 가능
집중력·정신력 향상...간편한 복장이면 OK
지난 8일 오후 문수축구경기장 보조경기장 맞은편에 위치한 문수실내사격장을 찾았다.
선수 출신인 이세나(30) 강사로부터 기본적인 안전수칙과 공기권총과 공기소총의 자세와 방법 등을 먼저 배웠다. 총을 다루는 사격장에서는 지켜야 할 수칙이 많았다. 절대 정숙과 사수 외에는 사선에 들어가지 않기, 빈총이라도 사람에게 겨냥하지 말 것, 총구는 항상 표적 방향으로 향할 것, 총을 든 팔에는 손목시계나 팔찌 등을 착용하지 않기 등이었다.
총을 쏘기 위해서는 장전을 해야한다. 공기권총과 공기소총은 한 번 쏠 때마다 한 발 씩 장전한다. 모래시계 모양의 납으로 된 탄환을 레버를 올린 뒤 납탄의 막힌 부분이 총구로 향하게 끼워놓고 원래위치로 내리면 장전이 된다.
이 강사가 “막상 총을 쏘면 납탄이 나가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당황하지 말고 레버를 끝까지 소리나게 올린 뒤 다시 소리가 날 때까지 끝까지 내리고 쏘면 된다”고 조언했다.
사대에서 10m 전방에 표적지가 보였다. 양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 다음 어깨가 최대한 움직이지 않도록 해야 했다. 공기권총의 경우 한쪽눈을 감은 뒤 가늠자의 움푹 파인 곳에 가늠쇠를 넣어 일직선으로 정렬한 뒤 방아쇠를 당기면 된다. 원래 공기권총은 한 손으로 쏘지만 초보자들의 경우 두 손이 허용된다.
권총은 생각보다 무거웠다. 압축된 공기의 힘으로 납탄을 밀기에 소리는 ‘탕’이 아닌 ‘펑’이었다. 실탄총의 큰 총성과 반동은 없었지만 공기권총과 공기소총의 방아쇠는 예민했다. 방아쇠에 손을 대는 동시에 격발됐다. 두 발, 세 발 늘어갈수록 앞으로 뻗은 손에 힘이 들어갔고 권총을 든 손은 아래위로 요동쳤다.
다시 이 강사의 조언이 이어졌다. “총을 들어올린 뒤 숨을 들여마신 후 내려오면서 숨을 내쉰 뒤 호흡을 멈추고 방아쇠를 당겨야 한다. 이는 호흡을 통해 몸에 힘을 빼기 위한 것이다. 격발은 카메라의 셔터를 누르는 것과 같이 천천히 짜준다는 생각으로 당겨야 호흡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표적지에 찍힌 납탄의 흔적은 여지없이 중앙을 벗어나 있었다.
사격을 배운 지 4개월 정도 된 일반회원 민병국(42)씨는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기총은 가볍고 조작법도 간단해 쉽게 즐길 수 있다”며 “강한 집중력과 정신력을 필요하기 때문에 몸과 정신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회원 중 20발 기준(200점)으로 188점을 쏴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울산에서는 공기총으로 실내사격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울산시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문수실내사격장이 유일하다. 문수실내사격장은 10m 거리의 60사대가 있다. 공기권총 5정과 소총 4정을 보유하고 있다. 한 달 단위로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주3회 교육에 성인의 경우 한 달 수강료는 4만원이다. 일일체험 입장도 가능하다. 기본 20발 기준으로 평일 2700원. 주말과 공휴일은 3500원이다. 사격장을 가기 위해서 특별히 준비해야 될 것은 없다. 편한 복장과 신발이면 된다.
이세나 강사는 “기업체를 중심으로 단체로 오는 경우가 많이 늘고 있는 추세지만 울산지역에 실내사격장이 있다는 자체를 모르는 시민들이 더 많아 시민들의 발길은 뜸한 편이다”고 말했다.
사격장 강습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공기총 사용법 등을 설명해준다. 호흡과 자세, 격발, 힘조절, 마무리 등 단계별로 배울 수 있다.
[경상일보] 글=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사진=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2011년11월09일
공기총= 공기압의 힘으로 탄환을 발사하는 총이다. 실탄권총과 다른 점은 반동이 적고 공기의 힘에 의존한다는 것. 공기권총의 무게는 1.3㎏으로 손잡이는 나무로 만들어졌다. 실탄은 납으로 만들어졌으며 직경이 4.5㎜로 매우 작다. 10m 거리의 과녁을 쏘는 공기소총과 공기권총은 만점인 10점의 지름이 고작 0.5㎜다. 공기소총은 공기권총보다 무거운 10㎏이다. 격발요령은 공기권총과 비슷하다.